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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 11시쯤 잠 드니 새벽에 깨어난다.
매일 한 시간 정도 책 읽는 시간.
망설임을 최소화해 5초 되기 전에 일어나려 노력한다.
침대에 누워 읽기 보다는 공부방에서 따뜻한 차 한잔과 정자세를 하고 읽는다.
습관이 되면 드립 커피 한잔의 여유도 만끽해야겠다.
재작년(1년 1개월전인데 어느새!) 일본에서 사온 9,900원의 옅은 분홍색 후리스는 따뜻함을 더해준다.
새벽에는 수면 양말도 꼭 신는다.
새해 첫 책은 톨스토이의 ‘안나 카레니나‘
몇년 전에 읽은 책이지만 참 생소하다.
2권째 읽는 중인데 진정한 주인공은 이 책 전반에 영향을 끼친 레빈과 그의 부인 키티인듯.
첫 만남에서 어긋났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자연스럽게 진정한 사랑을 깨달은 두 사람.
키이라 나이틀리 주연의 영화도 함께 봤는데 키티와 레빈이 결혼을 하고 집에 도착했을때 병든 형을 보고 당황한 레빈.
키티에게 형의 존재를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고 했지만 형을 돌보는 키티.
형의 아픈 몸을 정성스럽게 닦아주는 키티의 모습은 천사였다. 레빈의 감동하는 눈빛이라니......
키티와 브론스키가 결혼했다면?
안나와 브론스키는 괜히 짠하다.
첫만남부터 불행한 결말이 보이는데...
하지만 어느새 안나도 브론스키도 이해할 나이가 되었다.
˝준마는 그 낙인으로 알고, 사랑을 하는 젊은이는 그 눈으로 알 수 있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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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자리 변동은 없다.
빈자리가 나고 그 자리에 갈 수도 있었지만 그냥 잔류하기로 했다.
새로운 업무를 할 용기도 없고, 현재 자리가 주는 익숙함과 여유도 벗어나기 힘들었다.
이제 그런 나이가 되었다.
친구가 작년 11월에 특정 주식을 사라고 일주일을 졸랐다.
친구라고 하지만 초딩 고학년때 전학 갔고, 이전 도서관에 놀러와 커피 한잔 마신 남자사람 친구.
백만원어치만 살까 하다 주식 계좌 입금이 안되어 포기했는데....
그 주식이 장당 십만원씩 올랐다. 10주면 백만원을 2달만에 버는건데...
나에게 요행은, 번외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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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님 따라 발레를 배우고 싶어 문화센터에 알아보니 영어회화 시간이랑 겹친다. 이제 1개월된 영어를 포기하고 발레를 배워야하나? 한달만 고민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