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어제 내년에 있을 '책날개'운동 사업설명회가 있었다. 300여명의 선생님들이 참석하고 여희숙선생님의 특강으로 이루어졌다. 일단 도교육청에서 행사를 한다고 하면 부득이한 경우를 제외하고 출석률이 참 높다. 공공도서관 행사시 인원동원이 어려운 점을 생각하니 씁쓸하다.

여희숙선생님은 그저 아무런 보상도 없는 자유로운 책읽기를 강조하신다. 가장 사라져야할 행사는 독서퀴즈. 아이들이 책을 책이 아닌 문제집 수준으로 보게 되니 역효과라고...독후감대회도 그런 맥락으로 안했으면 좋겠다고.

2.
하지만 이미 사이버독후감대회를 열었고 4,250명이 참여한 가운데 성황리에(?) 끝이 났다. 사서교사 20명이 심사위원으로 참여하고, 1차는 온라인 평가, 2차는 오프라인 평가로 이루어졌다. 나름 최선을 다하는 마음으로 밤을 새워 읽어보고 평가를 했다고 한다.
그런데 민원전화가 온다.
"우리 애가 학교 대표로 독후감대회때마다 대상을 받았는데 여기서는 장려상도 못받아서 서운하다고, 책을 3번정도 읽고 내용과 생각, 느낌을 잘 표현했다고 생각하는데 뭐가 문제냐"고. 
음 문제는 뭐 심사위원의 주관으로 아니다 생각하면 아닌거지..
독후감 평가기준이 나랑도 다른걸 뭐.
내용을 읽어보니 중 2 수준을 훨씬 뛰어넘는 고등학생 수준이다. 이만하면 흠잡을때 없다. 결국 "심사위원의 평가기준이 다른거고, 평가를 떠나서 참 잘쓴 글이다. 이번 대회로 위축하지 말고 열심히 써봐라. 내년에도 꼼 참여해라" 이렇게 그 학생과 직접 통화를 하며 달래는 것으로 끝이 났다. 
내 아이가 상을 타지 못했다고 주최측에 전화하는 그 용기와, 아이의 상처를 달래주려는 엄마의 마음.  글쎄?

여우꼬리) 내년엔 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좀 더 고민을 해야겠다. 여희숙 선생님이 강조한 독서수준 상위 10% 아이들에게만 혜택이 돌아가는 그런 행사는 하지 말고, 정책을 기획하는 측에서는 하위 40% 학생들을  겨냥한 프로그램을 추진해야 한다는 그 말씀이 와 닿는다. 하긴 상위수준 10% 아이들은 날때부터 책을 좋아하는 아이들로 태어났다고 하지...
(여기서 상위 10%의 개념은 순수한 독서수준이다. 물론 그런 아이들이 공부도 상위 10%일수도 있겠지)
상위 10% 아이들은 집에 책이 없으면, 옆집 친구꺼 빌려보거나, 도서관에 가서 산단다. 고개가 끄덕끄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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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사이 2009-12-12 12: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위 40% 학생들을 위한 프로그램!
너무 멋져요.
늘 상위 2%를 위해 짜여진 세상에 익숙하게 살았잖아요.
근데 좋은 방법을 짜내야하는 세실님이 너무 힘들까봐 걱정되네요.
힘내세요, 세실님!!!

세실 2009-12-13 15:36   좋아요 0 | URL
그런 아이들에게 독서흥미를 갖게 하는 것 참 중요하지요..
뭐가 좋을까요? ㅎㅎ
내년도 책날개 사업이 각학교 1학년 교실에 학급문고를 만드는 것이니
그저 읽게 하면 좋겠지요?

hnine 2009-12-12 13: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희숙 선생님이 말씀하신 아무런 보상없는 자유로운 책읽기 방법에도 공감은 합니다만, 아마 책읽기마저도 점수화, 실적화되어가는 경향에 대한 경고쯤으로 생각하고 싶네요. 초등학교 아이들에게는 어떤 형식이든 '보상'이 주어지는 제도가 무엇을 더 많이, 잘 하도록 격려하는데 큰 역할을 하는 것은 사실이니까요. 다린이네 학교에도 책을 읽고서 그 책에 관한 내용에 관한 문제를 풀게 하여 포인트를 받는 제도가 있는데, 그 문제를 몇개 맞췄느냐 하는 것은 상관없고 문제 푼 횟수만 기록으로 누적이 되어 학기말에 자그마한 선물 (책 한권 ^^)을 받더군요.
자기 아이 상 못받았다고 학교에 전화하는 엄마, 휴~ 그냥 자기 아이에게 어떤 점이 부족했는지가 알고 싶어서 문의 전화 하셨다고 생각하고 싶어요.
세실님 페이퍼 읽다보니 저도 저희 동네 도서관 행사들을 좀더 관심있게 보고 참석도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세실 2009-12-13 15:39   좋아요 0 | URL
그쵸. 입학사정관제가 되면서 독서실적이 변질될 우려가 있습니다.
극성스러운 학교는 독서퀴즈, 독서골든벨 한다고 하면 인근 학원에서 예상문제를 뽑아 학원생들에게 돌린다고 합니다. 슬픈 현실이죠...
뭐가 오른지 힘들어요.
요즘 도서관에 다양한 행사 많이 합니다. 이용하시면 좋을듯.
주부독서회는 어떠세요?

