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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롤 ㅣ 에디션 D(desire) 9
퍼트리샤 하이스미스 지음, 김미정 옮김 / 그책 / 2016년 1월
평점 :
절판
사람이 사람에게 호감을 느끼게 되는건 외모때문인걸까 분위기때문인걸까 아니면 무언가 다른게 있는걸까? 그런데 남자는 반드시 여자를 사랑해야하고 여자는 반드시 남자를 사랑해야하는걸까? 남자가 남자를 여자가 여자를 사랑할수는 없을까? 만약 그렇다면 그들은 어떤식으로 서로 끌리게 되고 또 그 사랑은 과연 이루어질 수 있을까? 무대디자이너를 꿈꾸는 테레즈는 아직 일을 갖지 못해 백화점 인형가게에서 임시로 일하게 된다. 남자친구 리처드와도 진전이 없이 일상을 지루하고 무료한 하루하루를 보내던 어느날 금발의 캐롤과 눈이 마주쳐 첫눈에 빠져들게 된 테레즈! 그전에 한번도 느껴보지 못했던 이런 감정이 사랑이라고 생각한 테레즈는 캐롤과의 만남이 하루하루 설레게 되고 급기야는 리처드와 이별을 고하고 캐롤과의 단 둘만의 여행을 떠나기에 이른다.아직 스물, 여린 감성을 소유한 테레즈는 캐롤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그저 옆에 있다는 그것만으로도 행복하다 여기지만 그녀의 관심이 다른 사람에게 있거나 자신에게 무관심할때는 질투를 하고 서운함을 느끼며 심리적인 방황에 빠지 된다. 아마도 이 소설속 캐롤이 여자가 아닌 남자였다면 테레즈의 사랑은 그냥 그런 남녀의 불륜이야기로 끝나고 말았을테지만 남편과 아이가 있는 여성인 캐롤과의 이야기는 이들이 둘만의 여행을 가게 되면서 더욱 그 끝을 궁금하게 만든다.
사랑은 죄가 될 수 없다. 하지만 세상은 어떤 사랑에 대해 사회적 혹은 주관적인 잣대를 가지고 그것을 범죄시하거나 비도적적인것으로 만들어 버린다. 그런 잣대 없이 그저 한사람이 한 사람을 사랑하고 사랑받는 이야기로 받아들이게 된다면 그때는 이들의 사랑을 인정하게 될까? 왠지 캐롤 앞에서는 속수무책이 되는 테레즈가 한없이 초라하게 여겨지지만 남여간의 사랑에 있어서도 이들과 크게 다르지 않음을 생각하게 만든다.
이 소설에 관심을 가지게 된건 이동진 영화평론가의 별다섯개 평점때문이었다. 지금은 동성애가 합법화 되기도 하는 세상이지만 아직 그것이 범죄시되고 더러운것으로 여겼던 그 시절, 같은 여자에게 사랑의 감정을 느끼게 되는 테레즈와 캐롤의 이야기는 평범한 것은 아니었을듯! 두사람의 심리를 제대로 전달해 주는 번역이었더라면 테레즈와 캐롤의 이야기에 공감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며 얼마전 개봉한 영화에서는 두 여인의 감정과 심리를 어떻게 연기하고 그려내고 있을지 자못 기대가 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