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머리에 어떻게 넣어! 담푸스 어린이 5
가브리엘라 루비오 글.그림, 배상희 옮김 / 담푸스 / 2011년 4월
평점 :
절판


남자 아이 여자아이 성향에 따라 혹은 성별에 따라 학습에 대한 태도가 천지차이입니다.
어떤 아이는 하나둘 배워가는 재미에 빠져 있는가 하면 또 어떤 아이는 도대체가 흥미가 없습니다.
그럴때 엄마 아빠들은 우리 아이가 무슨 문제가 있는건 아닐까 하고 조바심을 내기 마련입니다.
여기 학교 첫날, 책을 몽땅 머리에 집어 넣어야한다는 선생님 말씀에  
머리가 터져버릴거 같아 책을 몽땅 버리고 공부를 거부하는 나노의 이야기를 들어보세요!

쌍둥이로 태어난 두 남매는 달라도 참 많이 다릅니다. 여자아이 남자아이여서일까요?
여자아이 나나는 학교 첫날 있었던 일과 선생님에 대한 이야기를 떠들어대며 좋아라하지만
남자아이 나노는 뭐가 그리 불만인지 벌레 씹은 얼굴에 말이 없습니다.
학교 첫날부터 별로 기분이 좋지 않은 나노에게 이런 저런 질문을 퍼부어대는 엄마 아빠를 보니
우리 어른들은 참 이상하게도 아이들을 지켜보기보다 시작부터 결론을 내려하는것만 같은지,,,

어떻게 비좁은 머리속에 지식을 집어 넣느냐는 질문에 쉽게 설명하지 못해 당황하는 엄마!
내내 빈둥거리기만 하는 나노에게 공부는 꼭 해야되는거라고 말하는 엄마에게

'꼭 알아야 할 게 이미 책 속에 다 있다면, 공부는 왜 해요? '---p14

라고 말하는 참으로 당혹스럽고 당당하기만 한 나노의 질문이 귀엽게 느껴집니다.
아이를 키우면서 공부는 해야하는거지만 억지로 강요하기가 쉽지 않은데다
공부를 해도 막상 성적이 좋지 못할때는 아이보다는 엄마 아빠가 더 신경이 쓰인다죠,
어쩐지 나노는 무척 철학적인 사고를 하는 아이여서 공부에 대해 남다른 태도를 보이는지도 모르겠네요,

아이가 학습에 흥미를 보이지 않을때는 아이가 좋아하는것들로 관심을 끌어 보려 하지요,
하지만 나노는 엄마 아빠의 말에 토를 달고 엉뚱한 질문들로 당황스럽게 만들기만 할뿐입니다.
할머니까지 동원이 되어 공부하지 않으면 연유도 없다는 엄포를 놓지만
이제 더이상 먹을 필요가 없어진 나노는 더 행복해하기만 하니
엄마 아빠는 먹지도 않고 공부도 하지 않는 나노때문에 더욱 조바심만 치게 될 뿐,
가끔 밥을 먹지 않는 아이들에게 밥을 굶겨 보기도 하지만 정작 애를 태우게 되는건 엄마 아빠잖아요,

하지만 나노는 이미 어른들의 행동과 말에서 참 많은것을 배우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아빠 엄마의 설교에서 그리고 나나와의 이런 저런 대화에서 말이죠,
놀이동산에서 광대 아저씨의 구구단도 모르냐는 놀림에 굴하지 않고
'하나를 구르면 다른 하나도 따라 구르는 공 두개는 뭔지요?'라는 질문을 한답니다.
엉뚱한 나노의 질문에 답하지 못하는 광대를 보니 어째 공부하지 않는 나노가 더 똑똑해 보이는지,
답은 책속에 있답니다. ㅋㅋ

학습 장애가 있다고 판단한 엄마 아빠는 아동심리학자와 교육학자를 만나보기도 하지만
모두 두손 두발 다 들어버려 엄마 아빠는 더 이상 강요하지 않기로한답니다.
어느날 학기를 마치며 다음 학년으로 올라가는 특별시험을 치르는 날이 되어
나노는 문득 선생님의 시험지에 답맞추기를 해보고 싶은 생각이 든답니다.
그리고 나노가 각 질문에 채워 넣은 답은 모두 그동안 공부때문에 엄마 아빠에게 들은 설교와
학자들을 만나 스스로 배우고 익힌 것들을 떠올려 자신만의 철학적인 사고를 보여주는 답이었습니다.

