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모두 꽃이야 초록연필의 시 7
신형건 글, 김지현 외 그림 / 푸른책들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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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시절 친구를 통해 참 재미난 시집을 알게 되었어요,

그게 쉘 실버스타인의 [다락방의 불빛]이라는 시집이었는데 

전통적인 시의 방식이 아닌 자유로운 형식의 풍자적이고 해학적이고 그런 시였거든요,


그런데 아이들이 자랄때 한창 푸른책들 책이 좋아서 출판사 행사에 참여도 하고 그랬는데 

알고보니 [다락방의 불빛]을 번역하신 분이 바로 이 신형건시인이었어요 ,

우찌나 반갑던지요, 그 이후로 신형건 시인이 대표로 있는 푸른책들 출판사를 더 좋아하게 되었달까요?

물론 청소년들의 아픈 상처를 잘다독여 주는 이금이 작가도 빠트릴 수 없죠, 




신형건 시인이 등단한지 30년이 되었다니,,, 

그러고보면 제가 이 시인의 번역서를 만난것도 30년전쯤 될거 같네요,ㅋㅋ

30주년을 기념으로 그동안 펴낸 동시집에서 50편의 동시를 추려 한권의 동시집을 펴냈어요,

간만에 동시 한편 한편을 읽고 있으니 내 몸 마음 여기저기서 새싹이 돋아 나는 간질간질한 느낌이 든달까요?

이 추운 겨울이 빨리 가고 봄이 올거 같은 기분이 드는 동시집이에요,




아이들 마음을 어쩜 이렇게 잘 들여다본 동시를 쓸 수있는지 그만큼 마음이 순수하신 분인거 같네요,

아이는 공부가 좋은데 공부가 자기를 싫어하는거 같다는 잠꼬대를 하는 시,

어른들이 거인들만 사는 세상에 가게 된다는 상상을 하는 시,

헤어지면서 서로 바뀐 그림자를 데리고 간다는 우정에 관한 시라던지 

너무 착해서 바보같은 친구를 따라다니는 나도 바보라는 시라던지 

이 시인 또한 시의 형식과 틀을 완전 벗어난 자유로운 동시를 쓰고 있어요,

게다가 남들은 생각지 못하는것들을 기발하게도 동시에 잘 쓰고 있답니다.




나무가 걷는다던지 물고기 세상이 된다던지 여러가지 것들이 바퀴가 달린다던지

창문 없는집, 가로수없는 길, 불이 나간 저녁, 열쇠없는 자물쇠, 아이들 없는 놀이터등

없으면 답답하고 허전하고 심심한 것들을 떠올리며 진짜 없어서는 안되는 나를 이야기하는 시라던지 

아무렇게나 떠들고 다닐 수 있고 아무데나 갈 수있는 참새가 되고 싶다는 장래희망 시라던지 

정말 일상속에 숨어 있는 소소한 것들에서 재미를 찾아 내는 개구쟁이 같은 시인이에요, 


시집은 모두 5부로 구성되어 있구요

때로는 산문 같은 재미난 시도 있답니다. 





개망초 꽃 


언제부터 

너 거기에 있었니?


친구와 헤어져 혼자 가는길

가까이 다가가 보니

낯설지 않은 얼굴


너 거기 그렇게 

정말 오래오래 서 있었구나?


나와 친해지고 싶어서

아무 말 없이 

내 어깨만큼 자란 키


내가 웃음을 보이지 않아도

반가워 먼저 

소리없이 웃음 짓는


네게서, 참 좋은 향내가 난다

참 좋은 향내가 난다.


--- p26 by 신형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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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몽 2015-01-31 12: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 한편한편 얼었던 제 마음을 스르르 녹여주네요...옆에놓고 화가 날때마다 읽어야겠어요 ㅋㅋ

겨울이 가기전에 아이들과 함께 읽어봐야겠어
요^^좋은책 소개 감사합니다

책방꽃방 2015-01-31 12:47   좋아요 0 | URL
네. 꼭 아이들과 함께 감상해보시구 따듯한 봄 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