꿈꾸는섬 2009-12-13 23: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많이 바쁘셨겠어요.^^ 저 하마터면 오독할뻔했어요.ㅎㅎㅎ(세실님이 전화를 하셨다고....)
심사위원의 심사기준이 다르다는 걸 그 엄마가 이해하셨을까 싶어요. 이런 행사들로 소외되어있는 학생들에게도 기회가 주어진다면 정말 좋은 일일 것 같아요.^^

세실 2009-12-17 12:15   좋아요 0 | URL
호호호. 전 절대 전화 안합니다.
그쵸? 요즘 소외된 아이들을 위한 프로그램 연구중입니다.
좋은 아이디어 있음 알려주세요.

소나무집 2009-12-17 23: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실님, 저 원주로 이사 와서 첫나들이로 도서관 다녀왔어요.
님 서재에서 이름을 익힌 여희숙 샘이 강연이 있더라구요.
오늘 강연 주제는 도서관 친구들(자원활동가모임)이었어요.
소외 계츠 아이들의 독서 수준은 정말 심각하다는 걸 저도 완도에서 경험하고 왔어요.
드림스타트에서 자원봉사를 했는데 책읽기가 습관이 되지 않은 아이들이 많아서 그림책 한 권 읽고 수업하기도 힘들었어요.

세실 2009-12-19 09:58   좋아요 0 | URL
참 멋지시죠. 제가 좋아하는 분입니다.
역시 도서관 이용하시는분은 어디에서든지 빛이 난다니까요~~
원주에서도 멋진 활약 기대하겠습니다.
가정에서의 유아기 독서가 독서습관 형성에 큰 도움이 되는데 안타깝습니다.

꿈꾸는잎싹 2009-12-18 15: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잠시 세실님 아이가 상을 못받았다는 걸로....ㅋㅋ
그 어머니 참 대단한 용기(?)시네요.ㅎㅎ

저도 가끔 아이가 작품을 내고 '왜 내가 안 뽑혔지?' 이러면
'음~~ 심사위원들마다 보는 눈들이 틀리시니까?' 이런 말을 하곤 했는데...

개인적인 경험으론 상을 너무 의식할 때 보다 걍 생각없이(?)...
사심없이라는 표현이 맞겠죠? 그럴 때 더 좋은 결과가 있더라구요.
그냥 주관적인 생각이지만요.ㅎㅎ
대회 치루시느라 수고많으셨네요.

세실 2009-12-19 10:01   좋아요 0 | URL
제 아이들 상 못 받았다면 당연히 심사위원의 주관 또는 아이의 능력 부족이라고 생각하지요. 내아이가 최고라는 생각 이미 버린지 오래인데 아직도 그런 생각을 갖고 계신 부모님들이 많네요.
내년에 혹시 또 하게 된다면 좀 더 심혈을 기울여야 겠다는 생각 했습니다.

순오기 2009-12-27 11: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 지역에선 심사기준을 미리 제시하니까 크게 문제는 없는 거 같던데요.
예전에 모자독후감 부분에 응시했다가 수상권에 못 들어서 문의했더니 그런 책이 있는 줄 몰랐다고...출간돼 서점에 깔리기 전에 작가에게 바로 받아서 참여했었거든요. 전화한 엄마~ 나 같은 사람인가 봐요.ㅋㅋㅋ
리뷰대회도 그렇지만 독후감이나 백일장에 나가서 아이가 쓴 글 읽어보면 금상이다 동상이다 감이 잡히더라고요. 거의 벗어난 적 없어서~ 울 애들이 멍석 깔으라고 하거든요.^^

세실 2009-12-30 09:07   좋아요 0 | URL
호호호. 그런가 봅니다. 제가 봐도 잘 썼어요. 4,250명이 참여했고, 20명이 심사를 하니 힘들기도 했죠. 첫해라 시행착오를 많이 겪었습니다.
내년엔 좀 더 심사숙고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저도 적극적으로 심사에 참여해보려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