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츠바키 문구점
오가와 이토 지음, 권남희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7년 9월
평점 :
이 가을에 딱 어울리는 손편지 아날로그 감성 자극 일본소설 추천합니다. 달팽이식당 소설가 오가와 이토의 신작소설 일본서점대상후보작 츠바키문구점!
읽을수록 그 느낌이 점점 더 좋아지는 책이 있어요. 문구점이라니 소녀 감성을 자극하는 문구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소설인가 싶었지만 예상은 보기좋게 빗나가고 전혀 엉뚱한 대필이야기!
동백나무 한그루가 지키고 있는 츠바키문구점! 선대로부터 대필을 이어받아 대필을 하며 문구점을 이어가는 포포! 포포의 대필은 편지를 전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의 사연을 듣고 그 사람의 마음을 고스란히 받아 그에 어울리는 편지지와 펜을 고르고 글씨체를 고민하며 가까스로 문장을 떠올려 진짜 편지를 대신 써주는 일이랍니다.
포포의 대필이야기는 여름을 시작으로 포포 자신의 이야기와 이웃 바바라 아줌마, 괴팍스러운 남작, 빵을 굽는 빵티, 귀여운 다섯살짜리 펜팔친구와의 관계를 이어가는 이야기등과 생각지도 못한 대필 사연등이 잘 버무려져 소소하고 잔잔하면서도 은근 슬쩍 삶의 깊숙한 곳까지 빠져들게 합니다.
포포는 홀홀단신 할머니 밑에서 세살에 히라가나를 쓰고 네살반에 가타가나를 쓰면서 혹독하게 대필을 교육받은 이야기를 통해 포포가 선대라고만 부를 정도로 할머니에 대한 감정이 좋지 않다는 걸 알게 되요. 할머니와 대필을 거부하는 반항적인 시기를 거치지만 결국 대를 이어 대필을 하게 되는 포포는 계절의 변화와 함께 할머니에 대한 감정이 점점 바뀌어가게 된답니다.
한 여름 안부엽서를 보내는 단골 아주머니의 이야기를 시작으로 원숭이의 죽음을 애도하는 편지, 선생님을 향한 러브레터까지는 이해가 되는데 이혼을 주변에 알리는 편지, 돈부탁을 거절하는 편지, 오래된 우정을 끊기 위한 편지등 정말 생각지도 못한 소재의 편지에 대한 이야기에 적잖이 당황하게 되기도 해요. 하지만 각각의 사연을 들어보면 어느새 포포의 마음처럼 그들을 이해하게 되고 포포와 함께 어떤 종이에 어떤 글씨로 어떤 문장을 쓰면 좋을까 고민하게 된답니다. 잉크가 번지지 않게 신경써야하고 격식에 맞춰 가로쓰기 혹은 세로쓰기를 고민해야하고 편지를 봉하고 우표를 붙인 뒤 우편함에 넣는 일까지 무엇하나 아무렇게 해서는 안되는 대필! 정말 보통일이 아니더라구요.
책의 뒤편에는 특이하게도 글중에 등장하는 진짜 대필 편지가 부록처럼 들어 있어서 포포의 고심끝에 탄생한 편지를 직접 확인할 수 있답니다. 그 편지들중 포포가 다섯살 엄마 없이 자란 큐피와의 펜팔 편지가 실려있어요. 큐피의 거울글씨체도 귀엽지만 포포의 마음을 담은 무지개 그림의 편지도 참 좋습니다. 펜팔이야기를 읽으며 학창시절 얼굴도 모르던 영국의 한 소녀와 주고받았던 편지가 문득 떠올랐어요. 그때는 어떤 호기심으로 펜팔 편지를 주고 받았는지 어떤 편지지에 어떤 글씨로 어떤 이야기를 썼는지 문득 궁금해지네요.
어느날 먼 이탈리아의 누군가와 펜팔로 주고받은 할머니의 편지를 전해 받고 자신을 얼마나 아끼고 사랑했는지 알게 된 포포! 할머니의 펜팔친구에게 보낸 눈물자국이 남은 편지와 포포가 할머니에게 자신의 마음을 담은 절절한 편지도 확인할 수 있어요!
책의 맨 마지막엔 포포의 츠바키문구점이 있는 마을지도가 있습니다. 츠바키 문구점을 빼고 이 지도속에 등장하는 포포가 걸은 산책길, 맛집과 카페와 명소들은 가마쿠라에 모두 실존하는 장소라고 하니 한번쯤은 가보고 싶어져요! 또한 소설이 드라마로도 만들어졌다니 포포가 소설속에서 고심하며 고른 문방사우가 어떤 모습일지도 몹시 궁금하구요.
손글씨로 편지를 더이상 쓰지 않는 요즘, 쉽고 간단한 sns로 문자나 메일등 디지털 편지로는 절대로 전할 수 없는 진짜 내 마음을 전하고 싶다면 지금 당장 츠바키문구점으로 오시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