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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질적으로 나는 직관적인 작가이고, 그 때문에 나로서는 내 작품에 대해 조리 있게 얘기하는 것이 어렵습니다. 내 책들 속에 내 자신의 삶에 대한 언급들이 가득하다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지만, 대체로 나는 일이 끝나기 전까지는 그러한 언급들을 알아차리지 못합니다.  - 198쪽.

  내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내게 자꾸 나타나는 그 원료들, 내가 어쩔 수 없이 써야만 한다고 느끼는 그 원료들은, 나 자신의 기억의 심층으로부터 끌어올려지는 것들이라는 것입니다. 하지만 그 원료가 내게 주어진 뒤에조차도, 그것이 어디로부터 왔는지 늘 확실히 알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 206쪽.

  - 폴 오스터, <굶기의 예술>, 최승자 옮김, 문학동네, 19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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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행이 계속되어감에 따라서, 브레알은 진보적인 기호학과 신화학에 대한 자신의 야심을 잃어갔다. 그는 명상적인 관찰에만 몰두했고, 관찰되는 사람들의 빈약한 변명들만을 얻었을 뿐이다.(목적 자체가 그 관찰을 중립적으로 만들었다.) 오직 도자기로 된 찻잔의 뚜껑을 벗기는 손가락들의 리듬과 수증기를 내뿜는 꼭지에 핀 구멍이 있는 작은 찻주전자들이 있을 뿐이었다... 단 한 번의 분절 속에서, 여러 요소들 사이의 관계 속에 자리를 잡는다는 기쁨... 감각의 논리. 영원함 자체.

  행복은 말이 없다.  - 1권, 248쪽.

*

  1980년 12월

  정열이란 나이를 먹는다고 그 힘을 잃어버리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더욱 투명해진다. 매정하게도 말이다. 정열은 과거를 모두 간직하고 있다. 그러나 또한 피할 수도 있다. 당신은 그것을 제어할 수도 있다. (...) 그러나 나는 그러기를 원치 않는다. 나이는 쾌락을 즐기는 데 있어서 능숙함을 준다. 나이가 들면 숨을 돌리기 위해 멈출 수가 있는 것이다. 그것은 나이 때문일까, 분석 때문일까? 매순간은 팽창되고, 영원을 감싼다. 매순간은 또한 아무것도 일어나지 않았던 것 같은 속도로, 마치 늘어난 인생의 맛이 그것을 극도로 단축시켜버린 것처럼, 사라진다.  - 2권, 163쪽.

*

  1981년 6월

  행복은 완성된 현재이다. 그것은 어떠한 기다림도 아니다. 전적으로 지금, 이곳에서의 문제이다. 완벽한 원은, 그것이 크고 작든간에, 행복하다. 왜냐하면 그것은 올바르기 때문이다. 누군가가 자신에게 예술의 지고한 증거를 요구했을 때 지오토가 그린 원처럼 말이다. 행복은 질(質)이다. 나는 그것을 양(量) 속에 가두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 2권, 167쪽.

  - 줄리아 크리스테바, <사무라이>, 홍명희 옮김, 솔, 19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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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플레져 > 황금 물고기

그가 말했다. "신은 낟알과 씨앗을 쪼개어, 죽은 자에게서 산 자를 꺼내고 산 자에게서 죽은 자를 꺼낸단다." 그가 말했다. "프라팡트가 뭔지 아니?" 그것은 남자들이 나비처럼 분분히 날아오르고 산들이 잘 솔질한 양털 같은 것이 되는 한 나절을 말하는 것이었다. 그가 말했다. "나는 악에 대항하여, 덮쳐오는 밤에 대항하여, 목을 조이는 밤의 악에 대항하여, 시기심에 불타는 질투하는 자의 악에 대항하여 오로라의 신에게서 안식을 구했단다." 그의 얼굴은 창 쪽을 향하고 있었다. 한마디 한마디가 그의 가장 깊은 곳에서부터 부드럽게 울리며 흘러나오는 것처럼. <황금 물고기, 르 클레지오. 문학동네, 15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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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기 2004-12-13 00: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브리즈님 혹시 르클레지오 책 보신 거 있으세요?

저는 에세이 같은거 한권밖에 안 봤는데, 이름이 멋져서(르~클레지오~)

좀 읽어볼까 하다가도 어쩐지 부담스러워져서 피하게 되더라고요.

브리즈 2004-12-13 00: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래 전 일이네요. <조서>를 읽고 몇 년 뒤에 <오니샤>라는 작품을 읽었었죠. 그 후론 거의 잊고 있었다가 프리다 칼로와 디에고 리베라에 대한 에세이을 통해 다시 접했었구요. 아마도 딸기 님이 읽은 책도 이것이 아닐까 싶네요.



읽지는 않았지만, 근작인 <성스러운 세 도시>는 한번 읽어보고픈 작품이에요. 르 클레지오의 작품이 부담스럽다는 딸기 님 이야기, 이해가 될 것도 같네요. 하지만, 요새는 어떤지 모르지만, 한때 프랑스에서 그의 인기는 정말 대단했었다고 해요. 작품성이 남다르긴 하지만, 그만큼 재미도 있을 수 있다는 거죠. ^^..

딸기 2004-12-19 00: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읽은 것은... 르 클레지오가 마누라와 함께, 마누라 고향인 알제리 사막에 여행했던 얘기였어요. 한번 시도를 해볼까... 싶기도 하지만...

브리즈 2004-12-19 00: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마음 닿는 대로, 마음 이끌리는 대로 하시길요. 그게 제일 좋은 거 같아요. 가끔은 이 책 저 책 기웃거리게도 되지만, 어느 순간에는 어떤 방향으로든 '흐르게' 되니까요. :)
 
 전출처 : 플레져 > 선천성 그리움



선천성 그리움

 

사람 그리워 당신을 품에 안았더니

당신의 심장은 나의 오른쪽 가슴에서 뛰고

끝내 심장을 포갤 수 없는

우리 선천성 그리움이여

하늘과 땅 사이를

날아 오르는 새떼여

내리치는 번개여

詩 : 함민복

美 : 멸치장수 할머니 - 김경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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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Thought went up my mind today---  
That I have had before---  
But did not finish--- some way back---  
I could not fix the Year---  
    
Nor where it went---nor why it came  
The second time to me---
Nor definitely, what it was---
Have I the Art to say---  
    
But somewhere---in my Soul---I know---  
I've met the Thing before---  
It just reminded me---‘twas all---  
And came my way no more---  

 

 

한 생각이 오늘 마음에 떠올랐다.---
전에도 떠올랐던 것이었으나---
다 하지 못한 생각이었다---꽤 오래 전이었는데---
어느 해였는지는 꼭 집어 말할 수 없다---

그것이 어디로 가버렸는지---그게 왜
두 번째로 다시 왔는지---
정확히 그것이 무엇이었는지---
난 말할 재주가 없다---

하지만 어딘가---내 영혼 안에서---난 안다---
그것을 만난 적이 있다는 사실을---
그것은 그저 다시 일깨워 주었고---그뿐이었다---
그러곤 다시는 내 쪽으로 오지 않았던 것---

 

 

한때는 에밀리 디킨슨을 엄청 좋아해서 그녀의 시집 가운데가 갈라지도록 읽었는데.... 언제부터인가 너무 청승맞지 않나 싶어 책꽂이에 넣어두었다.

요즘 가끔씩 읽어보는데, 어떨때는 내 마음을 대신 쓴 것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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