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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이 방울방울 아름다운 꽃이야기 ㅣ 잘잘잘 옛이야기 마당 5
이연정 지음 / 미래아이(미래M&B,미래엠앤비) / 2010년 7월
나는 꽃을 참 좋아한다. 그래서 집 베란다에 화초를 키우며 아침마다 봄햇살이 놀러온 화분들을 둘러보는게 하루의 첫 시작이다. 게다가 길을 가다가도 담밑에 혹은 화단에 가끔은 지붕에도 피어나는 꽃들을 보면 왜 그렇게 쉽게 발걸음을 떼지 못하는지,,, 그리고 우연한 계기로 이름을 알게 된 들꽃들은 그 이름들이 참 재미나고 신기한게 왜 그런 이름이 붙었을까 궁금하기도 했다. 마침 이 책은 저마다 사연을 담고 있는 꽃이야기를 예쁜 그림과 함께 들려주고 있어 이젠 꽃을 보면 이야기가 떠오를것만 같다.
무덤가에 핀다는 할미꽃, 꽃이 꼬부랑 할머니를 닮아 할미꽃인줄로만 알았는데 손녀가 너무 너무 그리워 찾아가던 길에 목숨을 다해 그 무덤 자리에 피어 났다는 할미꽃을 보면 내가 그 손녀가 되어 할미꽃을 한참 바라봐줘야할것만 같다.
우리 아파트 화단에 봄만 되면 노란 매화를 닮은 꽃이 어찌나 이쁘게 하늘거리는지 그 이름이 황매화라고 했다. 변치않는 마음으로 서로 사랑하게 되면 까짓것 도깨비가 대수일까? 그렇게 도깨비에게 잡혀간 색시를 구해내고 피어난 황매화라니 어쩐지 노란 꽃을 볼때마다 기분 좋은 이유가 있었다. 이젠 황매화를 볼때마다 목숨을 걸고 사랑을 지킨 두 선남선녀의 이야기가 떠올라 괜히 행복해질듯하다.
꽃이름중에 며느리를 시기한 시어머니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꽃들이 몇있다. 며느리밑씻개라던지 이런 며느리밥풀같은,,, 참 서글픈 사실이지만 시어머니와 며느리를 이야기할때면 좋지 않은 이야기가 대부분이다. 며느리는 풀만 먹는다는 사실을 몰랐을 시어머니 입장에서야 자신만 죽을 끓여 준다고 오해할수도 있겠지만 그렇다고 왠 밥인지 묻지도 않고 때릴것까지야ㅠㅠ 오죽 억울하게 죽었으면 무덤가에 밥풀을 단 꽃으로 피어 났을까? 이젠 산에 올라 가지런하고 이쁘게 핀 며느리밥풀을 보게되면 위로해줘야할거 같다.
전설의 고향이나 우리 옛이야기를 들으면 꼭 동물들이 은혜를 갚는 이야기가 등장한다. 꼭 닭벼슬을 닮은 빨간 맨드라미를 볼때면 생김새가 참 독특했는데 주인을 위해 목숨을 아끼지 않은 이야기를 알고 보니 닭이 사람보다 낫다는 생각이 든다. 어쩐지 맨드라미꽃을 볼때면 붉고 튼실한것이 활할 타는 불같이 보였던 이유가 '건강, 타오르는 사랑'이라는 꽃말 때문인걸까?
병든 누이를 위해 달나라 천도복숭아를 따러 간 동생, 꿈은 이루어지고 간절히 바라면 소망한 바를 이룰 수 있다는 이야기가 사실인걸까? 하지만 그렇게 간절하게 원하던 천도복숭아는 얻었지만 정작 병든 누나는 천도북숭아를 찾으러 떠난 동생을 찾아 헤매다 싸늘한 시체가 되어버리다니,,, 그 동생은 또 얼마나 슬플까? 누나의 초롱불이 꽃이 되어 버렸다는 금강초롱을 보면 누군가 산을 헤매게 되면 불이라도 밝혀줄거 같은 생각이 든다.
지심도라고 동백이 가득 피는 섬이 있다고 얼핏 들었는데 할머니가 바다너머로 사라져버린 남편과 아들을 기다리며 온갖 정성으로 피워냈다는 섬이 그 섬일까? 고결한 할머니의 마음을 닮은 동백꽃이 고고해 보인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나보다.
이 책은 여섯가지 꽃에 얽힌 슬프고 아름답고 고결한 이야기를 담고 있으며 꽃이 가지고 있는 꽃말과 함께 좀 더 생각해야할것들을 넌지시 일러 주기도 하는 참 아름다운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