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방촌 고양이 우리 시대 우리 삶 2
황인숙 지음, 이정학 그림 / 이숲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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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세기의 어느 프랑스 문학평론가는 이런 고백을 하기도 했다. "한 번 가본 레스토랑 음식이 맘에 들면 그 레스토랑을 계속 찾게 되듯, 어떤 작가에게 한 번 호감을 가지면 그 작가의 작품은 계속 읽게 된다." p.250 

 황인숙 시인을 좋아하기때문에 반가운 마음에 집어든 책.. 고양이 이야기로 시작한다. 사실 나는 제목만 보고 고양이에 관한 이야기만 있는 줄 알았다. 일상의 다양한 소재로 쓰여진 글들의 모음집이었다. 읽다가 낯익은 글도 보였는데 아무래도 <목소리의 무늬>에 있는 글 중 몇개를 넣은 것 같다. 시인의 머릿속은 온갖 우아한 것들로만 채워진 것 같지만 그녀도 다이어트를 하고, 카드결제일을 두려워한다. 고양이에 대한 사랑은 정말 찡할 정도인데 인터넷카페에 가입해서 몰입하고 있는 꼴은 나와 별반 다르지 않다. 비오는 날 7kg고양이사료를 받으러 모르는 사람을 지하철 개찰구에서 만나는 진풍경도.. 상상하기만 해도 우끼다. 주위엔 현실적인 경제성만을 따지며 사는 사람들로 가득하다. 그런 한 구석에 황인숙 시인같이 사는 사람도 있다는 걸 생각하면 위안이 되고 내 처지도 그렇게 나쁘게만 보이지 않는다. 그래, 이런 것이 바로 내가 어떤 작가에게 품고 있는 익숙함같은 것이겠지 생각하니... 태풍이 몰아쳐 꺾인 나뭇가지를 보고 휑해진 가슴 한구석이 따뜻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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