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갑게 내리쬐는 뙤약볕을 저만큼 바라보는 놈들의 머리 위로, 둥구나무 무성한 이파리마다 매미 소리가 물 소리를 내며 쏟아지는데, 때 맞추어 건듯 불며 물 소리를 쓸고 내려오는 바람이시원하다.  - P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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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고수비(眼高手)라는 말이 있어서, 마음은 크고 눈은 높아도 재주가모자라 손이 눈을 따르지 못하는 것을 탄식하기도 한다만, 수비는 나중이야기고 우선은 안고가 되어야 한다. 보는 눈이 먼저 열려야 분별을하게 되고, 눈에 격이 생겨야 그 격에 이르려고 부지런히 손을 익힐 것아니냐. 타고난 재주가 아무리 출중하고, 일평생 익힌 솜씨가 아무리능란해도, 눈이 낮은 사람은 결국 하찮은 몰풍정(沒風情)을 벗지 못할것이다. 그러니, 다른 무엇보다, 사람은 눈을 갖추어야 하느니라."
- P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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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썰미 야물고 매운 - P2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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뛰애애액.
기적이 운다.
저 소리의 이름을 ‘기적‘이라 지은 이는 누구였을까..
그는 어떻게 이 시꺼먼 몸뚱이에서 저토록 우람하게 토해 내는 증기의 산더미 구름을 보면서, 쉰 목소리로 토해 내는 저 엄청난 굉음 탁성을 가리켜 기적(汽笛), 증기의 피리 소리라고 할 수가 있었단 말인가.
- P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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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지 않고 천 년을 산 소나무는 그 가슴속에 구슬이 열린단다. 송진이 어리고 어려서 고약마냥 엉기고, 또 세월이 가고 가서 한 천 년 지나면 이제는 돌덩어리같이 단단하고 해같이 말간 구슬이 되는데, 그게바로 호박이니라."
- P175

"전생에 은인이나 원수가 금생에 부부로 난다는데. 은혜를 갚을래원수를 갚을래도, 멀리 있어서는 어려운 일이거든. 바로 지척 가까곳에 한 몸이나 다름없는 관계로 만나야, 선연(善緣)이든 악연(惡緣)이든 지은 대로 갚고 받을 것이 아닌가."
- P1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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