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덤 속에서.

신비한 이야기

옛날에 어떤 약장수가 살고 있었다. 하루하루 빌어먹고 살던 시절 어떤 고아를 만나게 되었다.

둘은 눈이 마주치는 순간 운명이라고 느꼈고, 약장수는 그 아이를 데리고 다니면서 약장사를 했다.

둘은 온 나라를 돌아다니면서 약을 팔고 거짓말을 해서 돈을 벌었다.

그러나 카드게임과 체스가 유행하기 시작하면서 사람들은 더이상 약장수의 쇼에 흥미를 느끼지 못했고, 장사는 점차 쇠락해졌다.

가난해지기 시작하자 전보다 더 난폭해진 약장수는 고아를 지하방에 감금해두고 학대하기 시작했다.

매일같이 매를 맞고, 거의 먹지도 마시지도 못해서 고아는 죽어가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날 약장수가 여느 때와 같이 술에 취하고 화가 나서 지하로 내려왔다.

그는 죽은 토끼를 한마리 들고 와서 빈정거리며 말했다.

"야 이자식아, 넌 이 토끼만도 못한 인생이야. 이거나 처먹던지 말던지 해라."

라고 욕을 중얼중얼 하면서 토끼 한마리를 버려두고 문으로 나가기 시작했다.

그 때 갑자기 그 동안의 감정과 모든 울분이 복받친 고아는 죽은 토끼를 주워들어서 온 힘을 다해 약장수를 향해 집어 던졌다.

그런데 이게 왠일인가, 그 토끼가 살아난 것이 아닌가.

이렇게 해서 고아의 능력이 세상에 드러나게 되었다.

약장수의 품을 떠난 고아는 그때부터 사람들을 진짜로 치료해주며 온 나라를 돌았다.

그렇지만 죽은 사람을 다시 살려주지는 않는 것을 원칙으로 했다.

시간이 흘러 고아는 나라에서 유명해졌고 왕과 귀족의 모임에도 참석할 수 있는 인사가 되었다.

화려한 옷을 입고 모임에 참석하고 있던 와중에 한 죄인의 처형식이 거행되겠다고 알려왔다.

고아가 그 죄인의 얼굴을 자세히 보니 약장수였다.

고아와 헤어지고 나서 더 더욱 비참해지고 타락하여 악행을 일삼다가 사형에 처해지게 된 것이었다.

고아는 왕과 귀족들에게 특별히 요청했다.

" 이 분은 제가 어렸을 때 깊은 은혜를 입은 분입니다. 부디 장례만은 제가 치르도록 해주십시오."

고아는 사형당한 약장수의 시체를 가지고 사막 한가운데로 갔다.

그곳에는 피라미드와 같이 생긴 건물(혹은 지하실)이 있었는데, 그 속 깊숙히 약장수의 관을 묻어두었다.

그리곤, 약장수를 살려냈다.

고아는 아주 가끔씩 그 사막을 지나며 약장수의 희미한 흐느낌을 확인했다.

벽에다 귀를 대도 아무 소리가 들리지 않을 땐, 다시 약장수를 살려냈다.

고아는 살아있는동안 계속해서 이를 반복했고 반복할 것이다. 

생명을 좌지우지 할 수 있었던 고아는 당연하게도 영원히 살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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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해한모리군 2009-11-06 17: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별찜.
 
