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주말에 근무하게 되면 보림이와 규환이는 대부분 아빠랑 집에서 비디오 보고 컴퓨터한다. 가까운 공원이라도 산책을 나가면 좋으련만 춥다는 핑계로 집에서만 꽁꽁. 다행히(?) 규환이가 엄마를 닮아 집에만 있는것이 답답한지 오후 1시만 되면 나가자고 떼를 쓴단다. 엄마도 대찬성~

 아빠는 집에서 하루종일 잠자기가 취미인데...어쩔수 없이 나가게 된다. 규환이가 가장 좋아하는 일은 LG마트 놀이방에 가서 놀고 햄버거 먹기. 까르푸가서 책보고 게임하기....

오늘도 나는 출근을 하면서 보림이에게 당부를 한다. "TV 조금만 보고 웅진씽크빅 3장 하고, 해법 총정리 국어 끝내기,  다하지 않고 놀았으면 2대" 대답은 씩씩하게 잘한다. "네. 안녕히 다녀오세요" ~ 늘 약속을 지키지 않지만 그래도 꿋꿋하게 늘....부탁을 한다.  난 초등학교때만 관리해주면 될줄 알았더니, 고등학교까지 그러고 살아야 한단다. 헉~

조금 아까 전화가 왔다. "엄마 할머니가 고구마 캐러 간데요, 저 보라색 털잠바 입고 갈래요" ㅋㅋㅋ 그래 그게 좋겠다. 하루종일 TV랑 씨름하느니~  시내 한복판에 개발되지 않은 땅이 있고, 텃밭처럼 가꾸니 훌륭한 농장이 된다.  고구마, 매실(매실 차랑 매실주 만들었다), 토마토(여름내내 먹는다), 감(지금 홍시가 되어가고 있다), 호박(호박물 해주신다고).... 농약을 주지 않고 재배를 하니 다들 부실하지만 이게 바로 웰빙채소 아닐까?  보림, 규환이는 둘이서 노는것이 익숙해서인지 참 잘 논다. 밭에서도, 집에서도..... 하루종일 고구마 캐고, 놀이터가서 놀고, 신나게 뛰겠지? 다행이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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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새 안녕' 이란 말은 이럴때를 두고 하는 말인가 보다.  분명히 자기전에 보림이가 핸드폰 만지작 거리다가 늘 두던 머리맡에 두고 잤는데, 일어나보니 핸드폰 한 귀퉁이가 부서진것이다. 방에 왠 돌멩이가 하고 유심히 보니...떨어진 귀퉁이이다. 헉...참 예쁜 핸드폰 이었는데... 신랑이 내맘에 쏙드는 핸드폰으로 선물해준 거였는데..... 애니콜 빨간색...한동안 유행이던 1년도 되지 않은 핸드폰이었는데......

수리를 하려고 A/S센터로 간다는게, KTF 매장으로 갔다.  상냥한 여직원의 말. " 어머 얼마 안된 핸드폰인데 벌써 망가지셨네요. 옆에 있던 핸드폰을 가르키며 상태가 똑같으시네요. 이 핸드폰 수리비가 18만원이 나와서 그냥 수리하지 않기로 하셨어요" 한다. 에고.... 하룻동안 핸드폰이 완전 나가버려  넘 답답해서 살 수가 없는데...할수 없이 그 자리에서 새 핸드폰 결정.

처음에는 이 나이에 뭔 MP3 그냥 카메라만 되는 것으로 구입을 하려고 했는데, 그 상냥한 여직원이 " KTF 전용 단말기인 EVER 제품으로 하시면 가격도 저렴합니다.  이왕이면 MP3 되는 것으로 해서 구입하셔야죠, 나이도 젊으신데..." 한다.  헉. 원래 귀가 얇아서 조금만 추켜주면 바로....쏠리는 나의 성격.

그 상냥한 여직원의 " 이 색은 아무나 안어울리는데, 넘 넘 잘어울리세요" 하는 말에 역시나 혹해서 무진장 튀는 주황색으로 샀다.

신랑이 보더니..."아니 MP3는 무슨 언제 들을 시간이나 있다고, 색깔도 촌스럽게 그게 뭐야, 디카 샀으면 되었지 카메라는 무슨..... 자기 같은 기계치는 그냥 기본. 전화 받고, 걸고 하기만 하면 된다"고 궁시렁 된다....하긴 매장문을 나오면서부터 후회는 되더라만... 애 둘하고 무슨 음악을 듣겠다고, 다운받으려면 다 돈이라던데....    

밤새 이리 뒤척 저리 뒤척 고민하다가, 결국 핸드폰을 바꿨다. 안바꿔주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선선히 바꾸어준다. "악세서리 같은건데 마음에 안드시면 당장 바꾸셔야죠. 잘 하셨어요" 한다.

