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 Hopper, "Elizabeth Griffiths Smith Hopper : The Artist's Mother", 1915~6, Oil on Canvas, 38*32 inches, P.C.
The Beatles_Mother Nature's Son
호퍼가 그린 어머니의 초상은 화가의 어머니라는 부제가 달려 있으며, 1925~30년 경에 그려진 호퍼의 자화상과 유사한 면을 많이 갖고 있다. 호퍼의 그림에 등장하는 대부분의 인물들이 옆모습 혹은 표정이 잘 드러나지 않은 모습을 취하고 있는 데 비해 이 작품은 정면을 뚜렷이 응시하고 있으며, 이는 자화상에서도 그렇다.
반면, 호퍼는 자신의 아내인 조 호퍼의 그림을 여러 점 그렸고, 아내는 호퍼의 대부분의 작품에서 모델 역할을 했는데, 그녀의 모습은 대부분 뒷모습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 이유는 잘 알 수 없으나 아마도 호퍼는 아내를 전형적인 모델로 삼기보다는 개인적인 삶의 부분으로 남겨두고 싶었던 것 같다.
이 작품을 보면 초로의 노모가 다소 완고한 표정을 지은 채 앉아 있다. 머리 모양도 세련되지 못했고, 그 표정도 모델로서의 격을 갖추고 있지 못하다. 굵은 손마디와 이어지는 팔은 노동으로 단련된 형태이며, 이에 반해 너무나 파란 드레스는 작품 전체에 정신적인 깊이를 더하고 있다. 특히 가만히 호퍼를 응시하는 노모의 눈동자에서 세월의 깊이와 슬픔이 함께 배어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