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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만 코다 - 이루리와 엠마누엘레 베르토시가 새로 만든 또 하나의 <북극곰 코다 첫 번째 이야기, 까만 코> ㅣ 북극곰 코다 1
이루리 글, 엠마누엘레 베르토시 그림 / 북극곰 / 2012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10분이면 읽히는 이 책의 여운은 그 수천수만배의 시간이 지나도 사라지지 않을 것 같다.
흰 눈으로 뒤덮인 북극에서 사냥꾼은 오로지 까만 코를 찾아야만 북극곰을 잡을 수 있지만 아마 코다와 코다의 엄마는 아무리 북극을 헤매고 뒤져도 절대로 찾을 수 없을 거다. 코다의 코는 엄마 품에 묻히고 엄마의 코는 코다의 두 손 안에 가려져 있으니까.
[까만 코다]를 보고 나니 마음 속에 하얗고 폭신폭신한 담요가 깔리는 느낌이다.
이 간단한 동화가 이런 힘을 발휘하는 것은 이야기 자체가 주는 단순하면서도 따뜻한 진리(가족의 사랑이라는)와 그 이야기에 꼭 들어맞는 포근한 그림의 조합이 마치 조금씩 내려 마침내 길을 막아버리는 엄청난 폭설과 같은 위력을 지녔기 때문일 것이다.
세상의 모든 까만 코를 가진 북극곰들과 또 세상의 모든 가족이 있는 동물들(가족 없이 태어나는 동물은 존재하지 않으니까)이 영원히 사냥꾼들에게 발각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지금도 마치 내가 엄마 품에 코를 묻고 있는 것처럼 마음이 따뜻하고 든든하다.
정말 좋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