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보다 책이 더 좋다오!

책 읽는 도깨비 ㅣ 책귀신 1
이상배 글, 백명식 그림 / 처음주니어 / 2008년 10월

책에 관한 글은 언제 읽어도 즐겁다. 더구나 도깨비가 함께 나오는 책은 더 재밌다. 글도 그림도 정말 즐겁고 유쾌한 책을 만났다. 책 읽는 도깨비라니. 제목부터 얼마나 깜찍한가. 그런데 이 작가, 군데군데 심어 놓은 유머가 장난 아니다. 아이가 읽어도 어른이 읽어도 푹 빠진다. 게다가 “밥보다 책이 더 좋다오!”라고 말하는 세종대왕도 등장하신다. 그러니 얼마나 흥미진진한지.  

천국은 도서관처럼 생겼을 것이다... 그럴 것이라고 작가는 말한다. 사실 이 세상에 책만 있다면, 책만 보고 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큰 욕심도 없다. 책 속에 길이 있고 그 길은 책을 읽음으로써 깨달을 수 있다. 실제로 우리가 경험할 수 있는 일이 얼마나 될까. 하지만 책을 읽으면 우리는 얼마든지 경험할 수 있다. 그래서 책 속에 길이 있다고 하는 것일 게다.   

고리짝도깨비는 구두쇠 영감이 열심히 모아놓은 돈을 모두 갖다가 굴속에 쌓아놓고 머리에 베고 자고 바닥에 깔고 자고 쌓고 또 쌓는다. 곰팡이가 피어도 좋다. 냄새도 좋다. 그 돈으로 땅도 사고 자꾸만 돈을 늘려가지만 가끔 냄새 잘 맡는 개들 때문에 고생이다. 안 들키려면 이사를 가야 하는 것이다. 그러다 꾀를 낸 것이 명당자리에 집을 지어놓고 그 안에서 살고 싶은 것이다. 그런데 한 군데 찾아낸 명당은 이미 다른 사람이 집을 짓고 있다. 그로부터 도깨비들의 방해 작전이 시작된다. 달래 도깨비인가. 하지만 도깨비보다 한 수 위가 있었으니 그야말로 책 많이 읽은 선비가 아니던가. 선비가 낸 문답을 풀기 위해 저 세상까지 내려가 세종대왕을 만나고 그 심부름까지 한 도깨비들은 마침내 글을 읽기 시작하고 책 읽는 즐거움에 푹 빠진다.  

“여러분 <책 읽는 도깨비 도서관>에 한번 가 보세요. 어느 한구석에서 도깨비들을 만날 수 있을지 몰라요. 갑자기 누린내가 나거나, 사람도 없는데 책장 넘기는 소리가 나면 바로 옆에 틀림없이 도깨비들이 책을 찾고 있거나 책을 읽고 있는 거예요.”  

자~아, 이제 우리 도깨비 만나러 책 읽는 도깨비 도서관에 한번 가 볼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