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담 보바리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6
귀스타브 플로베르 지음, 김화영 옮김 / 민음사 / 200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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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담 보바리가 저런 얼굴이었을 때가 있었을까.

어느 구석에서 욕망이 불거져 나오기 시작하면 걷잡을 수 없다.
그럴 때는 내버려두면 제가 갈 수 있는 데까지 갔다가 저절로 돌아오는 일이 많다.
하지만 한번 짓눌린 욕망은 짧은 시간에 끊임없이 증식하고 증폭된다.
서서히 부풀어오른 것은 빵하고 터져 버리든지, 절로 김이 새어버리든지 하지만,
한번 눌러놓은 것은 좀 더 멀리 튕겨 나간다.
누르면 누를수록 탄성이 좋아져서
그 추락의 파괴력은 감히 짐작할 수도 없게 되어버리는 것이다.
그래도 아직은 한두번 더 튕겨 오를 수 있었던
우리의 마담 보바리는 마음의 파산으로 인하여 회복 불가능한 상태에 빠져버리고 만다.
마담 보바리가 어떻게든 파산을 막아보려고 분주히 움직인 시간은
도리어 시간으로 인해 훼손된 기억, 포장된 추억의 본모습을 보는 것으로 가득 찬다.
이것을 견뎌내는 것은 너무도 비인간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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