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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해져라 너구리 ㅣ 파랑새 사과문고 62
이상규 그림, 이미애 글 / 파랑새 / 2007년 9월
평점 :
절판
실제로 너구리를 본 적이 있나요? 전 사실 텔레비전과 동물원 빼놓고는 실제로 한번도 못 봤어요. 그 이유는 아마 우리 친구들 대부분 같을 거예요. 너구리는 원래 야생에서 살고 야행성이라서 낮엔 안 돌아다니죠. 이제 대부분 대도시에서 사는 우리는 너구리를 보기가 정말 어려운 거죠. 이 책을 보니 너구리가 훨씬 더 잘 이해가 되고 잘 알지 못했던 너구리를 더 애틋하게 바라보게 된 거 같아요.
너구리 가족은 원래 깊은 산에서 엄마너구리, 아빠너구리, 꿀꺽이, 까불이, 별이 그리고 막내 흰눈이 모두 행복하게 살고 있었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산이 개발이 되기 시작하면서 사람들이 들이닥치고 그 삶에 위협을 당하게 된 거지요. 아빠너구리는 이사를 가는 도중에 특이하게 생긴 흰눈이를 잡으러 온 사냥꾼과 개를 따돌리려다 사고를 당하고 엄마너구리도 아이들을 피신시키다 도로에서 교통사고를 당합니다. 꼭 살아남으라는 말을 남기고서요. 마을로 내려가는 도로에서 형제들은 또 둘씩 헤어지게 됩니다.
몸도 약하고 피신도 잘 못하고 늘 별이만을 따라다니던 흰눈이는 사냥꾼의 표적이라 함부로 길에 나설 수도 없었어요. 동생을 끔찍이 아끼는 별이가 마을에서 쓰레기통을 뒤지다 도시에서 잘 살고 있는 폼생이를 만납니다. 함께 동물 호텔로 알려진 동물원을 구경 가던 그들은 동물원 근처의 야산에서 초롱이를 만나고 정말 동물원으로 갈 것인지 아닌지 결정을 하게 됩니다. 그런데 동물원을 미리 탐사하던 폼생이가 그만 그물에 잡히고 말아요. 매일 햄버거만 있으면 동물원에서 살아도 좋겠다던 폼생이는 자유가 그립습니다. 하지만 흰눈이는 생각이 달라요. 미국 너구리인 라쿤만 있는 동물원에 토종너구리인 자신이 들어가면 자유는 없을지언정 야생에서 살기 힘든 자신에겐 좋을 거라고 생각하지요. 그래서 너구리들은 폼생이를 구해내고 흰눈이는 결정에 따라 동물원으로 갑니다.
“나는 도시에서건 야생에서건 도망도 잘 못 치고 사냥도 잘 못하기 때문에, 다른 너구리들보다 살아남기가 더 어려워. 그렇다면 난 내게 맞는 길을 찾아 끝까지 살아남는 훌륭한 너구리가 될 거야. 반드시.”
난개발로 산과 들을 마구 파헤치고 몸에 좋다면 어떤 동물이든 가리지 않고 잡아대는 못된 인간들 때문에 야생동물들은 더 살기가 어려워졌습니다. 그들을 보호하며 서로 조화를 이뤄 살아가야 하는 게 이 자연의 섭리입니다. 너도 나도 함께 공존하며 사는 세상이 모두에게 행복한 세상이 되겠죠? ^^;; 우리의 욕심을 뒤돌아보게 하는 곱고 아름다운 동물 동화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