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쉬운 하지만 결코 가볍지 않은 글쓰기 안내서이다. 글쓰기를 어려워하는 보통의 사람들이 이 책의 안내에 따라 글을 쓴다면 평범한 삶 속에 감춰진 비범한 진리를 발견할 수 있을 거 같다.

리베카 솔닛은 ‘글쓰기는 누구에게도 할 수 없는 말을 아무에게도 하지 않으면서 동시에 모두에게 하는 행위‘라고 했습니다. - P7

기록해보지 않고는 자기가 누구인지 알 수 없습니다. - P25

좋은 글은 결국 글을 쓰는 사람의 노력의 결과입니다. 어떤 목표까지 쓰고 고치고 쓰고 고치는 과정을 견딜 수 있는 끈기를 가졌는가, 그런 끈기가 있느냐 없느냐의 차이만 있을 뿐입니다. - P134

자서전을 쓸 때 가장 쉽게 범하는 실수 가운데 하나가 자꾸만 큰 이야기를 하려는 점입니다. 자전적 글쓰기는 사소한 애기들을 해야 한다는 것을 잊지 마십시오. 자꾸 이야기를 좁히고 주제를 작게 하는 것이 더 좋은 글을 쓰는 지름길입니다. - P145

어느 특정한 시간과 장소로 돌아가서 기록하는 글에 무게가 실리고 그 무게는 읽는 사람의 마음을 자극합니다. - P179

이야기하고 싶은 것이 작으면 작을수록, 범위가 좁으면 좁을수록 글은 깊어집니다. 작고, 좁고, 깊이 있는 이야기를 쓰는게 중요합니다. - P187

글쓰기에서는 신물 나도록 원고를 들여다보는 끈기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그 과정에서 글의 완성도가 판가름 납니다. - P224

당신이 알고 있는 그 이상의 무엇이 당신에게 있다 - P2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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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적인 서점이지만 공공연하게 - 한 사람만을 위한 서점
정지혜 지음 / 유유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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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애독가이다

지금 나는 대형 도서관까지 걸어서 5분 거리에 살고 있다. 3년 여전에 이사할 곳을 찾아 돌아다니다 이 집을 선택한 가장 큰 이유는 도서관에서 가까워서이다. 바로 코 앞에 도서관이 있지만 아이들은 1년에 2~3번 간다. 아내와 나만 문지방이 닳도록 드나들고 있다. 좋아하는 분야는 다르지만 아내와 나 둘 다 애독가이다.


독립서점운영을 꿈꾸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번 쯤은 서점운영을 꿈꾸지 않을까! 나는 독립서점운영을 꿈꾼다. 자신감이 없어서 망설이는 중이다. 책을 좋아하고, 도서관을 좋아하고, 서점을 좋아하지만 경영에는 영 젬병이다. 지금까지 해 온 일도 출판업과도 거리가 멀다. 잘 할 자신은 없지만 꼭 도전해보고 싶다. 독립서점 관련 도서를 찾아서 읽고 했다.


이 책을 만나다.

그러다 이 책을 만났다. 우연한 만남이었다. 도서학 관련 책장에서 다른 책을 찾다가 이 책을 발견했다. '사적인 서점이지만 공공연하게 한 사람만을 위한 서점' 제목이 참 잘 지었다. 독자, 편집자, 서점원, 책방주인이라는 저자의 이력 소개도 흥미로웠다.' 첫 장을 펼친 후에 한 자리에서 단숨에 읽었다.


진심은 반드시 통한다

2010년 스물셋 겨울 대학을 졸업하고 바라던 편집자가 된 이야기로 시작해서 사적인서점 시즌 1를 종료한 2018년까지의 생생한 경험을 적었다. 그 모든 날, 모든 순간을 관통하는 말은 '진심' 이었다. '진심'으로 일하는 저자의 모습이 책을 읽은 내내 느껴졌다. 편집자로 일하다가 '땡스북스'에서 직원으로 일하면서 유유출판사 대표님으로 부터 감사메일을 받은 것은 책과 사람을 잇고, 저자와 독자를 잇는 일에 있어서 진심인 저자의 모습을 잘 보여준다. 그 진심을 알아주는 주변 사람들의 도움으로 '사적인서점'을 시작한다. 그 진심으로 북커버를 만들도 처방 프로그램을 진행 한다. 그리고 손님들은 그 진심을 알아준다.


