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집권플랜 - 오연호가 묻고 조국이 답하다
조국.오연호 지음 / 오마이북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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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는 쓰지 않지만 참 괜찮은 사람...... 

진보.개혁 진영의 사람들은 예리한 비판에 능하죠. 그런데 비판을 너무 심하게 하면 비판을 받는 사람에겐 상처가 남습니다. 개인감정이 상하게 되면 상대방 말이 맞아도 같이하기 싫어지죠. 이런 일이 생겨서는 안 됩니다.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되 서로의 장점을 인정하고 살려주면서 합의점을 찾는 식으로 작업해야 합니다. 진보.개혁 진영 내에서 벌어지는 논쟁들이 서로 할퀴는 논쟁으로 변질되는 경우가 많이 있기에 가슴이 아파서 드리는 말씀입니다. p.40

진보. 개혁 진영의 사람들은 매력있는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진보의 가치만이 아니라 그 말을 하는 사람도 매력적이어야 합니다. 그래서 자신을 보수라고 여기는 이들이 '저 사람 생각에 동의하진 않지만 저 사람 괜찮은 사람이야, 믿을 만해"라고 생각하도록 만들어야죠. 이런 일을 진보, 개혁 진영의 사람들이 잘하지 못하는 것 같아요. 
제 친구, 지인들은 크게 네 가지 그룹으로 나뉩니다. 생각이 진보적이고 인간적으로 좋은 사람, 생각은 진보적인데 인간적으로 싫은 사람, 생각은 보수적인데 인간적으로 좋은 사람, 생각이 보수적이고 인간적으로도 싫은 사람입니다. 이념, 가치의 문제와 인간의 문제는 항상 잃지하지 않거든요. 과거 민주화 운동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도덕적 우월감을 내비치거나, 상대방과 소통하기 보다는 가르치고 지시하려 한다면 좋아하는 사람이 없겠죠. 생각이 다른 사람과도 그 사람의 고민과 처지를 인정하면서 조금씩 소통하게 되면 서로 인간적 신뢰가 쌓이게 됩니다. p.41-42 

다른 정치인들이 배워야 할 유시민의 강점 중 하나는 책으로 대중과 직접 소통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점 아닐까요? 그가 가장 최근에 쓴 <청춘의 독서>를 읽어보면 그를 좋아하지 않을 수 없게 되죠. 정치권에서는 '싸가지' 없다는 말까지 듣지만 그 책을 읽으면 그의 지식과 지혜, 고뇌뿐 아니라 비전, 나아가 겸손까지 느껴지거든요. 지식정보화시대에는 한 국가의 지도자가 되려면 마이크 잡고 짧게 감각적으로 말 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한 권의 책으로 자신을 드러낼 수 있는 능력도 필요한 것 같아요. p.276 

넬슨 만델라가 인용하면서 유명해진 윌리엄 헨리의 시 <인빅투스>의 한 구절을 빌려 말하자면, 우리는 '정복되지 않는 영혼'을 가져야 합니다. 진보와 개혁의 길에서 순간 순간 고민될 때가 있을 겁니다. 그때는 록 밴드 '이글스'의 명곡 <데스페라도>의 다음과 같은 가사를 기억하십시오. "다이아몬드 여왕을 뽑지 말게나. 그녀는 가능한 때가 오면 당신을 때려눕힐 거야. 하트 여왕이 언제나 자네가 걸 최고의 패란 것을 알고 있지 않은가." p.315

나는 세상을 바꾸려는 사람의 매력은 세가지에서 나온다고 본다. 첫째는 그가 내세우는 가치다. 왜, 어떻게 세상을 바꾸려 하는지, 그 정치철학에 사람들이 끌려야 한다. 둘째는 그의 인간 됨됨이다. 살아온 길은 물론, 품성에 이르기까지 저 사람이라면 함께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야 한다. 셋째는 권력의지다. 세상을 크게 한번 바꿔보겠다. 어떤 고난을 당하더라도 내가 앞장서겠다는 의지가 확실해야 한다. 그래야 지지자들이 따른다. p.31 

참고

Invictus / William Ernest Henley  (1849-1903)    
                                     
Out of the night that covers me,
Black as the Pit from pole to pole,
I thank whatever gods may be
For my unconquerable soul.

In the fell clutch of circumstance
I have not winced nor cried aloud.
Under the bludgeonings of chance
My head is bloody, but unbowed.

It matters not how strait the gate,
How charged with punishments the scroll,
I am the master of my fate;
I am the captain of my soul.

굴하지 않는다

온 세상이 지옥처럼 캄캄하게
나를 엄습하는 밤 속에서
나는 어떤 신들에게든
내 굴하지 않는 영혼을 주심에 감사한다.

생활의 그악스러운 손아귀 속에서도
난 신음하거나 소리 내어 울지 않았다.
우연의 몽둥이에 맞아
머리에서 피가 줄줄 나도 숙이지는 않는다.

천국문이 아무리 좁아도,
저승명부가 형벌로 가득 차 있다 해도
나는 운명의 지배자요
내 영혼의 선장인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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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고양이 2011-04-24 14: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용구를 읽으니, 정말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을 수백번 하면서도.. 계속 비실대고 있으니. 후아.
언니.. 시가 좋은데요.
내 영혼의 선장, 내 운명의 지배자라.. 힘을 내야겠어요. 언니두 좋은 한주!

세실 2011-04-24 16:42   좋아요 0 | URL
그렇죠. 님도 재밌게 읽으실 거예요.
리뷰를 쓰기엔 좀 그렇고, 읽으면서 괜찮았던 구절만 적어보았습니다.
조국교수 참 멋져요. ㅎㅎ
화이팅해요. 우리!

양철나무꾼 2011-04-26 00: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진보가 개혁의 대안이 될 수 있을까...좀 회의적이어서,
그렇게까지 매력적이지는 않았지만요...암튼~

영혼의 선장이 있다면 그를 따르고도 싶어지는 걸요~^^


세실 2011-04-26 22:56   좋아요 0 | URL
개혁의 대안이 될수도 있지 않을까요?
이 책 읽어보시면 님도 분명 조국교수 매력적으로 생각할거예요~~~ ㅎ

꿈꾸는섬 2011-04-27 15: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 읽었어요. 리뷰는 못 썼지만요.
진보가 개혁의 대안이 될 수 있을까에 대한 회의적인 생각은 양철댁님과 같은 생각인 것 같아요.
그래도 멋지긴 멋져요.^^

세실 2011-05-01 15:07   좋아요 0 | URL
개혁의 대안이 될 수 있을까는 아니더라도 진보는 꼭 필요하죠.
진보는 저에게 늘 로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