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장님이 나를 지칭하면서 '곧 승진 대상자이오니 한개라도 잡으면 아니되옵니다' 하는 읍소형 멘트덕분인지 감사는 무사히 지나갔다. 물론 근무한지 4개월 밖에 되지 않아 지적하기도 애매하겠지만. 감사가 끝나면 여유있겠지 했는데 현장에서 처리하라는 '현장조치'와 감사후 지적사항에 대해 '조치했다'는 결과물을 제출해야 하는 지라 책상위에 서류를 산(?) 만큼 싸놓고 열심히 일하고 있다. 내일까지 처리하면 대충 마무리 되겠지.
그 다음엔 도서 구입 2천만원에 대한 계약을 체결해야 한다. 2천만원의 도서는 대부분 신간도서 위주라 관내 도서관별로 주제를 나누어 공동목록을 작성했다. 가감승제를 하고 나면 쉽게 마무리된다. 공개 입찰을 해서 업자 선정했으니 계약서 쓸 자료 준비하고, 추가분에 대한 입찰 자료도 만들어야 한다.
연말이 되면 도서관 예산을 재점검해야 한다. 12월까지 집행해야 할 공과금, 난방비, 출장비, 간행물 비, 평생교육강좌 강사수당, 도서구입대금 등등 도서관 살림 전반을 체크하고 부족한 부분에 대해 방도를 생각해야 할듯. 물론 마이너스가 되면 큰일 나겠지.
다음주엔 도내 사서 전체가 참여하는 사서 연찬회가 월, 화요일에 있다. 장소는 대천에 있는 수련원. 늦가을 바다도 보고, 사서직들과 만나 토론도 하다보면 1박2일은 금방 지나갈듯. 가기 싫다고 하면서도 꼭 참여하게 된다. (나이가 든 걸까?)
점심으로 떡국을 시켜 먹고, 잠시 산책을 했는데 세찬 바람으로 눈을 뜰 수가 없었다. 가을을 만끽하기도 전에 겨울이 성큼 다가온 느낌이다. 출, 퇴근길에 즐거움을 안겨주던 초록의 플라타너스 잎은 어느새 주황빛이 되고, 갈빛이 되고, 그나마 남아있던 낙엽도 떨어져 버렸다. 앙상한 나뭇가지만 남아 있다. 벌써 겨울이 시작된 걸까? 그렇게 또 11월은 눈 깜짝할 사이에 끝이 날듯 하다.
여우꼬리) 사서와 관련이 적은 업무를 하면서 딱 1년만 하고 넘겨줘야지 했는데 점점 이 일에 매력을 느끼게 된다. 그동안은 산의 나무만 보고 살았는데 산 전체를 바라보는 눈이 생기는 듯 하다. 의욕이 점점 많아지면 인생 궤도가 수정될듯 하여 참고 있지만 자꾸만 자꾸만 욕심이 생긴다. 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