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까지 우리도서관에서 북페스티벌이 열린다. 평생학습축제를 북페스티벌로 바꾸면서 1회때 담당했고 올해 5회째다.

다행히(?) 옆 팀 소관이라 지원만 하면 된다. 담당과 지원의 차이는 굉장하다. 담당은 행사 한 달 전부터 야근하고, 행사날 비가 오면 어쩌나하는 걱정으로 잠 못 이룬다. 심지어 소나기가 세차게 내려 행사를 망치는 악몽을 꾸기도 한다.


 

그에 반해, 지원으로서 내가 할 일은 단순하다. 교육청에 초대장 직접 들고 가서 인사하고, 외부에 초대장 발송하는 일을 도와준다. 당일에 개막식 및 축하공연때 써포트만 하면 된다. 그리고 은희경 작가 강연회 진행을 했다. 2일동안 출근하는 수고로움만 제외하면 할 만 하다. 축제는 첫 단추를 잘 끼운건지 큰 틀은 벗어나지 않았다. 야외무대에서 학생들 공연이 이어지고, 강당에서 작가강연회가 열리며, 도서관, 출판사, 프리마켓등 체험부스가 꾸며진다. 

 

 


 

은작가는 나보다 열살이나 많음에도 불구하고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말을 상기하듯 열살은 젊어 보이는 동안이다. 검정 원피스에 청자켓, 긴 웨이브 헤어 스타일이 잘 어울린다. 목소리는 40대... 비결이 뭘까? 소녀같은 생각, 소녀같은 외모, 작가로서의 명성? 얼마전 청자켓 사놓고 아직 입지 못했는데 용기를 내서 입어야겠다.

강연 주제는 ‘문학, 자기주도적 삶을 사는 방법‘이다. 자기주도적 삶을 살기 위해, 틀을 벗어나서 살고 싶은 사람에게 필요한건 소설읽기란다. 다소 상투적일수 있지만 작가는 이방인과 돈키호테를 이야기하며 소설 읽기를 풀어간다. 다양한, 파란만장한 소설속 주인공을 보며 그 입장에서 생각해보기, 주인공은 왜 그런 선택을 했을까? 소설을 통해 유연한 사고를 키우고 다양성을 인정하면서 나만의 잣대, 가치관 정립하기. 지금 당장 삶이 변하지는 않지만 최소한 내가 어디쯤 와있나. 잘 가고 있나, 앞으로 어떻게 살까 하는 방향은 정립할 수 있겠다.

 

글 잘 쓰는 법을 묻는 학생에게 경직된 사고만 아니면 된다는 답을 준다. 문득 앞만 보고 달리는 경주마 같은 친구가 생각난다. 이 친구는 늘 모 아니면 도다. 자신의 사고가 중요하며 나머지는 다름이 아니라 틀린거다. 어찌나 생각이 확고한지...이런걸 자기주도적 삶이라고 하긴 어렵다. 편협된 시각일뿐.

또한 혼자만의 시간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한다. 혼자 여행가기...자신을 돌아보고, 어디쯤 와있나 점검하는 시간. 화요일쯤 하루 쉬면서 바다 보러 갈까? 에너지 충전을 위해서는 바다가 최고다. 가을이 가기전에 혼자만의 여행에 도전해야겠다. 그러고보니 늘 함께 였네. 가족, 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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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9-24 15:2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제가 뵈었을 땐 땋은 갈래머리에 빨간 하히힐을 신고 계셨다능~~^^
손주 있으시대요ㅋ

세실 2017-09-24 17:10   좋아요 0 | URL
오호. 빨간 하이힐까지~~~
전혀 할머니 같지 않으신 할머니.
더욱 노력해야 겠습니다. 청자켓도 입고, 롱헤어도 하구ㅎㅎ

페크pek0501 2017-09-27 18:2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자기주도적 삶이라, 멋지군요.
삶에 질질 끌려 다니지 않기...
저는 청바지를 10년 뒤에도 20년 뒤에도 계속 입을 겁니다.

세실 2017-09-28 13:29   좋아요 1 | URL
호호호 페크님 청자켓은요? 저 오늘 입고 왔어요~~~~~
자기 주도적 삶 중요하죠.
어제 목수정 작가 강연 들었는데....확신에 찬 모습이 멋졌어요.
깊이 있는 독서력도 한 몫 한듯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