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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이 지옥일 때
이명수 지음, 고원태 그림 / 해냄 / 2017년 2월
평점 :
일요일 밤이면 꼭 챙겨보는 김제동의 톡투유! 그중에 시를 읽어주는 패널이 한분 계시다. 왠지 시하고는 어울릴것 같지 않은(?) 그분의 목소리로 시를 듣고 나름의 이야기를 들을때면 김제동과 함께 웃고 울던 시간들이 더욱 정화가 되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시는 그 의미를 다 파악하지 못해도 시를 읽는 사람 편을 드는 느낌이 든달까?
표지의 색감과 아름답게 뿔이 난 사슴 그림이 참 잘 어울리는 이 책! ‘무릎 꿇게 하는 현실에서 나를 지켜주는 치유의 시와 이야기‘라는 글에 물음표를 달고 책장을 넘겨본다. 그리고 만나는 시 한편한편, 저자의 뒷받침해주는 말들이 내 마음이 지옥이 아니지만 마치 내게 해주는 말 처럼 그렇게 내 마음을 토닥여준다.
시를 한편 낭독해본다. 형식과 운율에 얽매이지 않은 시 한편도 참 좋지만 그 옆에 맞장구치며 욕심을 좀 부려도 괜찮다고 일러주는 저자의 이야기도 참 좋다. 그리고 또 시를 읽어본다. 시가 어느새 내 마음 깊숙히 자리하게 됨을 느낀다.
늘 혼자라고 생각했는데 눈에 보이지 않는 공기의 존재가 이렇듯 클 줄이야! 혼자 비스듬히 서 있는게 누군가를 받쳐 주고 있는 거란 생각은 해본 적도 없는데 나 혼자 견디는게 아니라 누군가를 받쳐주고 있는거란 생각을 하니 든든한 기분마저 든다. 이 시를 만나지 못했다면 나는 여전히 혼자 휘청거린다 여기고 있을터인데...
어느 전시장에선가 마주한적 있는 사슴 그림들! 책의 한켠에 드문드문 놓여져 있어 마치 숲의 어므 쉼터 같다. 그림을 들여다보며 몸도 마음도 잠시 쉬어가게 되는 참 아름다운 그림들!
내 마음속 지옥같은 일을 꺼내어 놓고 보면 정말 아무것도 아닐 수 있는데 그게 생각처럼 쉽지 않다. 전국 편의점 숫자만큼 흔하디 흔한 지옥이라니 그렇더라도 내 마음속 지옥은 결코 쉽게 여겨지지 않는 것 또한 사실! 누구나 그렇게 쉽게 생각 할 수 없는 것 또한 맞다는 사실에 위로 받는 느낌이 든다.
그림이 참 볼수록 매력적이어서 한참을 머물게 되고 사슴에게 마음 한켠을 나누고 싶은 마음이 된다.그림과 함께 짤막한 글귀 또한 위로가 된다.
늘 경쟁 속에 앞다투어 사는 인간들! 그래서 한번도 마주치지 못할 토끼와 거북이마저 경쟁하게 만드는 우리! 고작 살아야 100년도 못사는 주제에 어쩜 그리도 바삐 뛰어가려 하는지! 짧은 생의 한순간을 느릿느릿 살아가는게 맞다는 생각이 들게 만드는 이 시! 책상앞에 붙여 두고 싶다. 여자친구에게 고백 받았다는 저자의 말을 들으니 나는 내 남편에게 선물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