굉장한 영화 한 편을 보고 오는 참입니다. 그러고보니 올들어 극장에서 처음으로 본 영화입니다. 이런 거에 뭐 의미를 두나 싶지만 저는 원래 의미를 어거지로 만들어서라도 두는 걸 좋아하기도 하고 어쨌든 새해 첫 극장영화로 이 영화를 보게 된 것이 기쁩니다(라고만 하기에는 한없이 찜찜하기도 합니다만).
영화를 보는 내내 치밀어오르는 짜증과 답답함과 억울함을 참느라 온 몸 근육을 고루고루 다 썼기 때문에 오늘 하루는 운동을 쉬어도 될 것 같습니다.
그런데 좀 무서운 것은 티비광고에도 나오는 것처럼 가장 무서운 것은 나라는 점입니다. 끝내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마지막 한 명이 내가 아니라는 말을 못합니다.
영화를 보지 못한 분들에게 누가 될까 디테일한 것들 하나하나를 다 언급하지 못해 아쉽지만, 또 언급하자면 끝...이 없을 것 같기도 합니다.
루카스가 택시를 타고 돌아오던 숲길과 교회에서 클라라의 아버지이자 친구인 테오를 응시하던 루카스의 뜨겁고도 따가웠던 시선은 그래도 꼭 짚고 넘어가고 싶군요.
집으로 오는 버스에서 그의 필모를 찾아보고는 올레티비로 샤넬과 스트라빈스키를 봐야겠다고 생각할 만큼 남주의 연기와 그 캐릭터에 반했지만 현실에서만큼은 결코 그와 같은 성격의 남자와 연애나 결혼을 하지는 않아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된 것은 저희 엄마가 기뻐하실 일이 아닐까 싶습니다.
다시 한 번 덴마크에 가보고 싶다는 열망이 생긴 건 크게 달갑진 않습니다.
레미제라블과 라이프오브파이를 즐겁게 보신 분들, 이제는 이 영화를 보시면 참 좋겠습니다.
오랜만에 강추 한 번 드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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