책 처방이 간절하다

사적인서점의 책 처방 프로그램은 아주 인상적이다. 내가 독립서점을 운영하게 된다면 꼭 책 처방 프로그램을 하고 싶다. 이 책은 독립서점운영을 꿈꾸지만 망설이고 있는 나에게 책 처방이다.


내가 고른 한 권의 책이 누군가의 인생을 바꿀지도 모른다. 내가 매일 반복하는 일상 너머에는 그런 단단한 믿음이 있다. 번잡스럽고 지난한 과정 너머에 있는 것. 그것을 믿기에 나는 오늘도 서점 문을 열고 손님을 맞이할 준비를 한다. - P188

순수한 독자에서 책 만드는 편집자를 거쳐 책을 파는 서점 주인이 된 지금까지, 언제나 책을 대하는 나의 기준은 ‘진심‘이다. 내가 진심으로 좋아하는 책인가? 내가 진심으로 만들고 싶은책인가? 내가 진심으로 소개하고 싶은 책인가? 진심은 반드시 통한다는 걸 5년이 지나 다시 마주한 한 권의 책을 통해 새삼스레 다시 깨닫는다. - P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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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소한 것에 목숨 걸지 말라'고들 말한다. 동의한다. 하지만 목숨까지는 아니어도 정성을 기울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이가 들수록 세상살이에 사소한 것들의 중요성을 절실히 느끼기 때문이다. 세상에 '사소한 것은 없다. 이른바 사소하다 말하는 것들을 대하는 태도가 그 사람의 됨됨이를 보여준다'는 것이 나의 지론이다. 이런 나에게 이 책 '태도의 말들, 사소한 것이 언제나 더 중요하다'는 제목이 눈에 들어왔다. 


저자는 인터뷰어로 여러 사람들을 만나 대화를 하며 그들을 탐구한 사람이다. 그동안 인터뷰하면 들었던 한 마디. 읽었던 책에서 밑줄 그은 문장들 중에 '태도'와 관련된 말들을 모은 책이다. 


글쓴이가 소개한 문장들 하나 하나가 다 좋았다. 그중에서도 가장 기억에 남는 문장은 '행복감이란 얼마나 크냐의 문제가 아니라, 얼마나 자주 느끼느냐에 문제라고 생각해요'(120쪽)이다. 이 문장을 '크냐의 문제'는 타인과 경쟁우위를 논하는 것이고, '자주 느끼느냐'는 자신을 살피는 것으로 해석했다. 


최근에 하던 일을 그만 두었기에 요즘 내 삶의 경제지수는 예전보다 많이 떨어졌다. 그런데 행복지수는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 책읽기와 글쓰기를 통해서 세상과 나 자신을 좀 더 찬찬히 살펴보는 시간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다른 이들 보다 조금은 더디 가고, 덜 가져도, 더 진실하게 살기를 소망하는 이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행복은 소유의 양이 아니라 관계 맺음의 질에 있다. - P96

진심이 중요하지만 우리 관계에서 더 필요한 건 태도, 사람을 대하는 태도다. 오랫동안 친밀했던 사람들과 떨어져 지내다 보면, 그 사람의 진심보다 나를 대했던 태도가 기억에 남는다. 진심을 읽어내는 가장 중요한 거울이다. - P107

행복감이란 얼마나 크냐의 문제가 아니라, 얼마나 자주 느끼느냐에 문제라고 생각해요 - P120

세상을 자세히 보다 보면 할 말이 많아진단다. 자기 삶이 자세히 보이게 된다. 그 일상을 구체적으로 쓰면 글이야. 그리면 그림이지. - P138

필요 이상으로 바쁘고, 필요 이상으로 일하고, 필요 이상으로 크고, 필요 이상으로 빠르고, 필요 이상으로 모으고, 필요 이상으로 몰려 있는 세계에 인생은 존재하지 않는다. 진짜 인생은 삼천포에 있다 - P199

모든 것이 결국 내 인생의 질료로 쓰인다 - P203

유리한 쪽보다 유익한 쪽에 설 때 내 인생도 더 단단하게 다져진다. - P208

미래에 대한 그림 자체를 그리지 않아요. 미래라는 시간을 생각해야 할 사람은 그 미래라는 시간을 살아갈 미래의 나예요. 지금의 나는 아니에요. 오늘만 내가 쓰고 싶은 시를 쓸 수 있다면 그게 다예요. - P213

