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축의 배설물도 동물의 세균이 인간에게 전염되는 통로다. 비료로 쓸 수 있는 양을 엄청나게 초과해 배출되는 가축의 분뇨는 종종 방수 처리되지 않은 구덩이에 방치된다. 대장균에게는 최상의 안식처다. 미국의 비육장(사료조와 급수대가 설치된 개방형 축사-역주)에서 사육되는 가축의 절반 이상이 대장균을 보유하고 있다. 대장균은 소에게는 무해하지만, 인간이 감염되면 발열과 혈변을 유발하고, 급성 신부전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가축의 분뇨가 식수에 그대로 버려지거나 식품에 묻어 있는 경우도 많다. 미국에서는 매년 9만 명이 대장균에 감염된다.
동물의 세균이 인간에게 전염 가능한 병원체로 변이를 일으키는 현상은 속도가 빨라졌을 뿐 새로운 현상은 아니다. 인간이 농경지를 확대하기 위해 야생동물의 서식지를 파괴하고, 짐을 나르기 위해 짐승을 길들이기 시작한 신석기 혁명 시대부터 이미 존재했다. 그 대가로 동물은 인간에 게 독이 든 선물을 줬다. 암소는 홍역과 결핵을, 돼지는 백일해를, 오리는 독감을 인간에게 전염시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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