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중에 만나고 싶은 사람이 있다. 목수정 작가도 그 중 한 사람이다.
어제 세종시에서 '프랑스에서 중2 키우기'를 주제로 목수정작가 강연이 저녁 7시에 열렸다. 페이스북에서 강연 소식을 접했고, 친구는 세종교육지원청에서 열린다고 했다. 고운 잔디가 예쁜 카페에서 커피 한 잔 하고 10분 전에 세종교육지원청에 도착했다. 현관은 안내 표시도 없고 조용했다. '음 이건 뭐지?' 하며 핸드폰에 저장한 포스터를 확인했다. 장소는 구 세종교육청이다. 20분을 더 가야 했다.
목작가는 가끔 페이스북에 강한 논조의 글을 쓴다. 말투나 목소리가 강한 느낌일거라 생각했는데 말랑말랑하다. 마치 무용을 한듯 몸가짐이나 손동작도 우아하다. 나긋나긋하면서 웃음 가득한 모습이 신선하다. 작가의 외동딸 칼리의 이야기를 주로 한다. 미운 7살이여서, 중2여서 유난스러움이 아니라 어른들이 해결해주지 못한 문제가 하필이면 그 나이때 폭발한다는 말을 한다. 요즘 애들이 괴물이 되는 이유는 어른들이 문제라고.....
4살때 칼리를 잠시 잃어버렸을때, "내가 지금까지 이 아이에게 아낌없는 사랑을 주었나?" 하는 생각을 하며 아이의 미래를 위해 아이의 오늘을 희생시키지 말자는 교육목표를 정했다고 한다. 학교에서 돌아오면 "오늘 하루 행복했니?, 칼리 행복하니?"라는 질문을 자주 했단다. 어제 우리 아이에게 "오늘 행복했니? 지금 행복하니?"하고 물어봤더니, 다행히 행복하단다.
초등 고학년때 아이가 한창 시크하고 엄마에게 화를 낼때, 한 달에 한번 아이를 낯선 카페에 데려가서 대화를 나누었단다. "요즘 많이 힘들지? 엄마한테 왜 그러는거야? 엄마도 많이 힘들어....이야기해줄래?" 아이와 한달에 한번 데이트를 통해 아이가 엄마에게 가졌던 부정적 감정을 치유하며 더욱 돈독한 관계가 되었다네.
프랑스 중학교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모국어 불어수업 시간도 인상적이다. 첫날 과제는 읽고 있는 소설책 가져오기 란다. 책을 가져오지 않으면 벌점 1점을 부과하는데, 독서리포트 5개를 제출하면 벌점은 사라진단다. 자기가 읽고 있는 소설을 친구들에게 소개하고, 친구들은 그 책을 읽고 리포트를 작성하면서 빅톨 위고를 알고, 까뮈를 알아간단다.
존경하는 인물이나 롤 모델을 강요하지 않고 절대 물어보지 않으며 대부분 존경하는 인물이 없단다. 도서관이나 집에 위인 전집이 없고 위인이라는 생각 자체를 하지 않으며, '커서 뭐가 되고 싶어요'라는 질문도 하지 않는다네. 각자의 가치대로 살아감이다. 그림을 잘 그리면 너 예술가구나, 꽃을 좋아하면 너 플로리스트 구나...하며 아이에게 자긍심과 인정을 해주는 분위기가 인상적이다.
목작가가 아이에게 바라는 건 스트레스 받지 않고 행복하게 살기.
마음으로는 그런 생각을 하지만 참 어려운 이야기다. 그저 내려 놓기엔 아이의 미래가 불안하니....
프랑스의 여유로운, 진정한 선진 교육 환경이 부럽다.
오래전에 목작가의 책을 읽으며,
그녀의 자유로움, 깊은 독서로 인한 뚜렷한 소신, 자신감과 자기 확신이 매력적이었다. 외모도 아름답네.
* 한달에 한 번 정기적인 도서 구입.
'어쩌다 보니 50살이네요'는 친구를 주고 다시 구입했다. 가끔 읽어도 좋을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