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식견문록 - 유쾌한 지식여행자의 세계음식기행 지식여행자 6
요네하라 마리 지음, 이현진 옮김 / 마음산책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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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오랫만에 읽는 요네하라 마리의 책이다. 읽는 내내 군침이 고여서 고문이었다. 단순히 음식에 관한 추억을 넘어서 음식에 대한 역사나 대식가 로서의 자신의 얘기들을 소탈하게 풀어내고 있다. 지난 밤에 읽다가 당장이라도 밥을 해서 반찬과 한끼 뚝딱하고 싶은 욕구를 참기 힘들었다. ㅋㅋ 터키꿀엿과 할바의 맛을 거의 평생 찾아헤매이는 모습이 너무 재밌다. 할바는 재료보다는 그것을 조리는 과정에서 오는 맛, 즉 만드는 기술이 맛이었다는 것을 깨닫는다. 알프스 소녀의 하이디에 나오는 염소젖의 맛이 정말 맛없다는 것을 통해 어린시절 동화책을 통해서도 어떤 맛에 대한 편견을 갖는 다는 것이 재밌었다. 감자가 처음 러시아에 들어왔는데 그 생긴 모양이 꺼림찍하다며 (사랑스러운 감자..의 어디가 ㅠㅠ) '악마나 먹는 음식'이라 여겨졌다는 얘기도 재밌다. 동생 유리와 자신 몰래 어른들이 귀한 바나나를 먹고 난 후의 노란 껍질을 발견하고는 학교가기 전에 엉엉 울었다는 이야기며, 지을 집의 모델링을 찾기 위해 고베로 가서는 식도락 여행만을 했다는 이야기는 정말 대단하다. 정녕 마리는 대식가였다! 

 먹기 위해 사는 사람과 살기 위해 먹는 사람으로 세상 사람을 나눌 수 있다는 말에 동감한다. 그만큼 어떤 방식으로 무엇을 먹느냐는 것만큼 우리의 삶을 좌우하는 지표도 없다. 그렇다면 나는 전자와 후자의 어느 중간쯤일까? 대한민국이라는 나라를 엄청 사랑하지 않아도 어쩔 수 없이 엄마가 어렸을 때 부터 해주는 음식들을 좋아하는 것은 나도 애국자라는 증거일수 있다는 말에 어느 정도 수긍한다. 마리여사 이렇게 대식가 였다니 정말로 놀랍다. 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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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든
헨리 데이빗 소로우 지음, 강승영 옮김 / 이레 / 200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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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이 책을 결정적으로 읽어야겠다고 생각한 것은 <오픈북>을 읽고 나서 였던 것 같다. 요즘 <오픈북>을 다시 읽고 있는데 뭐라고 써있었는지 다시 확인해야겠다. 거의 한달에 걸쳐 조금씩 읽었는데 정말 기대이상이다. 글쎄 이 책을 무어라 규정해야할지.. 월든 호숫가 주변의 생태보고서 같기도 하고, 게다가 굉장히 문학적이기도 하고, 소로우란 인물에 대한 평전같기도 하다. 벌써 부터 소로우에 대해 알아볼 생각에 설레일 정도로 누구에게나 권하고 싶은 책이 되어버렸다. 

 그가 월든 호숫가에서 2년이란 세월을 보내기 위해 떠난 나이는 28세이다. 자신의 인생을 자신의 의지대로 살아보고자 호숫가로 들어갔고 다시 다른 인생을 위해 30세의 나이에 그곳에서 나온다. 이 나이에 이런 생각을 할 수 있다는 것, 45세라는 젋은 나이에 죽었다는 것이 안타까울 뿐이다.  

 자유롭다는 것은 무엇인가. 오늘날 모든 인간에게는 자유라는 것이 주어졌지만 그 자유를 제대로 활용하며 살아가는 이는 드물다. 그런 면에 있어서 그는 자유의 길을 걷는 사람이었다. 인상적으로 기억되는 것은 그의 간소한 식생활이었다. 많이 먹지 않으면 많이 노동할 필요가 없다. 그만큼 보다 가치 있는 일에 에너지를 집중시킬수가 있다. 이 책을 읽는 내내 홀로 침묵함으로서 얻을 수 있는 것이 얼마나 많은지 다시 한번 깨닫게 된다. 독서에 관해 쓴 부분에서 쉬운 독서보다는 발돋움하고 서듯이 하는 힘든 독서를 강조한다. 우리의 정신을 독서로 단련시켜야 한다고 한다.  

 모든 것은 마음안에 있다. 매일 새로운 태양이 뜬다고 해서 나의 정신이 새로 깨어나는 것은 아니다. 우리 스스로 마음의 문을 열때 다시 태어나고 또 다른 인생을 향해 한걸음 내딛을 수 있을 것이다. 오, 월든! 언젠가 나도 이 호숫가를 홀로 거닐어 보고 싶다.   

