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이대로가 좋아요 - Sisters on the road
영화
평점 :
상영종료


초현실 엄마 초현실 엄마

초현실 엄마 이것이 현실이네

돌아오니 두 팔을 벌려

날 반기는 낯익은 얼굴

싸구려 남성용 스킨냄새

카이젤 수염에 시가를 물고

미소를 머금는 저 사내는

분명히 어디서 본 듯 한데

"당신은 누구.. 당신은 누구.. 당신은 누구...

당신은 누구인가?"

살며시 다가와 날 덥석 안고서

눈물을 흘리며 노랠하네

"내 아들아, 난 니 엄마다.

엄마, 수술을 받았단다. 괜찮니..."

내 품안에 초현실 엄마

내 품안에 초현실 엄마

어떻게 현실을 감당하나?

어떻게 현실을 인정하나?

귀여운 동생을 원했는데

이제는 엄마가 나같은 남자라니.

난 멈칫거리다 엄마의 선택을

존중키로 하며 뺨에 키슬했네

"내 아들아, 참 고맙구나. 엄마는 더없이 행복하다."

내 품안에 초현실 엄마

내 품안에 초현실 엄마 

내 품안에 초현실 엄마

1. 초현실엄마(글:마부  곡:장영규)

 

원아웃을 각오하고 가사를 올렸다. 어어부 프로젝트의 3집 <21c new hair>의 첫번째 트랙.

영화 덕분에 오랜만에 들었다.
 

 

 

 





 

 

 

두 사람은 자매다. 우리나라 이름짓기의 전통에 따라 '명'자를 돌림자로 쓰지만 우리나라 정서에 특히 맞지 않게 언니는 '오명주'이고, 동생은 '박명은'이다. 옷차림과 표정 등은 위 사진 그 자체이다. '오'와 '박'이라는 전혀 비슷하지 않은 성씨보다 더 다른 게 두 사람. 두 사람은 자매다.

 

 

 

 

 

 

 

두 사람을 유일하게 이어주던 엄마가 죽고, 명은은 갑자기 아빠를 찾아나서겠다고 한다. 웬일로 명주에게 동행을 청하지만 명주는 썩 내키지 않아한다. 그래놓고 막상 여행가선 자기가 더 신나서 낙엽 날리면서 사진 찍고, 처음 만난 사람들과 3초만에 친해져서는(이런 성격은 마치 '고양이를 부탁해'에서 배두나가 인천 부두에서 외국인 노동자들을 만난 장면을 떠오르게 했다. 친구들은 외면하고 저 앞에 가는데 큰소리로 불러세워서는 '같이 놀자는데?'하며 안 봐도 뻔한 친구들의 의견을 물어보는. ㅎ) 두 사람이 서로 배다른 자매임도 서슴없이 털어놓고 그런다. 그리고 여행의 끝은, 명은의 갑작스런 깨달음. 명주가 아무것도 이야기해주지 않았는데도 갑작스럽게 혼자서 진실을 알아냄으로 급작스럽게 마무리된다.

 

 

 

 

 

음, 그렇다. 새롭게 주어진 단서라고는 아무것도 없는데, 갑자기 알게 되는 그런 진실, 혹은 사실들이 있다. 분명히 무슨 말인지 못 알아들어서 "응?"하고 되물었는데, 약 2초쯤 후면 마치 그 말을 다시 들은 것처럼 생각날 때가 있다. 그런 것처럼 명은도 그냥 그렇게 갑자기 안다. 영화를 보는 관객들도, 명은과 동시에 갑자기 알게 된다.

 

 

 
 

 

 

 

그 진실은 꽤 어마어마하지만, 명은에게는 차라리 그 전의 현실보다 나은 게 바로 그 진실. 오히려 자신이 품었던 원망과 그리움에 대한 위로를 얻게 되는 것 같다.

 

 

 

 

 

 

항상 "지금, 이대로가 좋"다는 것은 "지금, 이대로"가 아닐 때 알게 된다.

 

 

 

 

 

 

 

<지금, 이대로가 좋아요>

 
마치, 처음부터 끝까지의 이야기가 모두 하나의 결말만을 위해 향해가고 있는 느낌이다. 하지만 달려가지 않고 천천히 걸어가기 때문에 작위적이라거나 거북스럽지 않고 좋았다. 마지막 장면에서 달려가 안기거나 안겨서 엉엉 울지 않아서 좋았다.

 

 

 

 

 

 

 

 

내가 미처 생각지 못했던 다른 종류의 가족 형태를, 받아들이도록 하는 데 어어부 프로젝트의 노래, 그리고 영화 <가족의 탄생>과 함께 기여하게 될 멋진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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