고리오 영감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8
오노레 드 발자크 지음, 박영근 옮김 / 민음사 / 199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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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제나 느끼는 것이지만 새로운 작가들을 시도하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이다. 예전에 엘프리데 옐리네트의 [피아노를 치는 여자]를 읽을 땐 정말이지 미쳐버리는 줄 알았다. 아무리 재미가 없어도 실용 경제서가 아니고서야 끝까지 읽어내고야 마는게 버릇이어서 [피아노-]를 볼 때에도 무지 괴로웠지만 끝까지 읽었다.!! 재미있었던 것은 책을 거의 2/3가량 읽었을 때부터 책을 이해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새로운 작가의 책을 처음 시도할 때면 참 그 문체가 눈에 잘 읽히지 않아서 적응하는데에 시간을 약간 필요로 한다. 일기장인 것 마냥 있는대로 배설해내는 소설아닌 소설들이야 전혀 적응할 필요가 없지만, 도전하고 싶은 욕구를 자극하는 소설들이 있다. 미카엘 하네케가 선택한 작품이란 이유 하나로 책을 선택하긴 했다만 읽는 내내 적응하고 싶어서 혼났다. 그만큼 어렵다. 그러나 방관자적인 태도로 난 절대 그녀를 이해할 수 없을 것이라고 멀찌감치 물러 서 있다가 마지막무렵에 책을, 그녀를 이해하기 시작했단 것은 놀라운 성과가 아닐 수 없다.

 나 왜 딴 얘기하고 앉았니,

 [고리오영감]도 도전하고 싶었던 작품 중의 하나로 기꺼이  넣어 줄테다. 발자크의 이름을 들어보지 못한 사람이 누가 있을까? 그렇지만 책 제목부터가 ~영감이라니 정말 손이 안가는 이름이다. 재미 없을 것 같은 느낌이 팍팍 온다. 그러나 의외로 이 작품은 순수한 젊은 청년과 화려하지만 뒤가 구린 사교계의 이야기다. _ 물론 이름만큼이나 불쾌한 영감의 이야기도 주를 이루고 있긴 했다.

 한 사람을 두고 '으젠', '라스티냐크', '청년', '법대생' 등등 다양한 주어를 쓰는 것을 한시간을 읽은 후에야 알게 되었다. 그러니 한 시간동안 도대체 이 작자가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어하는지 오리무중이었을 수 밖에. 또한 부르짖고, 크게 외치고, 풀썩 쓰러져버리는 주인공들 탓에 연극을 보는 느낌이었다. 매우 흥미로움.

 책을 읽을 때 나는 항상 '나라면-'을 염두해 두고 읽는다. 그런 면에서 가장 공감을 했던 인물은 바로바로 보트랭을 밀고했던 '늙은' 노처녀-! 나도 삼천프랑을 준다면야 ㅋㅋㅋ 하면서 그녀가 한대로 했을 것이다.

 갑자기 귀찮다................  얘기하고 싶은 사람들이 너무 많아;

 발자크가 자신은 굳이 대중의 편이라고 했다고 하던데 맞는 말인 듯 하다. 그가 대중을 염두해 두지 않았다면 부르주아와 귀족과 민중을 극명히 대비시켜 놓은 글은 쓰지 않았을 것이다. 난 이 책을 읽으면서 사드를 계속계속 생각했다. 불우하고 비참한 빈곤한 돼지들, 화려하되 가난했던 사교계의 인사들을 문학 작품 속에 사실적으로 담아냈다. 약간 과장됨에도 불구하고 아주 따스한 시선으로-

 근데 왜 사드가 생각났을까? 같은 프랑스니까? 같은 세대의 사람이라서? [숏버스]에선 이야기를 섹스로 풀어내더군. 같은 소재로 반대지점에서 세상을 표현해낸거라고 본다. 여튼 사드가 이야기 하고 싶어했던 비참한 세상이 고리오 영감의 것은 아니었을까 싶어서 사드가 자꾸 생각나나 보다.

 지구의 가장자리에서 발 붙이고 있겠다고 바둥바둥 거리는 사람들이 별거냐, 우리 모두가 그러고 있다. 인간들이 사는 지구 땅바닥이라는게 늪이 아니면 얼음이거든. 어디에 서 있느냐에 따라서 비참해질 수도, 그럼에도 행복할 수도 있고 어디에 서 있는지 상관 없이 으젠처럼 소신껏 인간의 행동이라고 정해진 길을 의젓하게 걸을 수도 있는거다. 

