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장고에도 쇼핑몰에도 없는 것 - 뚱뚱하고 가난하고 외로운 나와 이별하는 50가지 비결
빅토리아 모란 지음, 윤정숙 옮김 / 아고라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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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난하고 뚱뚱하고 외로운 이라는 이 세가지 조건 중 하나에 속하기는 쉽다. 더군다가 두가지 이상에 속한다면... 물밀듯 몰려오는 공허함이 일상을 덮칠 것이다. 그 공허함을 해결하고자 냉장고나 쇼핑몰을 찾는 다면 일시적으로 그것을 메울 수는 있을 지언정 가슴엔 더 큰 구멍이 생겨날 것이다. 이로부터 탈출하는 방법은? 나 자신을 사랑하는 것이다. 어찌보면 너무나 뻔한 답이다. 다른 책에도 다 있는... 하지만 그런 책들을 읽고 나서 그 효과가 며칠 안가기때문에 이런 책을 다시 찾는지도 모르겠다. 가난하다면 현명하게 지출을 하면 되고, 뚱뚱하다면 건강하게 살 수 있는 (빼빼 마른이 아니고)방법을 강구하면 된다. 외롭다면 외로움을 떨칠 수 있는 방법을 찾으면 된다. 생각보다 간단하지? 자신의 일상을 창조적으로 예술가처럼 사는 방법은 거창한 것이 아니다. 몸을 조금 더 움직이고 조금 더 부지런해지고 조금 더 나 자신을 사랑하면 된다. 공허하다,는 일종의 망상을 떨쳐버리고 내가 해야할 임무에 몰두할 것, 나는 소중한 사람이라는 것을 잊지 않을 것! 이 가을에 지켜보련다. 

의지할 수 있다는 것은 또한 당신이 스스로에게 한 약속을 지키며, 지킬 수 없는 약속은 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나는 지킬 수 있는 것만 약속한다." <미국의 블룸스베리>를 쓴 수잔 치버가 말했다. "나는 작지만 가치 있는 행동들을 한다. 이를테면 시간을 지키고, 공과금을 내고, 오늘은 설탕을 먹지 말아야지 라고 말하면 설탕을 먹지 않는 등의 일 말이다." 이런 행동은 자존감을 높여준다. p.216 

당신이 자신의 중심을 찾고, 본래의 모습에 충실하고, 자신의 삶을 소유해야 당신에게 어울리는 누군가를 만나 기쁨이 넘치는 관계를 가질 수 있다. 당신의 중심을 찾고, 본래 자신의 모습에 충실하고, 당신 자신의 삶을 소유하는 것은 당신에게 누군가가 있든 없든 커다란 기쁨과 만족을 줄 것이다. p.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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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스커빌가의 개 열린책들 세계문학 102
아서 코난 도일 지음, 조영학 옮김 / 열린책들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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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열린책들에서 요즘 새롭게 나오고 있는 예쁜 판형(무엇보다 가볍다!)의 책이 아니었다면 셜록 홈스 시리즈중 하나인 이 책을 아마 읽지 않았을 것이다. 중간쯤 읽다가 내 취향이 역시 아니어서 덮으려다가 스트플턴 남매의 진실이 밝혀지는 부분에서 급 재미있어져서 끝까지 읽었다. 사건은 홈스가 풀긴 하지만 이 소설에서 사건을 서술하는 인물은 홈스의 친구인 왓슨 박사이다. 중간에 홈스가 나타나는 부분이 반전이라면 반전이겠다. 바스커빌가문을 몰락시키려는 개의 진실은 무엇일까.. 전설과 같은 비과학적인 소문들에 공포에 떠는 사람들의 모습이 어찌보면 순진한 것 같기도 하고, 황무지가 정확히 어떤 것일까 잘 상상이 안되지만 고딕한 성 비슷한 집에서 사는 사람들의 묘사도 조금 으스스하긴 하다. 마지막 열장 정도에 홈스는 사건의 시작부터 결말까지 친절히 설명해준다. 셜록 홈스 시리즈를 즐겨 읽는 사람들은 재밌게 읽을 수 있는 이야기일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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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방촌 고양이 우리 시대 우리 삶 2
황인숙 지음, 이정학 그림 / 이숲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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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세기의 어느 프랑스 문학평론가는 이런 고백을 하기도 했다. "한 번 가본 레스토랑 음식이 맘에 들면 그 레스토랑을 계속 찾게 되듯, 어떤 작가에게 한 번 호감을 가지면 그 작가의 작품은 계속 읽게 된다." p.250 

