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가 기른 다람쥐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29
이상권 지음 / 자음과모음 / 2013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을 오늘 아침 출근길에 가져가 읽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밖에 있는 시간과 이동하는 시간이 좀 길었던 덕분에 돌아오는 버스에서 다 읽었습니다. 원래 저는 버스에서는 책을 잘 읽지 못하는데 이상하게 이 책은 괜찮았습니다. 아무래도 읽기에 어렵지 않은 소설이라는 편견(?)과 밤인데도 꽤나 막히는 교통상황 덕분이었던 것 같습니다.


유명한 생태소설가라고 들었는데 저는 작가의 책을 처음 읽었습니다. 청소년도서라는 이름이 붙은 만큼 읽기 쉬웠습니다. 문장도 쉽고 이야기도 어렵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너무 사실적이라 '시인과 닭님들'은 소설이 아니라 정말 겪은 일을 그대로 적은 건가?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해설을 보니 경험에 기반하고 있지만 픽션은 픽션이라고 돼 있더군요. 


책을 읽다 보면 가끔은 눈으로는 읽었으나 기억에는 남지 않아 가끔 다시 읽었을 때도 낯선 문장들이 있습니다. 모든 문장을 꼭꼭 씹어 삼키기에 저의 집중력은 고르지 않고 책을 읽는 마음 상태도 늘 같지 않고 환경도 역시 다르기 때문이라는 핑계를 대봅니다. 그런데 이 소설집에 소개된 소설들은 거의 모든 문장이 꼬여있지 않고 쉬이 읽히는 것들이라 해설에서 다시 본 문장들 중 낯선 문장이 단 하나도 없었습니다.


문장이 쉬운 만큼 이야기도 친숙했습니다. 마치 신문기사에 나온 글들을 소설로 풀어쓴 것도 같고 또 한편으로는 너무 직접적으로 교훈적인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런데 진심으로 생명을 귀하게 여기는 작가의 태도는 분명 감동적인 데가 있습니다. 특히 '젖'이라는 세 번째 작품의 마지막 문단은 신선한 충격이기도 했습니다. 말로만 모든 생명은 소중하고, 모든 동물은 생구이며, 사람과 동물이 다르지 않다고 하는 게 아니라는 걸 보여주는 장면이었거든요.


사람마다 좋아하는 글의 취향이 다르겠지만 이 소설집을 읽고 기분이 나빠지는 사람은 없지 싶습니다. 만약에 기분이 나빠진다면 그건 아마도 동물들에게 미안한 감정과 측은지심이 생겼기 때문일 듯하고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