 가끔은 이렇게 완벽한 주인공이 나와서 환상문학인 작품도 읽어 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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픽팍 2008-12-01 22: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읽어보고 싶은 욕망이 불끈 솟는데요. 요새 전공책이나 관련책만 보늘 어려운 책에는 손이 안 가고 있어요. 가끔 화장실 갈 때 에쿠니 가오리 소설을 들고 가긴 하지만서도 ㅋㅋ지금 저는 겨울 방학을 노리고 있답니다. 지금 읽고 있는 스캇 펙 박사의 길 1부작을 끝내고 3부작으로 아름다운 마무리를 할까 생각 중입니다. 그나저나 글 너무 잼나요 ㅋㅋ알라딘 읽으면서 피식 거린 건 이번이 처음 ㅋㅋ

Forgettable. 2008-12-02 16:52   좋아요 0 | URL
그런가요? ㅋㅋ 제가 원래 좀 (많이) 산만한데다가 읽는사람 배려안하는 글 쓰기로 유명해서 이런 댓글 정말 감동이에요 ㅋㅋㅋ 아 에쿠니 가오리는 옛날에 멋부린답시고 막 읽었는데 요즘엔 너무 가벼워서 못읽겠어요ㅠ (요런 편견도 멋들어서 그런거겠죠 ㅋㅋ) 저에겐 방학이 없는 첫번째 겨울입니다!!!! ㅠㅠ 이 난관을 어찌 헤쳐나가야 할지............
 

애니어그램-
http://www.anylover.com/html/test.html

'꿈꾸는 서재'에서 펌

 기본성향


평범함을 꺼리고 독특한 자기를 추구한다
이들은 고상한 취미와 우아함을 지니고 있다. 이들중 많은 사람들이 신비로운 면을 갖고 있는 매력적인 성품으로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이들이 갖고 있는 미의식이나 고상한 취미,우아함은 타인으로부터 동경의 대상이 되고 주위의 분위기를 기품있게 만든다. 이들은 평범한 것을 꺼린다. 자신을 특별한 인간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자신의 인생을 이야기할때도 자신이 얼마나 특별한 존재인가를 드러내려 한다. 이들의 우월 의식이나 특이성에 대한 집착은 자기 콤플렉스로부터 나오는 것이다. 스스로를 미미한 존재로 생각하기 때문에 고상한 취미,드라마틱한 이미지의 연출,예술적 표현 등은 자신의 자존심을 회복하려는 절박한 노력이다. 이들은 자신의 자존심에 상처를 입힌 사람을 의식 속에서 깨끗이 지워버린다.

감동을 갈망하고 스스로 우울 상태에 빠진다
항상 고민을 끌어안고 살아온 이들은 고민하는 사람들을 이해하며 동정심이 많고 다른 사람들의 미묘한 감정을 적절하고 정확하게 파악해낸다. 이들은 고민을 안고 있는 사람들을 도와주기 좋아하며 힘을 얻을 때까지 인내심 있게 뒷받침해 준다. 이들은 항상 감동을 갈망하고 있으며 희로애락의 모든 감정을 강렬하게 의식할때 살아 있음을 실감한다. 또한 삶이나 죽음,인간심리의 어두운 부분 등에 깊은 흥미를 갖고 있고 이러한 격렬한 테마에 직면하는 인간에게 매력을 느낀다. 반면 인간적이고 끈끈한 연대감을 얻을 수 없는 가볍고 사교적인 교제는 좋아하지 않는다.