 황인숙 시인을 좋아하기때문에 반가운 마음에 집어든 책.. 고양이 이야기로 시작한다. 사실 나는 제목만 보고 고양이에 관한 이야기만 있는 줄 알았다. 일상의 다양한 소재로 쓰여진 글들의 모음집이었다. 읽다가 낯익은 글도 보였는데 아무래도 <목소리의 무늬>에 있는 글 중 몇개를 넣은 것 같다. 시인의 머릿속은 온갖 우아한 것들로만 채워진 것 같지만 그녀도 다이어트를 하고, 카드결제일을 두려워한다. 고양이에 대한 사랑은 정말 찡할 정도인데 인터넷카페에 가입해서 몰입하고 있는 꼴은 나와 별반 다르지 않다. 비오는 날 7kg고양이사료를 받으러 모르는 사람을 지하철 개찰구에서 만나는 진풍경도.. 상상하기만 해도 우끼다. 주위엔 현실적인 경제성만을 따지며 사는 사람들로 가득하다. 그런 한 구석에 황인숙 시인같이 사는 사람도 있다는 걸 생각하면 위안이 되고 내 처지도 그렇게 나쁘게만 보이지 않는다. 그래, 이런 것이 바로 내가 어떤 작가에게 품고 있는 익숙함같은 것이겠지 생각하니... 태풍이 몰아쳐 꺾인 나뭇가지를 보고 휑해진 가슴 한구석이 따뜻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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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익스피어 배케이션
김경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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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을 읽다가 외국의 그 낯선 곳으로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종종한다. 얼마전에 읽은 <리스본행 야간열차>가 특히 그랬다. 이 책은 저자 김경이 강력히 추천하는 책인데 어딘지 나만 알고 있으면 했던 보물이 드러나버린 느낌이다. ㅋㅋ 리스본이 배경인 책으로는 존 버거의 <여기, 우리가 만나는 곳>도 있다. 이 책은 읽어보지 못했는데 읽어봐야겠다. <몰타의 매>로 부터 몰타라는 실세계의 공간으로 들어가는 것은 얼마나 매혹적인가. 저자가 말한대로 음악이나 책, 영화는 시간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것에 몰입하는 순간 공중부양하듯 허공으로 들어올려졌다가 어느 순간 다시 그 자리로 내려오도록 만드는 것이다. 여행 또한 비슷할 것이다. 뭔가 생산적인 활동은 잠시 잊고 시간 속으로 느릿하게 어슬렁거리게 해주는 일상의 묘약같은 것.. 나는 사실 여행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나는 낯선 환경이 싫다. 화장실도 못가고 잠도 잘 못잔다. 그래서 누군가는 여행을 하며 이런 책을 쓰고 나 같은 사람은 이런 책을 읽고 거꾸로 여행으로 이끌었던 그 책들에게로 다가간다. 남는 것은 여행지의 매혹이 아니라 결국 이 책에서 인용된 책이라는... 아이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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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브 키터리지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 지음, 권상미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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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리브 키터리지라는 여자가 살았다. 그 이후의 이야기는 그녀를 둘러싼 주변인물에 관한 이야기를 통해 어른의 삶도 아이못지 않게 성장하고 있다는 것을 말하는 듯하다. 올리브의 남편 헨리는 어느날 뇌졸중으로 쓰러져 요양원에서 죽고 소설의 말미에 이르면 올리브의 나이 또한 칠십대이다. 이야기의 시작이 대충 중년무렵이라고 할 때이니 이 소설은 인간의 한창때인 청춘을 벗어나 죽음을 눈앞에 둔 시기까지의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올리브의 인생은 보통의 사람이 겪게 되는 평범한 일상과 때때로 찾아오는 평범한 고통, 평범한 고뇌 등으로 채워져있다. 우리 모두는 자신이 겪게 되는 모든 경험이 이 세상에 유일무이한것처럼 느끼곤 하지만 소설을 읽고 있노라면 인간군상의 다양한 경험들도 결국 몇개의 카테고리로 분류될 수 있다는 것을 느끼곤한다. 이런 점을 깨닫게 되면 마치 인생에 대한 통찰력이 생긴 것 같은 기분에 빠진다. 하지만 그런 통찰력이라 믿어지는 것이 실제 내 삶 (갑작스럽게 겪게되는 충격적인 사건들과 같은)에 있어서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을 보면 경험한 것만이 내 것이 될 수 있나 하는 생각도 든다.  

각설하고, 소설은 잔잔하고, 문장은 아름답고, 허무함을 주기도 하는가 하면, 따뜻함을 느끼게도  한다. 이웃과의 관계, 가족구성원끼리의 균열을 일으키는 것은 역시나 사랑에 관한 문제들이다. 사람들의 그 모든 평범한 고통의 원인은 '사랑'이다. 이 소설의 주인공 올리브는 투박하고 거칠고 애정표현에 서투르고 무서운 교사이다. 어딘가 미화되고 이상적인 인물이 아닌 것이다. 이처럼 사랑에 서툰 (특히 하나뿐인 아들 크리스토퍼와의..) 여자의 일생을 통해 나이가 듬에 따라 겪게 되는 성장의 고통을 엿볼 수 있다. 그 추상적인 경험이 내것이 되지는 않더라도 어딘가 투박하고 서툰 몸짓들에 위로가 되고 힘이 되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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