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눈에 펼쳐보는 세계사연표 그림책>, <어제저녁>을 읽고 리뷰를 남겨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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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저녁
백희나 글.그림 / Storybowl(스토리보울) / 2011년 1월
구판절판
구름빵이라는 참신하고 독특하고 따뜻한 이야기를 쓴 작가 백희나의 달샤베트를 읽으면서도 참 세상을 따뜻하게 바라보는 작가라는 생각을 했는데 이 책 또한 마찬가지다.
사실 가만 생각해보면 나 혼자만 이 세상을 살아가는거 같지만 실은 온인류가 동시다발적으로 살아가고 있는 이 지구촌은 어떻게 보면 참 신비스러운 세상이 아닐 수 없다. 그러니 위아래로 한건물인 아파트에 사는 사람들은 보통 이웃사촌이 아닌거다. 어느새 이웃사촌이란 말이 무색해져버린 요즘 우리에게 벽하나를 사이에 둔 이웃을 좀 바라보라고 말하는것만 같다.게다가 책의 형태 또한 병충처럼 쫘악 펼쳐져 우리는 하나라는 느낌을 들게도 한다.
이 책은 또한 유쾌한 아파트 주민들에 대한 등장인물 소개가 책 뒤편에 실려 있어 바로 우리 이웃을 소개받는것만 같아 비어있는 저 마지막 칸에 당장 끼어 들어가 내소개를 하고 싶게까지 한다. 이 등장인물들은 하나하나 작가의 손을 거쳐 탄생되어진 인물들로 정성이 담뿍 담겨서인지 그냥 스쳐지나 볼수가 없다.
어제 저녁 6시, 유쾌한 아파트 주민들은 각자 자신의 일에 열중하고 있다. 얼룩말은 스케이트를 타기위해 외출준비를, 개부부는 노래 연습을 하기 위해 털양말을, 양 아줌마는 외출에서 돌아오는길이며, 여우는 산양의 저녁초대를 받고, 오리 유모는 아기토끼를 재우려 동화책을 읽고, 생쥐부인은 크리스마스 장식을 구하려 집을 나서고, 흰토끼씨는 버스를 기다리며 기침을 해대고, 은쟁반찻집 까망고양이가 흰토끼씨 앞을 지나가고 있다. 동시간대에 여러 인물들의 여러가지 일들이 동시에 벌이고 있다니 신비한 느낌마저 든다.
물론 개부부가 양말 한짝을 잃어버리고, 산양집에 초대받은 여유는 달랑 스프 하나라는 배를 채우지 못하며, 개가짓는 소리에 그만 아기토끼들이 날뛰고, 양은 열쇠를 자신의 털속에 빠뜨리는 등갖가지사건 또한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난다. 또한 개부부가 우연히 양말 한짝을 발견하게 되면서 또 그 모든 사건들은 동시에 해결이 되는 참으로 기가막힌 이야기 전개가 아닐 수 없다.
고양이와 맞딱드린 생쥐부인이 다행히 재빨리 쥐구멍으로 도망을 쳐서는 개부부의 노래소리에 떨리는 가슴을 진정시킨다는 마지막 이야기는 책을 읽는 모든 이들을 평온하게 하는 장면이기도 하다.
어쩜 백희나란 작가는 이렇듯 멋진 이야기를 소품들을 적절히 잘 활용해 생생하게 만들어내는걸까? 그녀의 기발한 상상력과 따뜻한 이야기에 다시 한번 반하게 된다. 그리고 나 또한 어제 저녁을 떠올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