 사색을 함으로써 우리는 건전한 의미의 열광 속에 빠질 수 있다. 마음의 의식적인 노력으로 우리는 행위들과 그 결과들로부터 초연하게 서 있을 수 있다. 그렇게 되면 만사는 좋은 일이든 나쁜 일이든 격류처럼 우리의 옆을 지나치게 된다. (p.193)

 나는 대부분의 시간을 혼자 지내는 것이 심신에 좋다고 생각한다. 아무리 좋은 사람들이라도 같이 있으면 곧 싫증이 나고 주의가 산만해진다. (생략) 고독은 한사람과 그의 동료들 사이에 놓인 거리로 잴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하버드 대학의 혼잡한 교실에서도 정말 공부에 몰두해 있는 학생은 사막의 수도승만큼이나 홀로인 것이다. (p.194) 

 부드러운 이슬비가 한번 내리면 풀밭은 한층 더 푸르러진다. 우리 역시 보다 훌륭한 생각을 받아들이면 우리의 전망도 훨씬 밝아지리라. 우리가 항상 현재에서 살면서 자신의 몸 위에 떨어진 한방울의 작은 이슬도 놓치지 않고 받아들여 커가는 풀잎처럼 우리에게 생기는 모든 일을 최대한으로 이용할 수 있다면, 그리하여 과거의 잃어버린 기회에 애통해하는 것으로 시간을 보내지 않는다면 우리는 정말 복 받은 존재가 될 것이다. (p.447) 

 당신의 인생이 아무리 비천하더라도 그것을 똑바로 맞이해서 살아나가라. 그것을 피한다든가 욕하지는 마라. 그것은 당신 자신만큼 나쁘지는 않다. (p.4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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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도, 그림처럼 - 나의 소중함을 알아가는 일상치유에세이
이주은 지음 / 앨리스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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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주은씨의 <그림에, 마음을 놓다>라는 책을 작년에 좋은 기분으로 읽었고, 이 책 역시 다 읽고 난 후 그런 기분이 들게 했다. 이런 류의 책을 읽다가 보면 너무 유명한 그림들을 자주 대하게 되어서 지루할 수가 있는데 이 책은 다른 책에서는 보지 못한 낯선 화가들의 그림이 많아서 좋았다. 미술사적 지식이 쌓인 것은 아니지만 마음 한켠이 따뜻해진것 같다. 그것으로 족하다. 

 때는 바야흐로 가을이다. 내가 태어난 달이라서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게 되고, 다가오는 겨울이 싫어 조금 더 붙잡고 싶은 가을. 나이가 들면서 이 맘때만 되어도 왠지 모를 허전함으로 따뜻한 것들이 그립다. 팍팍한 일상 속에서 나의 소중함을 알아가는 것만큼 나를 일으켜주는 것도 없지 않을까. 전작에서도 그랬듯 다양한 책이 소개되어 더욱 좋았다.  

 루소는 유럽사회에 행복한 가정의 영향을 알리는데 가장 큰 일조를 했다고 하지만 그의 가정생활은 비참했다고 한다. 동거하던 여자와의 사이에서 낳은 아이 다섯을 모두 고아원으로 보냈다고 한다. 헤밍웨이는 배고픔을 참지 못해 비둘기를 잡아먹었다고 한다. 발자크는 3만잔의 커피를 마시며 새벽 1시부터 저녁 6시까지 집필을 했다. 영화<어톤먼트>에 나오는 키이라 나이틀리의 초록 드레스는 정말 예쁘구나. <위대한 유산>에서 기네스 펠트로 입었던 초록 투피스만큼 나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앤드루 와이어스라는 작가에게 관심이 간다. 그의 서늘한 그림들을 찾아봐야지. 그밖에 다음의 책들을 건졌다. 

오스카 와일드 <도리안 그레이의 초상>
하루키 <회전목마의 데드 히트>
말콤 글래드웰 <아웃라이어> 

  끝으로 이 책의 마지막 장의 내용이 좋았다. 잡스러운 것들, 뭔가 소용없어 보이고, 시간낭비인것 같은 것들로 우리의 삶은 채워진다. 모든 잡스러운 것들의 집적.. 일관성 없이 모아놓은 파편들이 모여 어떤 길을 만들어갈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아래의 그림처럼 용도와 목적에 맞지 않는 것들은 가치가 없어보인다. 하지만 이런 것들로 우리의 일상은 또 다른 관점에서 윤택해질수 있는 것은 아닐지..