우리는 아이들에게 아이들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너무 많은 것들을 배우게 하기 위해
학교에 보내고 그걸로도 모자라 학원을 보내며 공부를 강요하며 조바심을 치고 있는건 아닐까요?
비록 좀 엉뚱하긴 하지만 나노처럼 공부를 거부하고도 스스로 깨치고 배우고 있다는 사실을 볼때
우리 아이들에게도 스스로 공부에 대한 흥미를 가질 수 있게 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공부를 거부하는 철학소년 나노를 만나게 되면 전혀 새로운 눈으로 세상을 보게 될지도 몰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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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가 사랑을 아느뇨? - 신샘의 까칠한 럽럽♡ 연애상담!! 스쿨홀릭 9
신의철 지음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1년 8월
평점 :
절판


 
사랑에 빠지기는 참 쉬운데 그 과정은 왜 그렇게 복잡하고 헤어나기는 왜그렇게 어려운것일까?
혼자만하는 짝사랑에 빠져서는 감히 고백할 용기도 내지 못하고 내내 갈등만 하는가 하면
막상 서로 사귀는 사이가 되면 또 이게 사랑이 아닌가 싶어 갈팡질팡하기도 하고
내사랑이 아닌거 같아 그만 만나고 싶은데 상처주기도 싫고 내가 나쁜사람 되기는 싫고
그럴때 명쾌하게 누군가 해답을 내려준다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하는데
마침 신의철 샘의 연애상담소가 문을 열었단다.
'상담은 내가 한다. 사랑은 니가 해라' <신샘의 럽럽 상담소>제목이 상당히 도발적이다.



연애를 막 시작하는 사람들에게는 감히 고백할 용기가 없어 무척이나 고민을 한다.
이사람도 좋은거 같고 저사람도 좋은거 같고 도대체 어떻게 해야 좋을지 고민스럽고
막상 사귀자고 고백을 하자니  오히려 싫어할까 걱정스럽고 차일까 염려스럽고
이미 짝이 있는 사람을 짝사랑하게 되고보니 또 어떻게 마음을 전해야할지 고민스러울때
신샘의 간단명료한 해결책은 바로 '후회가 남지않게 최선을 다해서 대시하라!' 이다.
사실 이 답이 정답이란 사실은 누구나 다 알지만 누군가 이렇게 결론 지어주지 않으면
감히 고백할 용기를 내지 못하니 신샘의 매력은 바로 단도직입적이고 직설적인 해답이 아닐까?





연애 상담을 하며 신샘이 전하는 그만의 에세이 또한 마음에 참 와 닿는 이야기들이다.
연애의 정석이라고들 이야기하지만 사실 정석이 통하지 않는 사람도 있기 마련이다.
하지만 그것이 정석이 된대는 그만한 이유가 있으므로 한번쯤 써먹는것도 좋다는 이야기에도
고백을하고 어떻게 될지 걱정하기보다 일단 고백할 수 있는 용기를 내는것이 중요하다는 이야기에
백프로 공감하게도 된다.

이게 사귀는건지 아닌지, 포기해버리고 싶을때, 혹은 친구로 남는게 좋을지 고민스러울때
오랫동안 짝사랑하던 남자가 있는데 고백하지 못하고 있거나 사랑의 상처때문에 다가서지 못할때
신샘의 속시원하고 정곡을 콕 찌르는 상담을 받아본다면 고백할 용기가 생기지 않을까?





사랑편에서는 욕을 너무 해대는 여친에 대한 그의 해답은 좀 고상하고 격이 높을거 같지만
역지사지, 그녀가 보는대서 똑같이 큰 목소리로 그녀처럼 욕을 해대라는 신샘의 해답은
역시 헤어질게 아니면 그방법밖에 다른수가 없겠다는 사실에 무릎을 치게도 된다.


 



또한 시도 때도 없이 스킨십을 하고 뽀뽀를 해대는 남자친구때문에 괴롭다는 고민 상담에는
역시 직접 말하지 못하는 그녀대신 남친에게 친절하게 상담해주시는 신샘의 센스,
하지만 피가 뜨거운 20대라면 그가 얼마나 욕망에 굶주려 있는지 또한 잊지 말아주기를 당부한다.
남친의 스킨십이 너무 부담되고 외국인과 사랑에 빠져서 고민이라거나 남친이 날 사랑하는지
잘 모르겠거나 애인과 남친 모두 다 만나고 싶은데 고민스러울때 신샘에게 상담해보자!





