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참 좋다' 

경춘선 숲길을 함께 걷던 친구가 말했다. 경춘선 숲길이 마음에 들었는가 보다. 친구는 6년 여 동안 외국생활을 하다 돌아온 지 3개월 정도 되었다. 외국에 나가기 전에 서울에 20년 넘게 살았지만 이 길은 처음이라고 했다. 


고등학교, 대학교, 대학원을 함께 다녔으니 30년이 넘은 친구다. '세월이 참 빠르다.' 생각하며 피식 웃었다. 어르신들이 자주 하시는 말씀인데. 어느덧 나도 그런 나이가 되었다.


얼마 전에 '걷기의 말들'을 읽었다. 지은이 마녀체력의 걷기 예찬서이다. 더불어 걷기를 통해 삶을 성찰한 내용이었다. 어제 친구와 함께 걸으며, 서로의 삶을 나누었다.


경춘선 숲길을 아내와 자주 걸었다. 봄에는 꽃들로 가득했고 여름에는 푸른 빛깔의 다양한 식물들의 싱싱하고 맑은 향기가 좋았다. 가을에는 단풍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으면 꽤나 멋진 작품이 나오곤 했다. 


지금은 볼거리가 없다. 아쉬웠다. 그런데 주변 풍경을 보고 즐기느라 함께 걷는 이와 속 깊은 대화를 나누기 어려웠던 봄, 여름, 가을과 달리 지금은 마음을 빼앗길 만한 볼거리가 없으니 서로의 말에 에 집중할 수 있어 좋았다. 나의 '걷기의 말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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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쓰는 법 - 독서의 완성 ㅣ 땅콩문고
이원석 지음 / 유유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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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본다'가 아니라 '책을 먹는다'는 말하기도 한다. '책을 본다'는 말이 눈으로 글을 읽는 현상을 가리킨다면 '책을 먹는다'는 책을 음식에 비유해서 읽은 글을 해석해서 자신의 삶에 적용하는 것을 말한다. 이 책은 좋은 음식(책)을 제대로 잘 먹는 법(평가)을 알려준다.

서평의 일차적인 목적은 서평을 읽는 독자를 자기의 주장으로 끌어들이고, 독자에게 서평자의 생각을 받아들이게 하는 것이다 - P24

책은 항상 새롭게 읽혀야 한다. 그리고는 이는 무엇보다도 서평을 통해 구현된다. - P30

좋은 독서는 독자가 자신의 세계에서 벗어나 낯설고 새로운 세계로 나아가게 만듭니다. 이를 위해 독자는 한편으로 책을 읽기 전에 자신을 비워야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 책 속으로 자신을 온전히 던져야 합니다. - P30

평가 없는 서평은 공허하나, 요약 없는 서평은 맹목적이다. - P80

세상의 지식 영역에 대해 가능한 한 넓게 알아야 하고, 서평의 대상이 자리한 영역에 대해 깊이 알아야 한다. - P102

얄팍한 지식이 그저 지적으로 부실한 식품이라면 왜곡된 지식은 영혼에 해로운 식품이다. - P137

영감과 통찰은 대부분 끝없는 인내로 퇴고를 거듭하는 가운데 나타난다. - P160

우리가 쓰는 오늘의 서평에 우리가 사는 사회의 내일이 달려 있다. - P1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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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얼빈
김훈 지음 / 문학동네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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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심을 했다.

2023년을 시작하며

김훈 작가님의 '하얼빈, 칼의 노래, 남한 산성'을 읽어보기로..

 

이 3권을 나는 ‘김훈 작가 3부작’으로 이름지었다.

읽는 순서는 가장 최근작인 '하벌빈'부터 시작했다

 

두 갈래였다.

먼저 하얼빈을 읽어본 지인들은

'너무 좋았다'와 '조금 실망스러웠다'는 두 반응으로 나뉘어졌다.

 

나에게는 어떨까?

기대감을 갖고 첫페이지를 열었다.

실망까지는 아니지만 그래도 기대했던 바에는 미치지 못했다.

'내밀하지만 치밀하지 못하다'는 느낌이다.

 

이제껏 영웅으로만 보였던 안중근을

인간적인 면들을 그려주고 있어서 좋았다.

그런데 깊이 들어가지 못한 느낌이다.

 

뭐라할까?

최종본이 아닌 중간본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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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넷플릭스)



아주 짧은 다큐이다. 하지만 아주 깊은 여운을 남긴다.

 

다큐는 짐바브웨의 밀렵 방지 군단 '아카싱가' 이야기이다. 묵직한 군화발소리로 시작해서

아카싱가의 새로운 대원을 뽑는 과정을 보여준다.

 

아카싱가의 대원은 모두 여성이다. 아카싱가는 밀렵을 방지하는 일을 한다. 밀렵꾼들은 코끼리는 물론이고 밀렵을 방해하는 사람도 죽인다. 그런 밀렵꾼들에 막서는 이들이 아카싱가이다.

