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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 Hopper, "Soir Bleu", 1914, Oil on Canvas, 91.4*182.9cm, Whitney Museum of American Art, NY.

 

Ketil Bjornstad & David Darling_The River II

 

  "푸른 저녁"이라는 제목이 붙어 있는 이 그림은 호퍼가 유럽에서 체득해온 인상중의의 화풍과 구도를 그대로 이어받고 있는 작품으로, 만년에 그린 "두 코미디언"(1965)을 무의식 중에 예고한 작품이라고 알려져 있기도 하다.

  막 공연을 끝낸 피에로의 표정에는 삶의 고단함이 묻어 있는데, 이는 특히 피에로의 오른쪽에 위치해 있는 여유로워 보이는 두 남녀와 주문을 받기 위해 서 있는 여종업원의 시선으로 인해 더욱 도드라지고 있다. 너무나도 하얀 피에로의 복장과 굽이치는 푸른색 벽이 이루는 이상스런 조화가 인상적인 작품이다.

  "Soir Bleu"라는 제목에도 남아 있듯이 아직은 유럽의 인상주의에서 벗어나지 못한 모습이지만, 후일 호퍼가 즐겨 그리게 되는 약간 고개를 숙인 주인공, 즉 "Loneliness"를 구현하는 주인공의 구도가 이미 자리를 잡아가고 있음을 느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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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 Hopper, "Elizabeth Griffiths Smith Hopper : The Artist's Mother", 1915~6, Oil on Canvas, 38*32 inches, P.C.

 

The Beatles_Mother Nature's Son

 

  호퍼가 그린 어머니의 초상은 화가의 어머니라는 부제가 달려 있으며, 1925~30년 경에 그려진 호퍼의 자화상과 유사한 면을 많이 갖고 있다. 호퍼의 그림에 등장하는 대부분의 인물들이 옆모습 혹은 표정이 잘 드러나지 않은 모습을 취하고 있는 데 비해 이 작품은 정면을 뚜렷이 응시하고 있으며, 이는 자화상에서도 그렇다.

  반면, 호퍼는 자신의 아내인 조 호퍼의 그림을 여러 점 그렸고, 아내는 호퍼의 대부분의 작품에서 모델 역할을 했는데, 그녀의 모습은 대부분 뒷모습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 이유는 잘 알 수 없으나 아마도 호퍼는 아내를 전형적인 모델로 삼기보다는 개인적인 삶의 부분으로 남겨두고 싶었던 것 같다.

  이 작품을 보면 초로의 노모가 다소 완고한 표정을 지은 채 앉아 있다. 머리 모양도 세련되지 못했고, 그 표정도 모델로서의 격을 갖추고 있지 못하다. 굵은 손마디와 이어지는 팔은 노동으로 단련된 형태이며,  이에 반해 너무나 파란 드레스는 작품 전체에 정신적인 깊이를 더하고 있다. 특히 가만히 호퍼를 응시하는 노모의 눈동자에서 세월의 깊이와 슬픔이 함께 배어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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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 Hopper, Queensborough Bridge, 1913, Oil on Canvas, 35*60 inches, P.C.

 

Charlie Haden & Gonzalo Rubalcaba_Nostalgia

 

  호퍼는 1908년 이래 계속 뉴욕에서 살았다. 세 번 유럽에 체류했던 때를 제외하고는 그는 거의 뉴욕에 있었으며, 세상을 뜰 때까지 50년 동안 뉴욕 맨해튼 빌리지의 워싱턴 스퀘어 노스 3번지 꼭대기에 있는 스튜디오에서 생활했다. 그리고 여기 소개하는 "퀸스버러 다리"를 비롯한 미국의 풍경과 사람들을 그렸다.

  이 작품은 그가 자신의 화풍을 완성시켜가던 1913년에 제작한 것으로, 인상주의 화법의 색채가 많이 남아 있다. 언뜻 클로드 모네의 1903년작 "Waterloo Bridge"와 유사한 구도와 화풍을 느낄 수 있으나, 인상주의적 화법에서 벗어나 세부를 상세하게 묘사하고자 하는 시도도 엿보인다. 이러한 노력은 향후 사실주의적 화풍으로 연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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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무비 2005-11-21 12: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얼마 전 에드워드 호퍼의 책이 나왔길래 당장 샀는데 또 어쩌자고
읽는 건 미루고 있네요.
그러고보니 브리즈님 방에서 호퍼의 그림을 많이 감상했죠.^^

브리즈 2005-11-28 01: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롤프 귄터 레너의 책은 93년 Taschen판으로 갖고 있었는데, 우연히 최근에 서점에 갔다가 번역돼 나온 걸 봤어요. 물론, 얼른 집어들었지요. ^^..
호퍼의 화집이나 관련 책은 국내 번역본이 드물어서 호퍼를 이해하는 데 좋을 것 같아요. 아쉬운 건 번역되면서 화집의 크기가 3분의 2 수준으로 줄었다는 것이지요. :)
 