음 새로산 핸드폰은 하얀색, 카메라 되고, 튼튼한 핸드폰이다. 물론 옆사람들의 말을 빌자면 막차를 탄것 아니냐는 말을 하지만....내 좋으면 그만 이지뭐.  열심히 보림이, 규환이 사진 찍어서 이렇게 서재 얼굴도 바꾸고,  핸드폰에도 예쁜 사진 넣어가지고 다니고.... 수시로 "스마일" 하면서 찰칵 찰칵 찍어대고.... 딱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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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환이는 매주 금요일마다 체험학습이 이루어진다.  봄, 여름에는 가까운 야외로, 공연관람하러 나가더니 날씨가 추워진 지금은 아이스링크로 스케이트를 타러 간다.  첫날인 어제. 스키바지를 가져 오라고 하기에 작년에 입던 스키바지를 확인도 하지 않고 보냈다.  (언뜻 작년꺼는 아니고 재작년껀데 하는 불길한 예감이 들긴했다)

혹시나 해서 환이가 돌아온뒤 입혀보니 헉~  복숭아뼈가 다보이고, 굉장히 깡총하다. 무릎에는 떨어진 구멍까지 보였다.  첫 추위가 시작된 날인데 내복바지도 입혀 보내지 않아서 하루종일 미안했건만, 바지까지 짧았으니 얼마나 추웠을까? 다행히 규환이는 춥지는 않았고, 미끄러워서 넘어질뻔 했다는 이야기와 모자가 너무 딱 맞아서 답답했다는 이야기만 한다.

선생님이 얼마나 흉을 보셨을까? 맞벌이 한다는 핑계로 이렇게 소홀해도 되는거야? 자모회 갈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좀 유난스러운 유치원이라 그런지 집에서 살림만 하는 엄마들인데도 나보다 더 정장차림을 하고 온다. 나이도 다들 젊고...그러니 얼마나 아이들에게 신경을 쓸거야.... 괜히 보냈나??? 별 후회가 다된다.

환이가 매일 입에 웃음이 가득해서 유치원에서 즐거웠던 일을 신나게 이야기 하고,  "유치원에 가지 않겠다"  말을 한번도 한적 없으니 참 좋은 곳 같은데, 괜히 자격지심에 나혼자  이러고 있다. 

어쨌든 그래서 오전내내 웹써핑을 했다. 아직 시내에는 스키복이 나오지 않았을테고....작년에 큰아이 스키복을 새로 사주느라 헌 분홍색 스키복이 있지만 안 입는다고 할테니..... 이곳 저곳 기웃거리다 딱 맞는것을 발견했다. 가격좋고, 예쁘고.... 인터크루 회사가 망해서 싸게 파는 스키복을 발견했다.  바로 클릭~ 5분만에 성사되었다. 조금 아까 전화가 왔다. "고객님이 주문하신 싸이즈는 너무 작아서 전화드린것이라고....더 큰것 보내겠다고 오늘 발송하면 빠르면 월요일, 화요일......."  와우~ 참, 진짜로, 넘 넘, 편리한,  좋은 세상이다.

보림이에게 미안해서 예쁜 마시마로 털실내화도 주문했다. 이러다 오프라인 상권 어려워지는 것은 아닌지.... 별 걱정을 다하고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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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맙습니다, 선생님 아이세움 그림책 저학년 2
패트리샤 폴라코 지음, 서애경 옮김 / 미래엔아이세움 / 200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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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을 덮고나니  오랫만에 마음이 따뜻해지는 책을 읽었다는 행복감이 밀려온다. 초등학교 2학년인 딸아이의 같은 반 친구중에도 트리샤와  같이  말이 좀 어눌하고, 책을 읽을때 떠듬떠듬 읽는  아이가 있다. 그 아이의 엄마는  좋은 책을 사서 읽게 해주고,  많은 관심과 노력을 기울이지만 아직은 별다른 성과가 없어서 늘 속상해 한다. 특히 친구들에게 가끔 놀림을 당할때면 담임선생님이 좀 관심을 가져 주었으면 하지만 아쉽게도 거기까지는 생각을 하지 못하신다.

문득 <고맙습니다, 선생님> 을 담임선생님과  그 엄마에게 선물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담임선생님이 이 책을 읽으신다면 선생님의 따뜻한 말 한마디와 작은 관심에 의해서 아이의 인생이 달라질 수 있다는 생각을 하실 것 같다. 또한 엄마는 아직은 우리 아이가 늦지만,  패트리샤 폴라코 처럼 훌륭한 사람이 될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을 것 같다. 그리고 더이상 그 아이를 채근하지 않으리라.

이 책은 참 따뜻한 분들이 많이 나온다.  할머니와 할아버지. 책에 꿀을 발라주시면서 맛을 보게 한뒤에 "맞다. 지식의 맛은 달콤하단다. 하지만 지식은 그 꿀을 만드는 벌과 같은 거야. 너도 이 책장을 넘기면서 지식을 쫓아가야 할거야" 라고 책의 소중함을 지혜롭게 가르쳐주신 할아버지.

학교선생님인 엄마도 아이가 늦다고 채근하지 않고, 밤마다 책을 읽어주어 책을 사랑하는 분위기에서 자라게 해주셨다.