현실에 만족하지 못하고 끝없이 새로운 것을 추구한다
이들은 어떠한 상태에서도 진정한 인생이 새롭게 찾아올 것이라고 믿는다. 설사 큰 성공을 이루었다고 해도 이들의 의식은 삶의 결여된 부분, 부족한 부분에 집중되어 현실에 만족하는 법이 없다. 따라서 따분하고 가치 없는 현실을 긍정하기 위해서는 감정의 기복이라는 변화가 필요하다. 좋든 싫든 간에 감정의 기복을 느끼면 단지 쾌적하고 행복하다는 느낌보다 훨씬 더 생생한 삶을 실감할 수 있고 자신의 독특한 모습을 확인할 수 있는 것이다. 이들은 자연 그대로 느끼고,있는 그대로의 자신의 모습을 표현하는 것을 동경하고 있다. 하지만 또한 이들은 자신이 연기자인 것도 자각하고 있다. 이 타입에 속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 앞에서 행동하기 전에 미리 연습을 한다. 그리고 자신의 감정을 과장되게 표현하는 경향이 있다. 그것은 일상생활 속에서 어떻게 하면 감동을 연출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 모습이며,동시에 자신이 얼마나 독특하고 특별한 사람인가를 과시하는 행위이기도 하다.

잃어버린 것을 찾으려다 갈등을 겪는다
이들은 그 상태에 따라 다시 세가지 타입으로 분류할 수 있다. 침울한 상태에 빠져있는 타입과 평상시 활동을 과도하게 하는 타입, 그리고 향상 양극단을 왔다 갔다 하는 타입이 그것이다. 이 세 타입의 사람들은 공통적으로 고뇌에 빠져 있다. 그리고 항상 완전한 만족감을 추구하고 있다. 이들이 경험할 수 있는 것은 양극단적인 감정이고 어중간한 행복감이나 만족감을 느끼는 경우는 적다. 직관이 강한 이들은 다른 사람의 기분에 공감할 수 있는 능력이 뛰어나다. 이들은 생활을 위한 일과 낭만을 즐기기 위한 일을 동시에 갖고 있는 경우가 많다. 이들은 물질적인 생활만으로는 만족을 얻을 수 없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때문에 이들은 낭만적인 것이나 불가사의한 것에 이끌린다.

 균형을 잃기 쉬운 포인트(함정) :독특한 자기
이들은 자신의 깊은 생각을 적절히 표현하는 방법만 습득하면 독특한 자신이 될 수 있다고 믿고 있다. 그래서 이들은 평범함을 싫어하고 특별한 존재가 되려고 몰두한다. 그러나 이러한 경향이 강해지면 주위로부터 고립되고 생활에 만족할 수 없게 된다. 끈끈한 인간관계나 강한 정신적 유대를 추구하는 것은 인생에 깊은맛을 더해주지만 인간관계라는 것은 반드시 감동을 가져다주는 것이 아니다. 감동만을 추구하고 평범한 인간관계를 소홀히 하면 주이로부터 고립되어 외로운 인생을 살 수도 있다. 이러한 함정에 빠지지 않기 위해서는 독특한 것을 추구하는 자신의 장점을 살리면서 동시에 평범한 것도 겸허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균형감각이 필요하다.

 적극적 자기혁신 포인트


현재 각조 있는 것에 만족하자
이들은 평범함을 피하고 특별한 존재가 되고 싶어하는 집착을 갖고 있다. 하지만 이들의 마음을 뒤덮고 있는 것은 상실감이다. 자신의 인생에는 많은 것이 결핍되어 있고 그러한 부족한 부분을 채웠을 때 진정한 인생이 열린다고 믿고 있다. 이들은 자신이 갖고 있지 못한 것에 끌리지만 일단 그것을 획득하게 되면 흥미를 잃는다. 자신이 갖고 있지 못한 것을 이상적인 것으로 생각하지만 그것을 얻자마자 결점이 눈에 띄는 것이다. 감정의 기복이 심한 것도 이들의 특징이다. 이들은 단조로움을 싫어하기 때문에 감정의 기복이 있는 것을 좋아하고 이를 실제 이상으로 과장되게 표현하는 습관이 있다. 그리고 이러한 습관이 감정의 기복에 박차를 가한다. 그러면서 극단적으로 기분이 변하는 자신의 모습에 스스로 도취된다. 마치 연기를 하고 있는 듯한 이런 행동은 주이 사람들을 당황하게 만들어 주위 분위기를 깨는 경우가 많다. 이들은 이런 과장된 표현으로 자신의 진짜 감정을 감춘다

