그녀는 한입씩 그에게 먹여주었다. 보통 그는 밥 먹을 때 누가 시중드는 걸 극도로 싫어했지만 지금은 리스베트가 무엇을 원하는지 이해하고 있었다. 그녀가 시중을 드는 건 무기력한 살덩어리에 불과한 그를 동정해서가 아니었다. 그건 바로 자신을 낮추기 위함이었다. - P185

"새… 후견인… 어때?"
순간 홀게르는 리스베트의 얼굴이 어두워지는 걸 보았다. 입가도 약간 경직되었다. 하지만 그녀는 아무렇지도 않은 듯한 눈으로 그를 쳐다보았다.
"괜찮아요. 내가 잘 다루고 있으니까요."
의구심에 홀게르의 미간이 찌푸려졌다. - P187

살라라는 이름은 미아가 지난 몇 년간 수집해온 자료에서 네 차례 등장했지만 매번 우연히 언급될 뿐이어서 그저 유령처럼 흐릿한 존재로 남아 있었다. 그가 누구인지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고 심지어는 실제로 존재하는 인물인지조차 확실치 않았다. - P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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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에 빠진 여자. 빌어먹을 악녀 리스베트에게 이 말만큼 어울리지 않는 표현은 없었다. - P101

카밀라.
리스베트는 여동생도 가급적 생각하지 않으려 했다.
자신과 동생 사이에 존재하는 차이는 마치 운명의 장난질 같았다. 불과 몇 분 간격으로 태어난 쌍둥이인데도 말이다.
세상에 먼저 나온 건 리스베트였고, 예쁜 쪽은 카밀라였다.
둘은 너무나도 달라서 같은 자궁에서 나왔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였다. - P120

"한 가지 유감인 건 네가 진짜 레즈비언은 아니란 사실이지. 어쩌면 양성애자라고 할 수도 있을 거야. 하여튼 성적으로는 널 규정짓기가 정말 힘들어 섹스를 좋아하면서도 상대가 누구든 상관하지 않잖아, 넌 혼돈 덩어리, 그 자체야."
"나도 내가 누구인지 잘 몰라." 리스베트가 말했다. - P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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닐스는 홀게르가 남긴 기록에서 마지막 열쇠를 찾을 수 있었다. 홀게르는 리스베트와 대화를 하고 나면 자신의 생각과 의견을 꼼꼼하게 적어두었다. 이런 걸 꼬박꼬박 적어놓다니. 미친 영감, 그렇게 할 일이 없었나! 그런데 두 번에 걸쳐 ‘모든 악이 일어났을 때‘라는 표현이 등장했다. 리스베트가 한 말을 그대로 옮긴 듯 보였지만 그 의미가 무엇인지는 전혀 알 수 없었다. - P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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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스베트 살란데르는 선글라스를 눈 밑으로 조금 내리고 모자챙 아래로 흘깃 곁눈질을 하며 보았다. 32호실 여자가 호텔 옆문으로 나와 수영장 둘레에 줄지어 놓인 흰색과 초록색 줄무늬 선베드 중 하나를 향해 걸어가는 모습을 그녀는 앞쪽 땅을 내려다보며 잔뜩 집중한 얼굴이었다. 걸음걸이가 불안정했다. - P17

미카엘 블롬크비스트는 룬다가탄에 있는 리스베트의 아파트 초인종을 검지 끝으로 눌러보았다. 그녀가 문을 열어주리라고는 기대하지 않았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에 매달 한두 번씩 들러 살펴보는게 이제 습관이 되었다. - P24

벤네르스트림 사건에 관한 미카엘의 관심이 차츰 줄어가는 것과 동시에 그의 삶에서 리스베트가 사라져버렸다.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 미카엘은 여전히 이해할 수 없었다. - P27

사회적으로 무능해 남의 손아귀에 맡겨진 난잡한 성인 여자… 그렇다, 리스베트 살란데르는 이상적인 장난감이었다. - P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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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스베트, 경찰에 신고해야 해."
"안 돼요." 대답이 너무도 단호해 미카엘은 눈이 휘둥그레졌다. "경찰을 부르면 난 빠질 거예요. 그들과는 절대 엮이고 싶지 않아요. - P539

"왜 경찰을 보려 하지 않는 거지?"
"나는 관리들하고 얘기 안 해요."
"왜 그러는데?"
"그건 내 문제예요. - P548

"하이, 보스! 관광객이 한 명 찾아왔어요."
미카엘이 지프에서 내려 그녀에게 시선을 돌렸다. 그러자 그녀는 의혹에 찬 눈으로 미카엘을 쳐다보았다.
"안녕하세요, 하리에트! 정말 오랜만이군요." 미카엘이 스웨덴어로 인사했다. - P569

리스베트는 미카엘에 대해 왜 그토록 화가 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아니, 지금 자신이누구를 향해 화를 내는지조차 알 수 없었다. - P589

"아마도요. 그저 척 보면 어떻게 작동하는지 알 수 있어요. 컴퓨터나 전화 회선만이 아니라 내 오토바이 엔진, TV, 진공청소기, 화학작용, 그리고 천체물리학 공식까지 보는 즉시 그냥 이해돼요. 결코 정상은 아니죠, 난 일종의 돌연변이일 거예요." - P591

헌사에는 다음과 같은 알쏭달쏭한 문장이 적혀 있었다. 내게 골프의 유익함을 가르쳐준살리에게 이 책을 바칩니다. - P667

미카엘에 대한 감정의 본질이 대체 무엇인지 알 수 없다는 게 리스베트의 문제였다. 사춘기 이후로 이런 일은 처음이었다. 이렇게 타인에 대한 경계심을 풀고 자기에게 가까이 다가오도록 허락한 경우가 미카엘 말고는 없었다. - P6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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