Object
Meret Oppenheim (Swiss, 1913-19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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닉 혼비 런던스타일 책읽기
닉 혼비 지음, 이나경 옮김 / 청어람미디어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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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초반에 나오는 이 문장으로 이 책의 뒷부분은 대충 읽었다. 그렇다. 확 덮어버리지는 못한 것이다. 성격상 웬만하면 한번 잡은 책은 아무리 지루해도 끝까지 읽는다. 그런데 왜 그러는건데? 라고 물으면 대답은 못하겠다. 성격상....이라는 말이 그나마 맞는 대답일까. 세상에 책이 얼마나 많으며 좋은 고전들이 얼마나 많은데 지금 잡은 이 깟 책하나 재미없는데도 잡고 있는 것은 정말 비효율적인일임에 틀임없다. 닉 혼비의 생각에 동의하는바다. 

우리나라에 번역된 책들은 두 눈 반짝하며 기억해두었다. 

<데이비드 코퍼필드>는 <사이더하우스>에서 계속 나와서 언젠가는 읽어야겠다고 생각했었다. 그렇지.. 언젠가는 내게 올날이 있을 것이다. 

<하우스키핑>을 나도 아주 오래동안 잡고 있었고 그 책이 나를 변화시켰다고 말할 수 있다. <길리아드>를 거의 세페이지에 걸쳐 극찬하고 있는데 그렇다면 또 안 볼 수가 없겠다. 

<시티즌빈스>도 읽고 싶었는데 스포일러가 될까봐 이 부분은 살짝 건너뛰었다. 기대된다. 

<펭귄의 우울>도 읽어야겠고, 닉혼비의 매제가 지었다는 <폼페이>도 궁금하다. 

우리가 고전을 읽지 않는다면 어떻게 될까? 인생을 살다보면 자신이 문학가인지, 아니면 그저 독서애호가인지 결정해야 하는 시점이 온다. 그리고 나는 독서애호가가 더 재미있게 산다는 것을 깨닫는 중이다. (p.260)   

나도 결정해야하는 시점이 온 것일까. 고전을 읽으면서 재밌게 살 수 있다면 좋을텐데. 나는 아직 문학가에 대한 미련을 못 버리겠다.  

독서에 대한 단상들, 솔직한 닉 혼비의 독서에 대한 생각들을 엿볼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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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에서 웃으면서 살 수 있는 87가지 방법
로버트 풀검 지음, 최정인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9년 3월
평점 :
절판


 이 책을 읽고 나도 이런 할아버지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일상에서 일어난 소소한 소재들을 통해 작가는 우리의 어둡고 질척이는 삶속에서도 진주를 찾아낼 수 있다고 말한다. 나름의 사건들에 자신만의 의미를 부여하며 사는 것이 지구에서 웃으면서 살 수 있는 방법이 되지 않을까. 저자는 휴대폰도 가지고 있지 않으며 컴퓨터는 글을 쓸 때만 사용한다고 한다. 주소록의 얘기가 인상적인데 주소록을 통해 자신의 역사를 본다고 한다. 요즘에야 휴대폰을 거의 가지고 있고 사람들의 전화번호를 이곳에 입력해놓는다. 나는 연락을 오랜동안 하지 않으면 가차 없이 삭제하곤 해서 그나마 빈약한 인간관계가 더 빈약해보인다. 저자는 주소록을 통해 어느 시기에 누군가와 연락을 하고 지냈는지 알 수 있으며 한사람의 바뀐 주소, 전화번호를 통해 결국엔 어떤 이가 자신과 함께 생을 살아가는가를 알고 감사해한다고 한다. 꽤 그럴싸해보인다. 친구였던 사람들, 어떤 이유로 멀어진 사람들.. 기억속으로 사라진 사람들이 생각났다. 크레타섬으로 주기적으로 놀라가 지낼 수 있는 여유로움이 부럽다. 그렇게 할 수 있는 건 비단 돈의 문제만은 아닐 것이다. 그의 이전 책들도 읽어보고 싶다. 

  멈춰라.
  돌아가라.
  마음속에 커다란 폭풍우가 칠 때까지 기다려라.
  강물이 흘러갈때 여기에 있어라.
  갈 수 있는 데까지 물속 깊이 들어가 서있어라.
  물의 영향을 받지 않게 될때,
  그때야말로 진정 헤맨 것이다.
  기다려라.
  거기 있어라.
  물이 하는 일을 알 때까지.
  자리를 지켜라.
  발견하는 사람이 임자이다.  (p.146)


  모든 것을 다 알지 못한다고 해서 중요한 것을 모른다는 뜻은 아니다.
  '불가지'라는 말이 나쁜 말은 아니다. (p.157)


  행복과 자유는 한 가지 원칙을 분명히 이해하는 것에서 시작된다.
  바로 어떤 것은 내 통제하에 있고 어떤 것은 그렇지 않다는 사실이다. (p.207)


  나는 한 사람이 다른 사람의 영혼을 구원해 준다는 말을 믿지 않는다. 그것이 무슨 뜻인지도 모른다. 나는 사람은 각자 자신의 삶을 사는 것이고 자신의 시간을 보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누가 누구를 구원하는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p.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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