침울한 기분은 누구나 느끼는 일상적인 것이다
이들은 우선 자신의 이러한 나쁜 경향을 깨달아야 한다. 그리고 나서 자기만의 세계에 틀어박히지 말고 다른 사람의 관심사에도 흥미를 갖도록 노력함으로써 자아도취 상태에서 탈출할 필요가 있다. 그러면서 의기소침해진 자신의 상태를 받아들이면 서서히 고통이 완화되고 원래의 생활로 되돌아오게 된다. 이들은 충분히 해 낼 수 있는 일인데도 그대로 방치해 두는 나쁜 습관이 있다. 어떤 일이 마무리 단계에 들어서면 흥미를 잃게 되고 결국 그 일을 끝까지 완수하지 못하는 것이다. 따라서 이들은 일단 착수한 일을 끝까지 마무리하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 자신에게 도움이 되는 것을 파괴하거나 방치해 버리는 자학적이고 피해망상적인 자신의 성향을 깨달을 필요가 있다.

자신의 장점을 발견하고 자신감을 갖자
이러한 나쁜 경향의 바탕에는 강하지 못한 자존심이 있다. 외부세계에 비하면 자신은 미미한 존재라는 생각으로 퇴보적인 행동을 하고 막연한 열등감에 시달린다. 그들이 자신을 특별한 존재로 내세우려는 것은 부족한 자존심을 메우기 위한 다급한 행위이다. 따라서 자신의 자존심을 회복하는 것이 이들에게는 매우 중요한 과제이다 자존심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타인이 질투를 느낄 만한 자신의 장점을 발견하고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 자신감을 갖게 되면 거만해지는 타입도 많지만 이들은 자신감을 갖더라도 결코 거만해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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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ㅋ 내 이럴 줄 알았지.

포스팅 한 글 하나하나가 나랑 똑같아서 이거 보자마자 나도 4타입 나오겠네 했던 분 블로그에서 퍼옴. 세상에는 생각보다 나랑 비슷한 사람이 많은 것 같다. 이 사람들도 친구들한테 또라이라고 생각될까? 아니겠지 물론.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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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rgettable. 2008-11-24 23: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는 부분도 꽤나 있지만 왠지 8타입 중의 하나라는게 기분나쁨
 

 mb가 정말로 대통령이 되면 어떻게 하냐고 학생들이 걱정하자 선생님은 프랑스의 예를 들면서 망해봐야 사람들이 안다고 그러셨다.(지금으로썬 딱히 적절한 예시가 아니 된듯 하지만) 5년 동안 철저히 망해보면 변화의 길을 찾고 투표의 중요성도 알 것이라고 하셨다.

 이런 토론을 하면서도 나의 폭풍같았던 사회를 향한 반발심은 이미 사그라진지 오래라 그 흔적조차 찾을 수 없었다. 소위 운동권의 끄트머리에서 끼적대다가 결국엔 내 손으로 끝자락을 매듭지었던 것에 대해 굳이 변명을 하자면 변하는게 없어서였다. 그치만 지금 보면 나의 그 소용없던 작은 행동들이 어찌나 소중했던지, 그리고 소용없었던게 아니었기도 하고, 

 오늘 우연히 대운하홈페이지에 들렀다. 정말 깜짝 놀라서 입을 다물 수가 없더라는 말을 그대로 내가 행하고 있었다. 대박-_- 한 1분동안 입을 벌리고 있었다. 대운하 노래를 널리 퍼뜨려서 반감을 갖고 있는 사람들까지 설득해야 한다는 글을 보곤, 진짜 놀랐다. 나도 대중이 똑똑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아니지만 정말 이건 아니지 않은가. 대중을 인간으로 취급을 하긴 하는건지?