고백을 하고 이제 연애를 하다보면 이게 진짜 사랑인지 고민하게 될때가 있다.
때로는 남친이 혹은 여친이 자신을 구속하는것만 같아 짜증스럽기도 하고
이성을 친구로 만날뿐인데도 자꾸만 의심하는 애인 때문에 속이 답답할때가 있다.





혹은 이별을 고하고 싶은데 상처주기는 싫고 그렇다고 그냥 모른척하기도 그런 상황일때
신샘은 자신이 답을 내려주기보다 상담자가 스스로 답을 낼 수 있도록 유도질문을 하기도 한다.
사실 인간은 이기적인 면이 있어 자신이 이별을 고하기를 꺼려하지만 이별을 당하게 되면
정말 속상해하고 억울해하기 까지 하는데 정말 죽을정도의 사랑이 아니라면 고민할 필요가 없다.

신샘의 연애 상담은 좋게 좋게 구슬러서 두리뭉실하고 애매하게 해답을 주는게 아니라
단도직입적으로 솔직담백하게 '할건 하고 말건 말아라' 라는 시원 시원한 답변이다.
사실 정답은 이미 다 알고 있는것이지만 스스로 결론 내리지 못할때 필요한 연애상담,
연애에 대한 고민이 많을때는 까칠하지만 화끈한 신샘을 한번 만나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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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 100년의 기억을 찾아 일본을 걷다 - 생생한 사진으로 만나는 일제강점기 조선인 강제징용 잔혹사
이재갑 글.사진 / 살림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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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마음이 참 무겁습니다 .
책 표지에서도 알 수 있듯 이 책은 결코 그냥 좋은 기분으로 볼 수 있는 책이 아닙니다.
그저 한국의 100년 역사를 일본속에서 찾는 이야기라고 관광 책자쯤으로 생각했다면 큰 오산입니다.
일본과 우리는 무척 가까이에 있으니 분명 그들의 역사와 우리의 역사가 무관할 수 없습니다.
게다가 우리는 100년전 일제강점기라는 치욕의 과거 역사를 가지고 있기까지 합니다.
그 아픈 과거가 그냥 그렇게 역사책에서나 이야기할 수 있는 그런 것이라면 얼마나 좋을까요?
허나 진실을 묻어두고 모른체 하는 침략자들의 만행을 두고 볼수 만은 없습니다. 

일본인들은 인정하지 않고 묵인하려 드는데다 없는 일처럼 만들어 버리려 하는 그들에 맞서
일본에 강제징용된 아픈 과거를 지닌 우리의 조상들이 그들의 만행을 들추어 내고 있으며
먼 타국의 땅에서 억울하게 죽어간 혼령들을 위로하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들고 일어나는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일본인들에게 혹은 현재의 일이 아니라고 무관심한 우리들에게
이름 없이 죽어간 우리 조상들의 소리 없는 아우성으로 가슴을 치고 일어나게 하는 책입니다.

언젠가 일본 대지진이 있을 당시 그 원인이 조선인 때문이라며 대학살을 했던 일을 듣고는
일본인들은 인간이 아니라 참으로 무식한 야만인이란 생각을 했습니다.
그런것처럼 일본은 자신들이 저지른 일에 대해 도무지가 사과할줄 조차 모르는 야만인입니다.
나몰라라 하며 뒷짐지고 있는다고 있던 사실이 없어지는것이 아닐진데 그토록 반성할줄 모르니
일본이라는 나라가 지진으로 고통받고 쓰나미로 수많은 사람들이 죽어나가는 것을
한편으로는 벌을 받는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보상은 커녕 사과조차 받지 못하는데도 우리는 참으로 관대하게 그들의 안타까운 죽음을 위로합니다.
그런데도 아직도 독도는 자기네 땅이라고 끝까지 우기는 그들은 은혜도 모르는 야만인들이 맞습니다.
게다가 오늘 이 책을 보며 강제 징용되어 모진 고문을 받고 생매장까지 당한 것은 말할것도 없이
우리조상들의 무덤조차 발부리에 채일 듯 이름조차 없는 돌맹이로만 남겨져 있다니
결코 곱지 않은 시선으로 그들의 만행과 지금의 잘못된 행동들을 따끔하게 혼내주고 싶은 심정입니다.