시간이 지나도 내 마음이 편한 쪽을 선택해요 - P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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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피울 준비나 하면서 산다

(이외수)


TV를 보다 잠든 날이 많았다. 하루를 TV로 마감하고 싶지 않았다. 잠들기 전에 책을 읽기 시작했다. 가끔은 소리 내어 아내에게 읽어준다. 아내는 10여분 간 진행되는 나의 낭독회의 유일한 관객이다. 


어제 밤에도 몇 권의 책을 펴서 읽었다. 그중에 한 권이 이외수 님의  '불현듯 살아야겠다고 중얼거렸다'였다. 표지에는 책 제목과 함께 '이외수의 한 문장으로 버티는 하루'라는 글이 있다. 제목보다 이 글이 나는 더 마음에 들었다. 이 글귀처럼 한 문장을 적고 묵상한 글 모음집이다. 


하루를 버틴다고 할 때, 보통은 '한끼 식사로' 혹은 '고작 라면 하나로  하루를 버텼다'처럼 어떤 먹거리를 말할 때가 많다. 그런데 '한 문장으로' 하루를 버틴다고 한다. 아무리 배 부르게 먹어도 영혼이 배고프고 마음이 허전하고 쓸쓸할 때가 많다. 그럴 때 내 영혼의 배고픔을 채워주고, 내 마음의 허전함을 만져줄 한 문장이 있다. 


어제 나에게는 '꽃피울 준비나 하면서 산다'는 문장이 그랬다. 이외수 님에게 악재들이 덮쳤고 세상과 인간에 대한 회의가 밀려왔다고 한다. 울화통이 치밀어 오르고 배반감으로 잠을 이루지 못했는데 그 상황을 강원도 아리랑 한 소절을 교훈삼아 존버했단다. 그 결론이 '어느새 2월도 끝물이고 봄이 머지 않았으니, 꽃피울 준비나 하면서 살아야겠다'이다. 


이외수 님 만큼은 아니지만 나도 세상과 인간, 무엇보다 신앙에 대한 회의가 밀려왔다. 이렇게 더 이상은 살고 싶지 않았다. 일단 멈추기로 했다. 멈추고 나니 마음이 편안해졌다. 몸도 건강해졌다. 다시 걸어야 하는데 예전의 걸었던 그 길을 다시 걷고 싶지 않다. 아직 모르겠다. 어디로, 어떻게 걸어야 할지...찾는 중이다. 스스로에게 위로의 말을 건낸다.  '꽃피울 준비나 하면서  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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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사랑한 한국 소설의 첫 문장
김규회 지음 / 끌리는책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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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려진 섬마다 꽃이 피었다'


김훈 작가님의 '칼의 노래' 첫 문장이다. 이 문장이 너무 좋아서 한참 동안 다음 구절로 넘어가지 않고 그 의미를 곰곰히 생각했다. 보통 '외딴 섬'이라는 표현을 많이 쓴다. 그런데 '버려진' 섬 이란다. 그 섬에 살던 사람들이 다 떠나버려서 '버려진' 섬이라고 한 걸까, 그곳에 꽃이 핀다. 전쟁으로 사람들은 떠났지만 여전히 봄은 오고 꽃은 피었다. 뭐라고 설명은 못하지만 이 첫 문장이 나는 너무 좋다. 


궁금해졌다. 다른 한국 소설의 첫 문장들이. 그래서 이 책을 읽었다. 책에 나온 소설 중에는 읽은 것도 있지만 대다수는 읽지 않았다. 읽었어도 첫 문장은 기억나지 않았다. 읽은 소설은 '이렇게 시작했구나' 하며 그 소설 내용을 떠올려봤다. 


읽지 않은 소설은 '이렇게 시작하는구나'하며 소설 제목과 연결해서 이후에 이렇게 내용이 진행되지 않을까 상상해보며 읽었다. 읽지 않은 소설 중에 첫 문장이 너무 인상적이라 읽어보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첫 문장만 읽고 내가 예상해본 것처럼 전개되는지도 확인해보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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