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빛 해달의 눈물 익사이팅북스 (Exciting Books) 28
오카노 카오루코 지음, 이경옥 옮김 / 미래엔아이세움 / 2006년 1월
평점 :
절판


얼핏 책의 표지를 보구는 참 촌스럽기 그지 없다 싶었다.

그리고 한번 스윽 훑어본 그 속도 그 느낌을 덜하게 하지도 않았다.

틈틈이 그려진 삽화들이 오히려 그 느낌을 더 반감 시켰다고 해야겠다.

제목에서나 서두글에서 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언뜻 알듯도했다.

그러니깐 이미 답을 알고 들추어보는 퀴즈 같이 싱겁게 이야기를 읽어 내려가기 시작했다는 얘기다.

하지만

 

분명 해달이 주인공이겠거니 생각하고  읽어내려갔지만 해달의 이야기는 나오지 않고

에스키모의 아이 '피라라'가 등장을 한다.

그리곤 바다의 어머니에 대한 이야기가 솔깃하게 들렸다.

북극의 어느섬에서 태어난 좀 별난 소녀의 손가락이 떨어져 나가

모습이 서로 닮은 열종류의 동물

바다코끼리, 물개, 바다사자, 검은해룡, 해달, 그리고 다섯종류의 바다표범이 되어 함께 다닌다는...

인간과 동물은 서로서로 어떠한 관계를 갖고 있다는 이야기겠다.

그리고 조금 남다른 은빛 해달도 등장을 한다.

그러니까 주인공이 둘이란 얘기!

 

은빛 해달은 해달이 지켜나가야할 규칙과 삶 속에서 다른 세상으로의 강한 호기심을 보이는데

물론 '피라라'도 에스키모가 살아가면서 지켜야할 것들과 사냥에 있어서 어린 동물과 암컷은 잡지 않는다는것, 그리고 필요 이상의 사냥도 하지 않는다는 것을 배우며  자라게된다.

둘의 만남은 우연이었을까, 운명이었을까?

우연이 가져온 운명이라고 해야할거 같다.

점점 인간의 지나친 욕심에 사라져가는 해달을 결국 또다시 벼랑끝으로 몰고가버린 피라라

그런 자신의 실수를 알아채고 은빛 해달을 도망가게 한다.

 

이 책의 곳곳에 그런 이야기가 나온다.

어느 하나를 너무 많이 잡아 들이는 바람에 다른 것들이 너무 늘어나 생태계의 균형이 깨어지고 있는...

너무 지나친 것들이 자연의  파괴를 가져오고 결국은 그 자연이 우리에게 해를 가하게 되는것이다.

우리 아이들은 어떻게 자라고 있는것일까?

우리가 지금처럼 이렇게 자연의 순리를 거스르며 살아가는 모습을 그대로 따라하지는 않을까?

우리 아이들에게만은 자연과 함께 행복한 삶을 살 수 있게 해야하는데...

그 에스키모인처럼 필요한 만큼만 , 그리고 지켜주어야할것은 지켜주어야함을 아이들에게 알려주기를

그리고 지금 우리 사람들이 바로 그것을 깨닫고 실천하게 되기를 바라는 작가의 간절한 바램이 느껴진다.

 

지금쯤 그 은빛해달은 바다의 어머니 품에서  해초위에 누워 평화롭게 낮잠을 자고 있을까?

삽화가 좀 더 컸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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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들은 이렇게 묻는다 - 개정판
김점선 지음 / 여백(여백미디어) / 2009년 7월
평점 :
품절



너무나 반가웠다.
그녀가 이 꽃을 좋아해서 거기 두었던 아니던간에
내가 좋아하는 꽃이 내가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 있다는 사실이 반가웠다.

결코 한번도 만난적은 없지만
잘알지도 못하지만
같은 하늘아래 같은 것을 보고 있다는 사실이 반가웠다.

시든 꽃잎마저도 그 색이 너무 예쁘고
말려서 걸어두어도 그 색과 모양이 오래 가는 꽃 ~!
향기 또한 너무너무 좋은 꽃!

그렇게
후리자아는 그녀의 곁에서 방긋 방긋 미소를 보내고 있는것이다.

----------------

이렇게
그녀는 너무나 독특하고 너무나 색다른 그림으로 우리에게 기쁨을 주지만
그녀도 나같이 꽃을 좋아하는 여자다.
그녀의 그림속에선 꽃보다 더 예쁜 색들이 우리 눈을 즐겁게 한다.
삶을 참 나름대로의 개똥철학을 펼치면서 개성적으로 살아가는 사람이지만
결코 미워할 수 없는
꽃을 사랑할 줄 알고
모기 한마리도 쉽게 죽일 줄 모르며
자신 없는 일에는 쉽게 손을 대지 않고
자신이 생각한일은 꼭 해 보고싶어 안달을 하는
참 사람다운 사람이다.

