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인 버킨_ Jain Birkin Sings Serge Gainsbourg via Japan

 

2013년 3월 30일 토요일 @유니버설아트센터

 

 

제인 버킨을 검색해봅니다. 세상에나! 46년생이라고 나옵니다. 이제 70을 바라보는 할머니입니다. 하지만 검색결과를 보고도 믿을 수가 없습니다. 제인 버킨은 그냥 제인 버킨. 마침 좌석도 2층이라 그녀의 얼굴이 잘 보이지 않아 더더욱 나이를 실감할 수가 없었습니다. 키 크고 목소리 예쁘고 샹송을 잘 부르는 매력적인 젊은 여자 같습니다. 표정이 보이지 않았지만 작년에 제인 버킨의 공연도 본 동행은 분명 한 순간도 쉬지 않고 생글생글 웃고 있었을 거라고 합니다.


오늘의 공연은 그녀의 2번째 남편이자 딸 샤를롯 갱스부르의 아버지인 세르주 갱스부르의 곡들로만 구성됐습니다. 피아노와 바이올린, 트럼본, 드럼 모두 일본뮤지션으로 구성된 밴드는 이 투어를 위해 결성됐고 아마 이 밴드구성으로는 오늘 서울에서의 공연이 마지막일 것 같습니다. “Jain Birkin Sings Serge Gainsbourg via Japan”이라는 이름으로 갖는 마지막 공연이니까요.

 

처음.이라는 말과 마지막.이라는 말은 어쩔 수 없이 설렘과 애잔함을 줍니다. 제인 버킨이 세르주 갱스부르의 곡들만을 특별한 이 밴드의 연주로 부르는 마지막 공연을 본 것이 참 기분 좋습니다.

 

작년 악스홀에서의 공연에서는 2층까지 올라와 관객들과 눈을 맞추고 악수도 해줬다고 들어서 오늘 너무 예쁜 우산을 들고 객석으로 내려오는 제인 버킨을 보고 굉장히 설렜습니다. 하지만 2층까지 오기에 오늘의 공연장은 너무 크고 구조 또한 쉽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밴드를 소개할 때도, 고맙다는 인사를 할 때도, 또 세르주 갱스부르와의 특별한 만남이나 곡에 얽힌 이야기를 소개할 때도, 굉장한 진심을 담아 그녀의 모든 말을 완벽히 이해하지 못했음에도 그 마음이 고스란히 느껴져서 노래 만큼이나 감동적이었습니다. 서툴게 한국인 크루들의 이름을 부르며 고맙다는 인사를 할 때 사실 저는 다 알아듣지 못했지만 당사자들은 자기 이름이 불리는 걸 듣고 또 감동했을 것 같습니다.

 

프렌치시크는 그녀에게 어울리는 말이 아닙니다(그 말은 차라리 오늘의 서울날씨에 더 어울립니다). 그녀의 얼굴과 머리카락과 몸과 옷은 시크하지만 그녀는 시크하다기보다 굉장히 따뜻한 사람이라는 게, 단 두 시간 공연만 보고도 확신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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