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오후에 수녀님의 전화를 받았다. 마리 폴 수녀님. '이상한 나라의 폴' 처럼 수녀님 목소리도 폴폴~ 항상 웃음 한가득 담으시고, 목소리가 시원시원 하시다. 약간 하이톤이면서 부드럽고~ 성악가 처럼 참 리드미컬한 목소리를 가지신 수녀님. 얼마전 성당 성물방에서 묵주를 이것저것 고르고 있었는데 "세실리아 묵주 사려고? 내가 예쁜 묵주 선물할께요" 이러신다~ 와. 그땐 우리 성당으로 오신지도 얼마 되지않았는데.....역시 난 선물에 약한지 그때부터 그 수녀님이 무작정 좋아졌다.
그런 수녀님이 전화하셨으니 나도 기분이 들떠서.... 금방 목소리 알아듣고....넘 넘 반가웠다. 처음엔 "세실리아 목소리 듣고싶어서 전화했어요. 새해 복 많이 받고.... 내가 사실 할이야기가 있는데 가정미사에 나올수 있어요" 무조건 오케이를 하고 보림, 규환이를 데리고 평소에는 가지 않던 저녁 7시30분 미사에 참여를 했다.
미사가 끝난뒤 수녀님과 만났는데 "우리 주일학교에는 결혼하지 않은 선생님들이 대부분이라 엄마선생님이 필요해요. 내가 곰곰히 생각하고, 기도했더니 하느님이 답을 주시네. 우리 세실리아 자매님이 큰 재목이라고.....초등부 1학년 담임을 맡아주세요" 헉. 이제까지 한번도 하지 않은 주일학교 교사라...내가 대학생이거나, 결혼전이었다면 기꺼이 하지만... 주말에 특근도 해야하고, 기도도 게을러서 하지 못하는데 어떻게.... 그러나 머리와는 달리 입으로는 쉽게 "하겠습니다" 했다. 이것도 주님의 뜻? 집에 와서는 걱정이 되어 안절부절.... 가만 우리 알라딘님중에 성당 주일학교 선생님이 누구셨더라? 치카님? 암튼 긴급 수배합니다. 저좀 도와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