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강명이라는 소설가를 예스24에서 연재하는 [눈덕서니가 온다]를 통해서 처음 알게 되었다. 우리나라에 좀비 비스무리한 '눈덕서니' 라는 캐릭터를 등장시켜 학교 기숙사를 시시각각 긴장감이 넘치게 하면서학생들간의 암묵적인 이야기들을 하나둘 끄집어 내어 흥미를 가지게 하던 소설을 통해 장강명이라는 소설가가 짧지만 이야기를 참 흥미롭게 풀어 나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런데 이번엔 갑과 을의 관계에 있어 비정규직으로 가장 갑질을 많이 당하게 되는 알바생 이야기를 우리가 생각하는 그런 방식이 아닌 전혀 엉뚱한 방식으로 들여다 보게 만든다.
회사 회식 자리에 참석하지 않은 아니 참석하지 못하는 알바생 혜미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으로 사장은 그녀가 하는일이 무언지, 왜 항상 뚱한 표정을 짓고 있는지에 대해 묻는다. 그녀의 직속상관인 은영은 전직 과장이 일을 그만두게 되면서 데려다 놓은 혜미를 좋아하지도 그렇다고 딱히 싫어하지도 않는 상태였지만 사장이 급 관심을 보이게 되니 아침엔 늘상 지각을 하고 혼자 밥을 먹으러 가는가 하면 늘 멍하니 일하는 그녀가 못마땅해 보이기 시작한다.
우리는 늘 갑보다는 을에 대한 공감을 가지게 되는 소설이나 이야기를 많이 접했던거 같다. 그런데 이 소설은 알바생 혜미의 지각을 밥먹듯 하는 태도나 회사원들과 사교적이지 못한 관계, 그리고 회사 근무시간에 병원을 다니는등의 행동들에 다소 불편함을 느끼게 되고 그러다보니 오히려 은영이나 회사 사장인 갑에 대한 생각에 동조하게 되는 분위기다. 딱히 꼭 회사에 필요하지도 않은 알바생인데다 근무태도까지 바르지 못하니 그럴수밖에! 그러니 알바생을 자르겠다는 은영이나 사장의 생각의 동참하게 되는데,,,
알바생을 자르려고 하니 갑은 알지 못했던 알바생에 대한 법들이 하나둘 등장하게 된다. 나도 알바를 해 봤지만 은영이 말한것처럼 정말 깜찍하기 이를데 없는 알바생의 행태다. 해고를 시키기전에 서면으로 먼저 해고 통보를 해야하고 1년이 넘은 알바생에게는 퇴직금을 정산해줘야 한다는등 그저 맘에 들지 않으니 자르고 말겠다고만 생각한 갑의 뒤통수를 치는 알바생에 대한 법규들! 그런데다 여차저차 알바를 그만둔 뒤에도 4대보험에 가입이 안되어 있다는 등의 이야기로 돈을 요구하고 그돈을 받아 가면서는 다른 직장에 취직할 수 있는 경력증명서를 발급해달라고 한다.
어찌보면 정말 근태도 좋지 않은 알바생이 있는거 없는거 다 뜯어 가려하는것 같은 이야기가 참 불편하다. 알바생이라 하면 사실 잡일을 하는 정도니 그에 못미치는 소량의 페이를 받고 일을 하게 되므로
회사가 그들에 대해 너무 많은 부당한것들을 요구하고 있다는 사실에 초점을 맞춰야 하는데 이 소설은 그보다 그녀를 잘라야 하는 갑의 불편함을 이야기하고 있어 다소 좀 불편하게 읽어내려가야 했다. 알바의 근태도 문제지만 알바를 하찮게 취급하면서 알바 이상을 요구하는 회사도 문제고 알바에 대한 처우를 어떻게 해야하는지도 제대로 모르는 작금의 사회 구조가 참으로 답답하기만 하다.
장강명이라는 소설가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아마도 알바생이 늘 문제가 많은 1호선을 타고 다녀야 하는 출퇴근의 고충과 열악한 교통환경으로 다리를 다쳐 근무중이지만 병원을 다녀야만 하는 입장과 아무것도 모르는 알바생이라는 생각으로 갑이 가진 힘으로 아무렇게나 알바생을 잘라서는 안된다는 이야기를 하는듯 하다. 을질 또한 제대로 일을 하고 정당하게 요구해야 하며 갑질 또한 제대로 알고 하자는 이야기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