호쿠오카, 나가사키, 오사카, 히로시마, 오키나와 등 일본의 곳곳에서 아직도 구천을 떠돌고 있을
이름없이 죽어간 우리 조상들의 이야기들을 어두컴컴한 사진과 함께 접할때면 참 마음이 아픕니다.
그들의 억울함을 위로하기 위해 이 책을 쓴 작가는 역사의 현장을 더듬어 우리에게 진실을 호소합니다.
지금은 나무가 우거진 산이 되어버린 탄광촌의 그 산이 강제 징용된 우리 조상들의 피와 땀이며
비행장을 짓기 위해 강제 징용된 우리 조선인 마을 우토로가 자신들의 땅을 지키기 위해 애쓰고  
아무도 모르게 죽음으로 수장되어 사라져버렸을 수많은 사람들의 진실이 뒤늦게 밝혀지고
억지로 집단 자살을 강요당해 묻혀버린 조상들의 이야기는 참으로 기가막힐뿐입니다.

이 책을 읽으며 일본의 역사는 우리 조상들의 한이서린 피땀위에 세워진 것이란 사실을 알게 됩니다.
아직도 일본의 곳곳에서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과거의 진실을 들추어내는 사람들의 노력으로
이름없이 죽어간 조상들을 위로하는 위령비가 세워지고 일본인들까지 동참하게 만드는 모습에
우리는 그저 먼 바다건너 남의 나라에서 벌어지는 일쯤으로 여기고 있는건 아닌지 부끄러워집니다.
그들의 조상과 우리의 조상은 같은 한민족으로 그들의 아픔은 바로 우리의 아픔이라는 사실을
내 마음속에 그들의 무덤을 짓고 비석을 세워 두고 잊지 말아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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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선뎐
김점선 지음 / 시작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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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어떻게 그녀의 그림을 접하게 되었는지 기억 나지 않지만 어린 아이같은 그림체와 강렬한 색감에 매혹되어 김점선이라는 이름을 기억하게 되었다. 그 이후로 그녀의 그림을 담은 그녀의 책을 사서 읽어 보기도 하고 티비에 출연해 이런 저런 사람들을 만나 인터뷰하는 모습을 지켜보며 혼자 즐거워 했었다. 왠지 그녀는 그녀라고 하기에는 좀 거리감이 있는 성정체성이 혼란스러운 사람이어서 그녀를 책이나 티비에서 간접적으로 만날때면 여자가 맞나 싶게 아리송했던 기억이 난다.

 

그런 그녀의 어린시절 피난길 이야기를 들으니 그렇게나 세대차가 났었나 싶어 참 낯설게 느껴진다. 다섯살때부터 그녀는 이미 자뻑의 세계에 빠져 있었다니 참으로 놀랍다. 게다가 모든 사물에 대한 느낌을 고스란히 자신의 것으로 받아 들여 고통스러워 하고 자신이 원하는 색을 만들어 내기 위해 다른 사람과는 달리 그늘진곳에 채송화를 심었다니그녀가 어려서부터 참 남달랐다는 사실을 여실히 보여주는 이야기들이다. 아들을 낳아야하는 여자의 숙명때문에 남자 아이처럼 머리를 자르고 남자옷을 입은 돌이 되었을때부터 그녀는 벌써 성정체성의 혼란속에 빠져 있었나보다. 그런데 그녀의 손에는 이미 붓이 들려져 있었으니 그녀의 어린아이 같은 그림은 운명인걸까?

 

학창시절에 자신은 그림 그리는것만큼 쉬운것이 없어 친구들 대신 그림을 그려주며 친구들을 이해하지 못했고 두발 자유화가 있은 이후로 몇년간은 머리를 감고는 빗질을 하지 않고 그냥 말려 산발을 했으며 몸을 씻은 후에는 수건으로 닦지 않고 그냥 자연스럽게 마르도록 두었으며 추워지면 그제서야 옷을 입었다고 한다. 우리처럼 평범한 사람들이 생각할 수 없는 세상속에서 그녀는 더 행복했나보다. 비도덕적인 행동에 대해서는 절대 참을 수 없는 정의로움 때문에 비분강개해 싸우기도 엄청 싸웠단다. 그녀의 모습을 생각할때면 그러고도 남으리란 생각에 그냥 웃음이 난다.