 불만투성이인 사람을 미워하고 동화같은 이야기만 듣고, 사랑한다. 어쩌면 나라는 사람은 지구가 내일 망한다고 하면 사과나무를 심지 않을지도 모른다. 난 투쟁도, 타협도 모두 모른다. 그저 도피를 선택한 사람이다. 과격해진 시위대를 걱정하지도,, 시대에 맞지 않는 진압에 화를내지도, 아무 의견 없이 주위 사람들의 말에 고개만 끄덕거리며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저 전설의 피아니스트가 좋아서 미소지을 따름이다.

 내가 부끄러울지도 모른다. 그래서 답답한지도 모른다. 어쩌면 아직도 마음속에서는 무언가가 있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고맙다. 열심히 화를 내고 시련을 살아내는 사람들에게 너무 고맙다. 공명이 진정으로 위대한 이유는 사회로 나왔기 때문이라지, 나도 동감한다. 그들 덕에 나 역시 무위도식하면서 살 수 있는거다.

 망해봐야 안다고. 사람들이 걱정하는 亡 보다 무서운 건 포기라는 거. 난 바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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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조금 이상하다. 기분이 좋지 않다.
아침에 지하철을 타고 양재동에 가고 있는데 마음이 급 휑해져서 쓰러질 것 같았다. 그래서 옆에 있는 아저씨 어깨에 살짝 기댔다. 완전 낑겨타는 지하철 싫어했는데 오늘은 덕좀 봤네, (아저씨, 미안해요- )

 쇼팽을 들어서인가? 전에 [Dexter]를 보는데 데브라가 쇼팽을 듣다가 남자친구랑 헤어지고 직장 상사랑 사랑에 빠지는ㄹ/이ㅏㅜㅠㅣㅏㄹ이ㅏㅜ

 헤세도 쇼팽더러 저 불우한 천재 어쩌고 했던 것 같은데, 그치만 요즘 쇼팽음악 너무 좋다. 클래식 찾아들을 정도까진 아니었는데 [황야의 이리]를 읽고 나서 좀 찾아듣게 되었다. 약간 술에 취해서 쇼팽을 들으면서 [황야의 이리]를 읽으면 절망에 빠져서 울 수조차 없는 기분에 빠져들게 된다. 책을 읽는 건지, 상상을 하는건지 알 수 없는 멍때리는 상태-

 어제 사당의 술집으로 항의를 하러 가는 김에 사당역 반디앤루니스에 들렀다. 소설까지 가기 귀찮은 관계로 인문서적을 뒤적였는데 재밌는 책들이 많아서 기분이 좋았다.

 

 

 

 

 

 

 

 

 

 

 [엥케이리디온]은 정말 촌철살인이다. 예전에 기선생님께서 한구절 읽어주셔서 언젠가 한번 꼭 보고싶었는데 슬쩍 보니 왜케 웃음이 나는지,, 아 요즘에 우울한 만큼 쓸데없이 웃어대서 좀 고민이다.

 [규방철학]은 슬쩍 보긴 했지만 [소돔]보다는 꽤나 유쾌(?)하다. 난 사드가 너무 좋다. 사디즘이나 마조히즘 뭐 이런 취향이 아니라 난 사드가 그 당시 자기가 살던 시대를 섹스로 표현해냈다고 본다. 예를 들어 소돔에서 고통 받는 미소년소녀들이 그래도 차라리 그 당시를 살아가던 백성들의 생의 고통보단 행복했을 것이다- 를 전제로 하고 있었을 것이다. 그랬겠지?! 뭐 여러가지 의견들이 있지만 슬쩍 읽곤 다 까먹었다. 내 생각이랑 다른 건 재미 없어니까-

 프로이트는 전공 공부할때 문학 치료와 연계해서 완전 심취하였으나 지금은 학을 띈다. 뭐 어쨌건 그가 연구한 히스테리의 사례들은 나랑 관계가 없는 증상들이었으니 난 히스테리 환자가 아니라고 결론내리고 책을 덮었다.