 


E. Hopper, "Rooms by the Sea", 1951, Oil on Canvas, 29*40 inches, Yale Univ. Art Gallery, New Haven, Connecticut.

 

Pat Metheny_My Song

 

  이 그림을 처음 본 게 대략 10년 전쯤인 것 같다. 그후 마음에 들어서 회사 컴퓨터에 배경화면으로 넣어둔다든지 알라딘 서재에 걸어둔다든지 했었다. 아마도 호퍼의 그림들이 그렇듯 이 그림도 마음을 쓸쓸하게 하는 데가 있어서였을 것이다. 하지만 그 색감이나 질감은 따스한 쪽이어서 어떤 때는 큰 위안이 되곤 한다.

  알라딘 서재를 다시 열면서 호퍼의 그림들이란 페이퍼룸을 다시 연다. 이 서재의 이름도 "호퍼의 그림이 걸린 서재"가 아닌가. 다시 열면서 이 페이퍼룸에 링크돼 있던 음악들을 일일이 다 복구하였다. 얼마 후에는 링크가 끊어지겠지만 말이다.

 

  :: 자료 출처 www.shumtoh.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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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ward Hopper, "Gloucester Harbor", 1912, Oil on Canvas, Private Collection.

 

Genesis_Horizons

 

  날씨는 추워졌지만, 왠지 겨울은 반갑다. 생전에 기형도 시인이 "램프와 빵"이라는 시에 썼듯이 "겨울은 언제나 저희들을 겸손하게 만들어"주기 때문일까.

  이 그림을 볼 때면 언덕 위에서 바다를 그리던 호퍼를 상상하곤 한다. 여름보다는 가을, 가을보다는 겨울 낮일 것 같은 시간적 배경을 생각하며, 하얀 지붕 위에 떨어지던 햇살을 그리는 호퍼를 상상하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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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져 2004-12-29 21: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셨어요? 꾸벅.

호퍼의 그림을 들고 오시는 브리즈님, 요즘 바람이 차요.

재앙이 닥친 동남아의 해변이 떠오르네요.

몇 년 전에 다녀왔던, 정말 좋은 몰디브 해변이 사라졌단 생각에 조금은 우울해요.

그 바다가 얼마나 이쁜지... 다시 한번 가게 될 날이 오겠지요.

호밀밭 2004-12-29 22: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 이 그림 좋네요. 하늘이 마음에 들어요. 그림 앞쪽에 있는 흰색 지붕 집이랑요. 지붕이 흰색이라서 꼭 돛대 같은 생각이 드네요. 초록색 지붕이었으면 앤의 집이 생각났을 텐데. 지붕 색이 어떤 색이냐에 따라서 집의 분위기가 많이 틀려지네요. 호퍼의 그림, 쓸쓸하면서도 담백해서 좋아요. 연말 잘 보내시고, 건강하게 2005년 맞이하세요. 혹시나 해서 미리 인사 드려요.

그리고 플레져님, 오늘 밤에는 꼭 제가 님의 뒤를 밟고 있는 느낌이네요. 오늘 님의 서재를 빼고 세 번째 서재에 왔는데 님이 항상 앞서 발자취를 남기셔서 반가웠어요. 가는 서재가 비슷한 것도 재미있고요.

브리즈 2004-12-30 00: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플레저 님 : 어느새 해바라기로 서재 대문을 바꾸셨네요. 그래도 플레저 님의 서재 대문은 플라멩고 춤을 추는 여인이 제격이었죠. ㅎㅎ..

건강하게 한 해 잘 마무리하고 계신지 모르겠네요. 차가운 날씨에 건강 조심하세요. :)



호밀밭 님 : 제가 이 그림을 보면서 느낀 생각도 지붕 색깔이 희어서 돛대처럼 보인다는 것이었는데, 놀라운걸요, 그림에서 같은 내용을 보니 말예요. ^^..

하나 더 적자면, 항구를 더 넓게, 그래서 바다가 더 보이게 그릴 수도 있었을 텐데 호퍼는 바다를 조금만 그려넣었다는 것이지요. 아마도.. 항구를 바라보는 언덕을 더 마음에 들어했던 거 같아요. 그래서 굳이 그림 앞쪽에 언덕을 넣은 것 같아요. 실제로 호퍼는 언덕을 많이 그렸죠. "Corn Hill" 같은.

호밀밭 님도 연말 잘 마무리하고 계신가요. 새해가 얼마 남지 않았네요. 좋은 계획 많이 세우시고, 건강하시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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