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목소리가 들려
김영하 지음 / 문학동네 / 2012년 2월
구판절판


지나간 기억은 외려 생생해지기만 하는데, 새로운 경험은 그에 터무니없이 미달한다는 것을 거듭하여 깨닫게 될 때, 인생은 시시해진다.-29쪽

"신은 원래 그런 존재야. 신은 비대칭의 사디스트야. 성욕은 무한히 주고 해결은 어렵도록 만들었지. 죽음을 주고 그걸 피해갈 방법은 주지 않았지. 왜 태어났는지는 알려주지 않은 채 그냥 살아가게 만들었고."
"내가 도와줄 수 있는 건 없어?"
"없어."
제이는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그래도 필요한 거 있으면 말해."-134쪽

승태가 볼 때, 태주와 같은 소년들은 폭력에 의한 굴복에 양가적인 감정을 갖고 있다. 이들은 패자로서 당연히 받아들여야 할 부분을 윤리적으로 용납할 수 없는 부분과 구별하지 못한다. 힘에서 졌기 때문에 뭐든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는 면이 가련한 수컷들에게는 있는 것이다.-205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