 러셀의 [게으름에 대한 찬양]은 첫페이지만 읽고 사기로 결정.

 난 키에르케고르도 좋아한다. 불안과 우울때문에 약혼녀도 떠나갈 지경이라니, 나랑 너무 비슷하잖아.. 이 책에서 볼 만했던 건 서문 뿐이다. 그 다음부턴 너무 어려워 ㅠㅠ

 

 아, 어쨌든 결국 잘못된 카드결제는 (나름) 언성을 높였음에도 불구하고 환불 받지 못하였다. 어쩔 수 없지 뭐ㅠㅠ 내 잘못도 있으니,, 그보다 쥐ㅅㄲ같이 생겨갖고 나 무시해서 그것땜에 더 열받았다. 나쁜ㅅㄲ, 조폭 친구가 있기를 이만큼이나 간절히 소망하였던 적이 없다. 왜 청부 폭행이나 청부 살인을 하는 지 알겠다. 혹시라도 업으로 삼고계신 분들 이 글 보시면 컨택해주시길..(__)

 요즘 왜케 먹으러 가서 이런 일들이 많이 생기는 지 모르겠다. 한달에 두번 꼴은 억울한 일을 당한다. 눈 뜨고 코베어가는 서울이야, 팬이 되어서 자주 찾아가는 서재지기님의 양꼬치집처럼 단골을 마련해두어야겠다. 

 어차피 사당이라는 동네가 그렇다. 술값도 비싸고 맛있는 안주 하나 없지만 유동인구가 많아서 나같은 손님 하나 내쳐봤자 손해 없는 것이다. 망해라 흥!! 원래 좋아하지도 않았지만 사당 진짜 싫다. 안좋은 일도 몇번 있었고,, 이제 갈 일 안만들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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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rgettable. 2008-11-21 11: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 [고리오 영감]을 보고 있는데 사드가 말하고자 했던게 뭔지 대략 알 것 같기도 하다-

픽팍 2008-11-23 19: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덱스터 완전 시즌 2를 빠져서 보았더랬죠. 그런데 덱스터의 존재 자체는 좀 위험한 것 같아요. 덱스터를 보면 왜 자꾸 미국이 연상되는지..저만 그런 걸까요?
덱스터가 너무 미화되는 것 같아 조금 불안한 감도 없지 않아 있고, 그래서 시즌 3는 다운만 받고 보지는 않고 있네요.
프로이트는 심리학에서도 거의 다루고 있지 않긴 하지요. 너무 중요한 인물이라 간략한 소개와 업적에 대해서만 이야기하고 학부 내에서도 그와 관련된 수업이 전무한 수준입니다. 하지만 정말 천재이긴 한 것 같아요. ㅋ

Forgettable. 2008-11-24 17:37   좋아요 0 | URL
심리학 공부하시나봐요? 전 국문과 전공했는데 고전문학이랑 엮어서 문학치료 공부하면서 잠깐 손을 댔었죠 ㅋㅋ 지금은 다 까먹었지만~~
덱스터는 너무 멋지죠 ㅠ 내가 이래도 되나.. 싶으면서도 자꾸 너무 좋아져서 이거참.. 그 영국억양 쓰는 여자 진짜 너무 싫어서 마지막에 죽을땐 기분이 좋기까지 해서 저도 시즌 3 다운만 받아놓고 안보고 있어요 ㅋㅋㅋ

픽팍 2008-11-25 00: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영국여자 누군지 궁금하던데요. ㅋㅋ저도 그닥 호감을 느끼진 못했어요. 리타한테 워낙 호감이 가던지라.
심리학과긴 한데 그닥 아는 게 없네요. ㅋ하지만 재미있어서 공부하는데 지루하진 않아요. 심리학도 거의 과학으로 가는 분위기라 과학적인 기반이 없는 프로이트는 조금 심리학의 관심에서 멀어진 게 사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