이 책 또한 그녀만큼이나 독특하다.
내가 만들어 가는 수제책이란다!
처음 이 책을 받아드는 사람들에게는
책이 불량인가 생각하게끔 만드는
잘려지지 않은 뭉툭한 페이지들이 당황스럽게 하겠지만
함께 동봉된 그림엽서와 나무칼이 주는 의미를 생각하며
다시 한번 책을 잘 살펴 본다면
'아하! 나더러 한장 한장 뜯으며 보라는 얘기구나'하며
무릎을 치게 하는 그녀의 독특한 센스에 감탄할것이다.

숨겨진 페이지를 울퉁불퉁 잘라서 펼칠때마다
거기엔 정말 상상도 할 수 없는 세계가 나를 반갑게 맞아준다.
그래서일까?
쉽게 다음 페이지를 펼칠수가 없었다.
그녀의 이야기가 그림과 어울리든 아니든
그것은 느린기차를 탄
스쳐지나가지만 그저 자연스럽게 펼쳐지는
놓치고 싶지 않은 아름다운 자연의 한부분같은것이어서
또 다음은 어떤 것이 있을까 기대 만땅이게 하니깐....

펼쳐 보기에 아깝지만 너무나 보고 싶은 마음과 갈등을 하며
그렇게 책을 다 보고난 후 그 까만 마지막 페이지마저 내겐 무한한 상상의 세계로의 손짓으로만 여겨졌다.
그리고 너덜너덜해진 그녀의 책이 참 사랑스러웠다.
내게 책을 만들어가는일에 별 힘들이지 않고 완성할 수 있게 해준 그녀가 참으로 사랑스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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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의 궁전
폴 오스터 지음, 황보석 옮김 / 열린책들 / 200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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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어떤 출발점에서 삶을 시작하고 있는걸까?
해를 바라보며 새로운 출발을 하는걸까?
아님 이 책 속의 주인공처럼 노랗게 떠오른 둥근달을 보며 출발을하는걸까?
어떻든지간에 자포자기 하지 않고 출발 할 수 있는 마음을 가진다는것이 중요하지 않을까?

도서관에서 이책 저책을 고르던중 영화속이나 어떤 책속의 소재로 등장하는 이 책의 제목을 보고
또 어떤 글친구가 좋아한다는 작가'풀 오스터'란 작가의 이름을 보고
읽어보기로 했다.

그리고
너무나 많은 사람들의 손을 타서인지 세월의 때가 묻어서인지
여기 저기 상처투성이,땜빵 투성이인 시커멓고 두꺼운 표지의 그 책이 탐이 났다.
두께가 장난이 아니다.
누군가 그랬던거 같기도하다. 잠잘때 배개용으로 쓴다고....
그럴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읽어내려가는 내내 난 전혀 그런 생각을 할 수가 없었다.
어찌보면 끊임없이 쏟아지는 아줌마의 수다처럼 이어지는 주인공의 이야기가 정말이지 책에서 손을 놓지 못하게 했던것이다.

이 책의 출발은
'인간이 달위를 처음 걸었던 것은 그 해 여름이었다.'
로 시작된다.
시작이 심상치가 않다.
그래서일까?
소용돌이치는 운명의 수레바퀴속에서
주인공은 우연히 할아버지의 마지막을 함께 했으며
또 그 우연으로 자신은 전혀 알지 못한채 아버지의 생의 마지막여행도 함께 하게 된다는 사실은 정말 당황스럽기까지 하다.
소름이 돋는다.
그런 사실을 알 수 있었던 기회가 진작에 여러번 있었음을 나중에 알게되면서
그는 이렇게 말한다.

'그것은 모두 놓쳐버린 관계, 잘못된시기. 어둠속에서 생겨난 실수였다. 우리는 언제나 잘못된 시간에 옳은곳에 옳은 시간에 잘못된 곳에 있었다. 언제나 서로를 놓쳤고 언제나 간발의 차이로 전체적인 일을 알지 못했다. 우리의 관계는 결국 그렇게 잃어버린 기회의 연속이 되고 말았다. p363'

마지막으로 그 모든것을 다 잃고 이제 갈곳도 없는 그가 다시 돌아온 출발의 자리에서 희망을 본다.
'여기가 내 출발점이야, 여기가 내 삶이 시작되는 곳이야.
나는 마지막 남은 석양이 사라질때까지 한참이나 그 해변에 서 있었다. 내 뒤쪽으로 라구나 해변 마을이 귀에 읽은 세기말의 미국적 소음을 내며 깨어나기 시작하고 있었다. 내가 해안의 굴곡을 바라보고 있을동안 한 집 두 집 불이 켜지기 시작했고, 다음에는 언덕 위에서 달이 떠올랐다. 달아오른 돌처럼 노란 둥근 보름달이었다. 나는 그 달이 어둠 속에서 자리를 잡을 때까지 눈 한번 떼지 않고 밤하늘로 솟아 오르는 모습을 지켜 보았다. ' p 445

이 이야기는 끝이 아닌 시작을 의미하는듯하다.
이야기의 끝이 시작이 될 수 있다는것!
우리의 인생도 차고 기우는 달처럼
둥근 달을 보며 내일을 희망할 수 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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