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대표
영화
평점 :
상영종료


 

 

 

 

사실 별 세개는 그렇고 세개반을 주고 싶지만, 알라딘의 평점체계는 '반'을 허락하지 않는다. 

 

내게 <국가대표>는 여러 가지 면에서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이 떠오르게 하는 영화였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감동적인 스포츠 영화라는 점에서 그렇다. 

비록 <우생순>의 주인공들은, 아쉬운 은메달에 그치고 <국가대표>의 주인공들은 최고의 자리에 여러차례 오르지만 

보도횟수나 인지도를 따진다면 스키점프는 수차례 금메달을 따고도 여전히 핸드볼에 비해 '비비인기종목'이다. 

그런 점에서 영화에 깔려 있는 정서는 비슷해보인다. 

 

하지만 지극히 개인적인 취향에 의거해 볼 때, 

임순례 감독의 <우생순>이 전작에 비해서는 작품만 놓고 볼 때 퇴보라면, 

김용화 감독의 <국가대표>는 전작에 비해 진일보했다고 느껴진다. 

 

어쨌든 <우생순>이 그랬듯이, <국가대표> 역시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는 엄청난 메리트에도 불구하고 

뭔가 아쉬운 점들이 많이 보인다. 

웃을 때도, 울 때도 웃고 울면서도 뭔가 '아, 이건 너무 작위적이야'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차헌태의 친모가 가정부로 일하는 부잣집의 딸내미 캐릭터 자체가 식상했다. 

그 딸내미가 그런 캐릭터를 가져야 했던 유일한 이유는 차헌태의 친모가 비참한 삶을 부각시키고, 

후반 마트 장면에서 헌태가 친모 대신 소심한 복수를 하는 데만 필요했기 때문이다. 

너무 속보이는 복선이며 설정이다.

그리고 그렇게 못돼먹은 사람에 의해 부려지고 있어야만 친모가 자식을 입양보낸 게 더 설득력을 갖느냐는 반발심도 생긴다. 

친모가 꼭 그렇게 불쌍하게 식모살이를 하고 있어야만 친자식을 둘이나 이국땅으로 입양 보낼 때의 아픔과 

20년이 훨씬 지나도 찾을 수 없는 절망감이 효과적으로 드러날 거라는 발상이 좀 별로다. 

 

그런데 이런 방식은 갈비집 마사장님과 마재복의 관계 설정에 또 쓰인다. 

마지막 텔레비전 화면을 보며 눈물을 쏟는 장면을 더욱 극대화하기 위해  

그 전 장면들에서 그렇게 아들을 무지막지하게 대했어야 할 거라는 짐작이 충분히 가능하다. 

 

좀 더 자연스럽고 평범한 가운데서도 이 정도 이야기라면 충분히 웃음과 감동을 줄 수 있었을 것 같은데, 

그런 과도한 설정들이 좀 아쉬웠다. 

 

그래도! 심지어 올해 2월에도 금메달을 땄고, 여전히 선수는 5명이며, 

아마 여전히 해외대회에 출전할 때는 지원도 못 받을 것 같은 (이건 순전히 나의 짐작) 스키점프 대표 선수들이 

실제로 존재한다는 사실 자체가 감동이고 영화가 그것을 알렸으며 이 정도로 극화했다면 꽤 선전한 것이라 생각한다. 

 

열심히 만든 영화를, 무엇보다 남들처럼 눈물 질질 흘리며 본 영화를 이렇게 평하는 것이 다소 미안하지만 

나는 좀 더 '시나브로' 눈물을 흘리고, 좀 덜 노골적으로 감동을 받고 싶단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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