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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판본 사슴 - 1936년 100부 한정판 백석 시집 ㅣ 소와다리 초판본 오리지널 디자인
백석 지음 / 소와다리 / 2016년 2월
평점 :
소와 다리 백석 초판본 사슴!
기다리고 기다리던 초판본이 드디어 제 품안에 들어 왔어요,
책 예약 판매 주문을 하고 근 한달 이상을 애를 태우더니
너무나 멋진 책이 되어 제게 왔네요!
윤동주 시인도 구하지 못해서
필사해서 봤다는 이 책!
그래서 더 설레어했는지도 몰라요,
그런데 요건 뭐냐구요?
부록으로 나무 펜대와 펜촉을 준다고 했는데
정말 앤틱한 펜과 펜촉이에요,
요렇게 책 사이에 끼워서
빠지지 않게 만드는 센스!
요런 디테일함 때문에 책 출간이 자꾸 늦어진듯해요,
그리구 처음엔 파본인줄 알았어요,
책장이 다 붙어 있어서!
그런데 알고보니 원래 초판본은 한지에 인쇄해서
전통 자루매기로 100부만 만들어 졌던거래요,
한지가 워낙 얇아서 한장의 한지를 반으로 접어 만드는 방법인듯한데
아무래도 지금 복간판으로는 한지가 어려우니
그 방식을 그대로 살려 만든거 같아요,
종이질이 갱지 같으면서 가벼운데다
꼭 아코디언 같은 그런 느낌이네요^^
역시 세로쓰기!
네개의 큰 제목으로 여러 시들이 쓰여져 있답니다 .
언젠가 백석의 시집에서 봤던
여우난골족!
역시 한자가 참 많네요,
어딘지 약간씩 어긋난 듯한 줄!
' 또하나달같이 하이얗게빛난다'
띄어쓰기도 안되어 있고
지금의 표현과는 많이 다른 구수함이 묻어나는 백석의 시!
'뽕닢' 이라는 표현이나
'비ㅅ방울' 같은 표현들.
지금은 볼 수 없는
쓰지 않는 표현들이라 낯설다기 보다
정감있게 다가오는 이유는 뭘까요?
사실 백석 시인의 시는
한자가 많이 섞여 있기도 하지만
자신만의 순수 한글씩 표현이 많아 한번에 읽기 어려워요,
하지만 자꾸 자꾸 읽어보다 보면
내가 다 구수해지는 느낌이랄까요!
펜촉이 생겼으니 잉크가 필요하네요,
어린 시절
아빠의 펜촉으로 폼나게 써 보겠다고
잉크를 여기저기 묻혔던 추억이 떠오르네요,
병잉크 사다가 필사 해야겠어요^^
표지는 매끈하고
책 사이즈는 보통보다 약간 작고
무엇보다 가벼워서 들고 보기 좋은 시집이에요,
정가 구천팔백원
한글식 숫자 표현도 참 정감있네요^^
한동안 사슴 에서 헤어나지 못할듯!
오리지널 디자인으로 초판본을 복간하려 애쓴
소와 다리 출판사에 박수를 보냅니다.
한권쯤 소장하고 싶은 초판본을 이렇게나마 품에 안아보게 해 주시니
그저 감사할따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