마지막으로 트리샤에게 영웅으로 각인된 폴커선생님과 훌륭한 조연 플레시 선생님. 두 분의 참사랑이 없었다면, 훌륭한 동화작가로 성장한 패트리샤 폴라코도 없었을 것이다.  그림을 잘그린다고 항상 칭찬을 아끼지 않고, 글을 읽지 못하여 두려워하는 트리샤에게 "지금까지 숫자나 글자를 다른 사람하고는 다르게 보고 있었는데, 그건 영리하고, 똑똑하고, 용기있는 아이만이 할 수 있는 일이란다"  라고 자신감을  불어 넣어 주셨다.

아이들에게 참사랑을 베풀어주시고, 따뜻한 관심과 배려를 베푸는 선생님은 이 나라를 이끄는 원동력이다.   21세기 지식정보화시대에는 인적자원개발만이 국가 경쟁력을 키우는 일이라고 하는데, 선생님의 힘이야말로 인적자원개발의  초석이 될 것이다.  

이 책은 우리나라의 모든 선생님과 장애를 가진 아이가 있는 엄마들,  아니 모든 엄마들이 읽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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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7-12-21 21: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교대 입학하는 딸이 이런 선생님 되기를 바라며 구입합니다! ^^

세실 2007-12-25 20:58   좋아요 0 | URL
아 따님은 엄마의 훌륭한 교육 덕분에 좋은 선생님이 되실거예요~~
 
슬픔의 뿌리 실천문학 시집선(실천시선) 142
도종환 지음 / 실천문학사 / 2002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겨울을 재촉하는 비가 내리고 나더니,  몇개의 단풍잎마저 다 떨어지고 앙상한 가지만 남아있다. 다행히 노란 은행잎은 추위에도 아량곳하지 않고 묵묵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렇게 쓸쓸한 늦가을에 어울리는 시집은? 단연 '슬픔의 뿌리' 이리라. 봄에 읽고 꽂아두었다가  다시 꺼내어 읽어보니 느낌이 새롭다. 그때는 감정이 무디어서 인지, 봄햇살을 맞느라 정신이 없어서인지 별 감동이 없었는데, 지금은 시들이 온통 나의 감정을 대신 전해 주는 듯 하고, 작가의 고단한 삶을 나타내 주는 듯 하여 마음이 아팠다. 

여름의 끝자락에 만난 도종환님.  후배의 도움으로 시골 별장에서 하루 하루를 보내는데,  아침이면 새가 날아와 '선생님 선생님' 하며 부른다는 말씀을 하신다. 몸이 아파 교직을 떠나셨지만 아직도 아이들과의 생활을 잊지 못하시는 듯 하다. 

이 책은 시인이 몸이 많이 아파 교직을 떠나면서 쓴 시 모음집이라고 한다.  일상에서 벗어나 관조하면서 쓴시라 그런지, 시에는 작가의 삶을 회고하면서  슬픔을 기쁨으로 승화하는 듯한 작가의 철학이 담겨져 있다.

첫장을 열면 보이는 '쓸쓸한 세상' 에는 쓸쓸한 현재의 삶에 대해 애절하게 표현하였다. '아름다운 길'에는 우리의 삶의 굴곡을 나타냈다. 처음에는 아름다운 길을 갔지만, 겨울이 되면 빙판으로 변하고, '내가 넘어질 때 너도 따라 쓰러지고' 하는 참된 부부애를 생각하게 해준다. 그리고 부모와 자식간의 진정한 사랑에 대해 알려주는 '새의 사랑'은 내 자식 밖에 모르는 현대인들에게, 스스로 자립할 수 있도록 도와주라는 작가의 의지가 담겨있다.  아이들에게 자연의 소중함을 알게 해주는 '종례시간'은 작가의 아이들에 대한 넘치는 사랑을 느낄 수 있다.

작품은 작가의 다양한 삶의 경험에서 나온다고 했는데, 도종환님도 사랑하는 아내의 죽음과, 해직으로 인한 경제적인 어려움, 건강상의 이유로  학교를 떠난뒤의 상실감등 파란만장한 삶의 체험에서 이렇게 멋진 시가 탄생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낮은 곳으로 내려가고자 했습니다......

*******  쓸쓸한 세상

이 세상이 쓸쓸하여 들판에 꽃이 핍니다

하늘도 허전하여 허공에 새들을 날립니다

이 세상이 쓸쓸하여 사랑하는 이의

이름을 유리창에 썼다간 지우고

허전하고 허전하여 뜰에 나와 노래를 부릅니다

산다는 게 생각할수록 슬픈 일이어서

파도는 그치지 않고 제 몸을 몰아다가 바위에 던지고

천 권의 책을 읽어도 쓸쓸한 일에서 벗어날 수 없어

깊은 밤 잠들지 못하고 글 한 줄을 씁니다

사람들도 쓸쓸하고 쓸쓸하여 사랑을 하고

이 세상 가득 그대를 향해 눈이 내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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