 

아이를 가져서는 그래도 태교를 위해 힘쓰기도 하고 자식을 자유롭게 키우려 애쓰고 규범적으로 캐우려 했던것을 보면 천상 엄마는 맞는것도 같은데 아빠아 아이가 배낭을 메고 여행을 가면 자신만의 세계에 빠져 그림을 그리느라 집은 엉망이었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살림은 잼병인가보다. 남편은 아내의 싸움기질을 10년이 지나서야 바라봐 주었으며 아들은 엄마 없이도 스스로 라면을 엄마보다 더 잘 끓여 먹는 아이로 자랐다.

 

아이를 키우는 교육에 있어서는 그녀보다는 그녀의 남편이 더 치중했으며 자신은 학교라는 규율속에 들어가는게 싫은데 아이는 유치원을 학교를 간다니 기겁을 했고 방학은 시작과 함께 숙제에서 해방시켜 무조건 실컷 놀게 했지만 방학이 끝나기전날엔 아들이 문을 잠그고 방에 들어가 밤을 세고 숙제를 했다는 이야기와 수학을 포기하려는 아이와 마주보고 앉아 각자 풀어본 과정을 바꿔보며 수학에 흥미를 느끼게 하고 동화책을 읽지 않으려는 아이에게 동화책의 재미난 부분쯤에서 읽기를 중단하는등 나름 아이의 교육에 부모로써 최선을 다했다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각자의 영역이 있고 각자의 할일이 있어 그 이외에는 절대 신경쓰지 않아남편이 베낭을 메고 여행을 가고 나면 온집안이 엉망이 되어 버린다는 사실이 놀랍고 아들의 결혼식에 조차 하객으로 참여할 정도로 예식이라는 형식적인 절차를 싫어 한 점선 그녀는 참으로 자신만의 세계속에서 갈등하고 성장하고 그렇게 제멋에 겨워 살며 멋진 그림을 남기고 세상을 떠났나보다. 그녀가 만났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면 무언가 특별한 인연이라기 보다는그녀의 그런 기질을 이해하고 인정해주는 사람들이었기에 그녀와 친할 수 있었으며 남편의 암선고와 함께 남편의 소중함을 일순간 황홀로 깨닫게 되는 신비한 경험을 하기도 하며 그렇게 김점선 그녀 또한 암에 걸려 암에 굴하지 않고 당당하게 살아가는 그녀의 모습을 담아내고 있다.

 

어떻게 보면 참 어린 아이 같은 세계속에 살다간 참으로 순진무구한 사람인듯도 하고 이미 이세상 사람이 아니란 생각을 하니 더 많은 것을 알 수 없게 되어 버렸다는 사실이 참 슬프게도 여겨지는 그런 기분이 들게 하는 책이다. 때로는 그녀의 행동에 고개를 갸웃거리기도 하지만 그녀의 이유있는 행동에 고개를 끄덕이기도 하게 되며 남들과 너무도 다른 삶이지만 그녀의 삶에 껄껄 웃기도 하면서 문득 그리움이 차오름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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퀴르 강의 푸가
안 들라플로트 메드비 지음, 정기헌 옮김 / 뮤진트리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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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제목을 보고는 음악과 관련된 어떤 이야기일까 했지만 책의 주제는 그것과는 전혀 다른
자신의 꿈을 접어둔채 남편을 내조하고 아이들을 돌보며 살림만 하던 30대 중반쯤 접어든 한여자의
아이들이 모두 자신의 손을 벗어나 갑자기 잃어버린 목소리를 찾으려 애쓰며 자아를 찾아가는 이야기다.
세상의 모든 여자들이 가지는 공통적인 과제와 같은 이야기가 아닐까 싶은 맘에 책의 주인공
클로틸이 어떻게 목소리를 찾고 또 자신의 꿈을 찾아가는지 궁금한 마음에 책을 펼쳐든다 .

