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인이 누군지 독자만 알게 되는 카린 지에벨의 <너는모른다>

너는 모른다
카린 지에벨 지음, 이승재 옮김 / 밝은세상 / 2015년 2월

아름다운 아내를 두고도 다른 여자들에게 눈을 돌리고 바람을 피우는 유능한 형사 브누아경감!

어느날 그는 영문도 모른채 매력적인 빨간 머리 리디아에게 감금되어 철장에 갇히는 신세가 된다. 

아니 어쩌면 그동안 그가 누려온 여성편력에 대한 대가를 치르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게 하는 소설,

늘상 경찰이 사건을 일으킨 범인을 추적하고 범행동기를 추적하던 소설만을 접하던 내게 

경찰이 영문도 모른채 범인에게 갇혀 고문을 당하고 탈출할 기회를 엿보는 조금 색다른 전개를 보이는 소설이다.

정해진 시간에 늘 정신과 치료를 다니는 리디아에게는 오래전에 강간당하고 살해당한 쌍둥이 자매가 있다. 

쌍둥이 자매를 죽게 했다는 자책감에 그녀를 대신해 살인범을 잡아다가 복수극을 펼치는 리디아,

굶주림과 추위에 떨게 하고 온갖 고문을 자행하며 쌍둥이 자매가 묻힌곳을 알아내려 하지만

브누아는 쉽게 입을 열지 않고 오히려 상황은 점 점 더 악화되어 가기만 한다. 

경찰인 주제에 아리따운 여자에게 홀려 하루하루 고통스러운 나날을 보내고 있는 브누아 경감,

하루하루 죽음의 공포에 시달리면서도 기회를 노려 탈출을 시도하려 하지만 실패하고 만다. 

추위와 굶주림은 물론 남자의 몸에 상처를 내고 급기야 전기충격기로 고문을 서슴치 않는 리디아,

자신이 원하는 답을 얻어 내려 온갖 잔인한 방법을 다 동원해 보지만 결코 쉽지 않다. 

브누아는 결코 자신이 쌍둥이 자매를 죽이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리디아는 그의 말을 믿지 않는다.

그 시간 경찰에서는 브누아 경감을 찾기 위해 그의 집을 수색하고 주변을 탐문하고 그의 아내까지 의심해 보지만 

이야기는 전혀 엉뚱한데로 불똥이 튀고 생각지도 못한 사실이 밝혀지지만 브누아의 행방은 여전히 오리무중!

브누아 역시 자신을 이렇게 만든 장본인이 누군지 짐작해보려 애쓰지만 도저히 알수가 없다. 

리디아조차 브누아 경감이 정말로 쌍둥이 자매를 죽였는지에 대한 의구심이 들기 시작하고 

브누아는 리디아가 이야기한 15년전 사건이 일어났던 그때의 기억을 서서히 떠올리게 되는데,,,

문득 소설을 읽으며 인간의 기억에 대한 심리적인 부분을 다루고 있는 소설일까 하는 생각을했다. 

인간은 자기가 기억하고 싶은것만 기억하기 마련이며 어쩌면 브누아가 정말 살인범일지도 모른다는,,,

또한 어쩌면 브누아의 아내가 바람둥이 남편에게 복수하려 벌인 일 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했다. 

그런데 작가는 전혀 엉뚱한 이야기로 나의 모든 추측을 뒤엎고 뒤통수를 친다.

아무튼 흥미진진하게 읽게 되는 소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