 

지원자들이 다른 지원자들 앞에서 지원동기를 말하는 장면이 가장 인상적이다. 남편을 잃고 자녀들을 부양하기 위해서, 가난 때문에, 남편의 가정 폭력에 시달렸던 과거 때문에 지원했다며 말한다.

짐바브웨의 사정은 잘 알지 못하지만 여성이 살기에 아주 힘든 곳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런데 세계 그 어느 곳이든지 여성은 위대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낀다. 


'아카싱가 대원은 한 무리이지만 한 가족으로 뭉쳐야 해요. 한 팀, 한 무리처럼 일하고 서로를 도와야 하죠. 자매가 되는 거예요' 아카싱가 대원 Sgt. Petronella Chigumbura의 말이다.

살해위협을 하는 밀렵꾼들에 맞서 싸우기 위해서 아카싱가대원들은 자매가 된다.

 

'우리가 요구하는 건 두가지 였다. 기개와 용기, 그 2가지를 갖췄다면 전투는 우리가 알려주면 된다

이 다큐에 나오는 유일한 남성이자 아카싱가 순찰대 설립자 Damien Mander의 말이다.


고난과 역경에 맞서는 '기개'와 '용기' 그리고 '연대'(자매애)는 세계 어느 곳에서든지 사회적 약자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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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년 넘은 친구가 전화했다. 다른 친구들과 점심 약속이 있으니 오라는 거였다. 다들 30년 지기 친구들이다.

 

그런데도 식사 자리는 별로 가고 싶지 않았다. 친구에게 말했다. '밥 먹자고 하거나 커피 마시자고 하면 나갈 생각은 없는데 산에 가자고 하면 꼭 나간다' 그래서 식사 자리는 안가고 식사 후에 만나서 둘이 북악산 성곽길을 걷기로 했다.

 

4호선 한성대 입구역에서 만났다. 혜화문에서 출발해서 경신고등학교, 서울 과학고를 지나서 와룡공원으로 올라갔다. 친구는 북악산 성곽길을 처음 가본다고 말했다. 친구는 지리산이 있는 구례에서 태어나서 자라서 산을 잘 탔다. 말바위 안내소를 거쳐서 숙정문을 지나서 백악마루에 올랐다. 말끔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눈 앞에 펼쳐진 광화문 일대, 그리고 뒤편에 평창동 풍경이 볼만했다.

 

성곽을 따라 부암동 방향으로 내려오던 길에 문득 그런 생각이 올라왔다. '조선시대 때 이 성곽을 지키던 군졸들은 이 겨울 추위를 어떻게 이겨냈을까?'

 

며칠 전에 '남한산성'을 읽었다. 거기에 매서운 겨울 추위 속에 성곽을 지키던 병졸들의 처참한 장면들이 많이 나온다. 그래서 올라온 생각인가 보다.

 

창의문으로 내려왔다. 인왕산도 올라가자고 했더니 친구가 다음에 가자고 말했다. 인왕산 등산은 다음으로 미루고 커피를 마시러 갔다.

 



'더숲초소 책방' 예전에 아내랑 이 근처를 드라이브를 하다 지나쳤던 카페 중에 가보고 싶었던 곳이 있었다. 그때 얼핏 본 카페가 참 좋아보여서 다음에 꼭 와보자고 했다. 바로 '더숲 초소책방'이다.

친구랑 그곳으로 갔다. 

 

이름처럼 한쪽 벽면과 실내 중앙에는 많은 책들이 놓여 있었다. 실내에서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 아래쪽을 책장으로 활용해서 책을 진열해 놓았다. 참 인상적이었다.

 

그런데 손님중에 책을 보는 이는 없었다. 다들 커피를 마시며 즐겁게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중앙에 놓인 책들을 보니 환경에 관한 책들이 많았다. 실내는 조금 시끄러워서 야외로 나갔다.

야외 전망이 참 좋았다. 앞으로는 멀리 남산이 보였다. 바로 뒤에는 인왕산이, 그리고 조금 떨어진 옆에는 북악산이 자리잡고 있었다. '앞, 뒤, 옆'으로, 그리고 '아주 멀리, 바로 뒤, 조금 멀리' 멋진 전경들이 펼쳐쳐 있었다. 커피 맛도 나쁘지 않았다. 날씨가 좋아서 전망을 말끔하게 볼 수 있다면 훨씬 더 좋았을 거 같았다.

 

'더숲 초소책방'이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본래 이곳은 '초소'였다. 초병들은 잔뜩 긴장된 눈으로 주변을 예의주시했을 것이다. 그런데 이제는 마음의 여유를 찾고자 하는 이들이 평화롭게 주변 전망을 바라보고 있다. 초병들은 상상이나 했을까! 이렇게 변할 줄은...

 

야외에는 춥지 않도록 비닐돔을 만들어놓았다. 참 좋은 아이디어라는 생각이 들었다. 눈이 왔으면 더 운치가 있겠다는 생각을 하며 커피를 마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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