푸가라는 바흐의 악곡 형식을 빌어 제시부, 전개부, 재현부 라는 3부작의 형식으로 이야기는 전개가 되고
때로는 남편의 입장에서 때로는 절친 알릭스의 입장에서 클로틸을 바라다보기도 하지만
역시 클로틸의 입장에서 주로 이야기가 전개되고 있으며 주변 인물들과의 갈등의 골이 깊어질때면
왠지 바흐의 합시코드에서 흘러나올것만 같은 푸가의 연주곡을 듣는것만 같은 기분이 들기도 한다.
그 외에도이 작가는 책속에 여러 형식의 음악을 소개하며 그 음악을 통한 주인공의 심리를 잘 표현해내고 있다.

클로틸에게는 비행을 하느라 가끔 집에 돌아오는 남편 뱅상과 네명의 사랑스러운 아이들이 있다.
그 아이들이 모두 학교에 가게 되고 부터 여유로운 생활을 하는 반면 뭔가 허전해진 클로틸은
어느날 마들렌이 갑자기 사라져 버려 언제나 늘 자신과 함께인 하얀털을 가진 개 보와 함께
목청껏 딸아이를 부르며 찾으러 다니다 강건너에 있는 딸을 무사히 찾음과 동시에 목소리를 잃는다.
의사소통을 위해 작은 칠판을 사용하거나 노트북을 열어야 하는 클로틸은 여전히 살림에 전념하지만
음성치료를 하면서 자신이 노래를 부를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친구의 권유로 음악가를 찾아간다.

클로틸이 목소리를 잃어버렸을 뿐인데 가족들은 그녀가 그전처럼 돌아오지 못할까 걱정을 하고
절친 알릭스까지도 예전같은 친근함이 없이 자꾸만 낯설어지는 느낌을 받는다.
그런데다 남편 뱅상까지도 클로틸의 의사를 존중해 주기보다 채근하기만 하고 바람을 피는가 하면
친정아빠는 자신의 치부를 만인에게 드러내어 알 수 없는 모멸감을 주기까지 한다.
다만 클로틸 자신은 자연스러운 방법으로 목소리를 찾고 싶었을뿐인데
보톡스 주사를 맞는 방법을 사용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모두에게서 냉소적인 반응을 접해야한다는 사실이
더욱 그녀를 고집스럽게 했는지도 모른다.

사실 한가정을 책임지고 있는 가정주부의 입장이란 자신은 언제나 뒤로한채 가족이 우선이 되어야한다.
그동안 그렇게 성실했고 친구가 부러워할 정도로 완벽한 가정을 이루고 산다고 생각했던 클로틸이
목소리를 잃어버리고도 노래를 배우러 다니면서 접어두었던 자신의 꿈을 펼치고자 하는 모습에
모두는 그녀가 가족을 뒤로한 채 목소리를 찾기 보다 노래에 전념하려 하는지를 이해하지 못했다.
전업주부로 살아온 나는 클로틸을 이해하고 응원하고 있다는 사실에 더욱 이야기속에 빠져들게 된다.

결국 자신이 가지고 있는 재능을 살려 말은 어렵지만 노래만은 누구보다 잘 하게 된 클로틸은
점 점 더 큰 무대로 나가게 되고 가족들 또한 그녀의 노래를 통해 점 점 그녀를 이해하게 되면서
다시 예전의 평화로운 가정의 모습을 되찾게 되지만 반려동물 보가 죽던날 다시 마들렌이 사라지고
처음 마들렌을 잃어버렸을때를 떠올리며 클로틸은 다시 마들렌을 찾으러가면서 자신의 목소리를
완벽하게 되찾게 되는 어쩌면 살짝 소름이 돋기도 하는 이야기다.

어쩌면 이 책은 꼭 데칼코마니를 닮은듯 그렇게 앞뒤를 접으면 딱 들어맞게 될거 같은 구조를 하고 있어
이야기의 결말에 이를때쯤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는듯한 느낌을 받지만 그 느낌은 전혀 다르다.
두번째로 잃어버린 마들렌을 찾으러 가는 클로틸은 처음 가족을 위해서만 존재했던 클로틸이 아닌 
자신의 생에서 주인공이 되어 있는 꿈을 이루기 위한 클로틸로 우뚝 서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주변 인물들과의 관계와 특별한 반려동물 보와 자신을 닮은 듯한 딸 마들렌과 아이들의 이야기가
더욱 흥미로움을 더해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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