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오 바디스 2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29
헨릭 시엔키에비츠 지음, 최성은 옮김 / 민음사 / 200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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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오 바디스 도미네 Quo Vadis Domine (주여 어디로 가시나이까)


이 책은 시오노 나나미의 로마인이야기를 읽다가 알게 되었다. 아마 수년전에 길가의 중고서점인가에서 샀던 것 같은데 그 책은 어디론가 사라지고 민음사판으로 읽어보았다. 쿠오 바디스가 무슨 뜻인지 그냥 궁금했던 시절이었던 것 같다.

1권은 아름다운 용모의 리기아를 얻기 위한 비니키우스의 활약상?이 그려진다. 젊고 미래가 보장되는 그야말로 훈남인 비니키우스는 처음에는 마음만 먹으면 세상 절세미녀인 리기아를 손에 넣을 수 있을 줄 알았다. 그러나 그리스도교도인 리기아는 속세의 다른 여자들과는 다른 가치관을 가지고 있다. 그 차이점을 이해하는 과정에서 비니키우스도 자연스럽게 그리스도교의 세계로 빠져든다. 영혼을 사랑한다는 말이 바로 이 둘의 사랑을 일컫는 말일지도 모르겠다. 이후에 로마에 대화재가 일어난다. 방화범을 그리스도교 교도들로 누명을 씌우고 처참하게 학살하는 장면이 2권부터 본격적으로 그려진다. 이 책의 실로 놀라운 점이라면 어떤 장면을 그리는 뛰어난 묘사이다. 네로의 궁에서 벌어지는 사치스러운 향연이나 대화재의 장면, 신자들의 학살을 마치 영화를 보고 있는 것처럼 그려내 감탄하게 된다. 단순히 자신의 시를 완성시키기 위한 소재거리로 로마가 활활 타오르는 것을 보는 것이 소원인 네로, 이 역사소설에서 그려지는 네로의 모습이 어느 정도 사실인지 궁금해진다.

 이 소설의 결말이 단순히 비니키우스와 리기아가 살아돌아오고 그리스도교의 신은 위대하다로 끝났다면 특별할 것이 없는 소설이 되었을 것이다. 마지막 부분에 탐미주의자 페트로니우스의 죽음이 있어서 비로소 이 소설이 완성되었다고 생각한다. 아마도 비니키우스는 그리스도 혹은 그리스도를 통해 간절히 간구하는 자신의 기도가 리기아를 살려냈을 것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러나 페트로니우스는 리기아를 살린 것은 누가 보아도 우르수스이고 경기를 관람하던 로마의 민중이 아니더냐고 되묻는다.


너희들의 신이 행복의 근원이라면 그 신을 믿는 것을 말리지는 않겠지만, 그것을 믿지 않는 나의 행복이 될 수는 없다고 페트로니우스는 말한다. 믿어서 행복할 것인가, 만약 믿는다면 얼마나 믿어야 하는가, 죽음이 두렵지 않을 정도로 나는 믿을 수 있을 것인가, 읽는 내내 여러가지 생각들이 맴도는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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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달 정도에 한번 간단 리뷰를 쓰곤 했는데 요즘 읽었던 책들 내용이 빠르게 가물가물해지는 증세가... 사라지기 전에 페이퍼로 남겨보자.



우리사회는 식습관의 잘못으로 생긴 비만이나 질병에 대한 책임을 개인에게 지우려는 경향이 있다. 저 사람이 관리를 못해서 저렇게 되었지 하는... 그런데 이 책을 읽어보니 아닐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오늘날 사람들의 식단이 빠르게 변화하는데는 식품가공업이나 마케팅의 발전이 한몫을 했고 결과적으로 지방, 설탕을 더 먹고 섬유질은 덜 먹게 되는 결과를 초래했다. 식단과 관련된 만성질환이 점점 늘어나고 그러나 주변에 쉽게 구할 수 있는 그러한 식품들때문에 악순환이 늘어나는 것이다. 정책입안자들이 신선한 채소를 더 쉽고 저렴하게 구할 수 있도록 관련정책을 펴야 한다는 것에 찬성을 한다. 지중해 아이들은 더이상 지중해 식단을 먹는 것이 아니라 어디서나 비슷한 맛의 패스트푸드를 먹고 있다니.. 흠..

무의식적으로 식사와 식사 사이에 먹는 음료들의 칼로리도 사실 무시못한다. 카페라떼 한잔의 열량, 이것이 커피인지 우유인지 모르겠다는 사실 또한 뜨끔! 현명한 식사 방법 13가지중 '간식보다는 식사에 집중하자'가 가장 눈에 들어온다. 평소에 식단에 고민이 있었던 사람이라면 재밌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믿고 읽는 저자 이진숙의 미술사 관련 책.

문학, 미술을 포함한 모든 예술이 가장 오랫동안 열심히 탐구했던 주제는 인간의 본질에 관한 것이었다. 사랑을 하고, 영원을 갈구하고, 웃을 줄 알고, 미묘한 분위기를 감지하며, 때론 권력을 원하고, 결국 권리까지 주장하게 되는 인간의 다양한 모습을 미술사조, 화가의 그림과 함께 알아본다. 종이질이 거칠고 도판의 아쉬움이 있지만 충실한 내용으로 그림의 세계로 인도하는 책이다. 

이 책에서 건진 수확은 평범함 속의 비범함을 발견한 '장 바티스트 시메옹 샤르댕'이라는 화가다. 







장강명 작가가 '책, 이게 뭐라고'라는 팟캐스트를 진행하면서 겪은 경험담을 담은 에세이집이다. 

작가는 세계를 듣고 말하는 세계와 읽고 쓰는 세계로 나누고 본인과 같은 사람을 후자에 속한다고 하였다. 책의 표지에도 읽고 쓰는 인간 장강명이라고 적혀있다. 

읽고 쓰는 인간이 요즘과 같은 말하고 듣는 것이 중요해지는 것 같은? 세상에서 어떻게 적응해나가느냐는 정말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게다가 작가인 경우에는 그 심각성이 더 크게 느껴질 것이다. 책에서 언급한대로 독서 팟캐스트란 무엇인가. 출판사들도 온라인 서점들도 경쟁에 뒤질세라 발맞추어 방송을 시작하는 것 같다. 그리고 충격적인 건 대다수가 책을 읽지도 않고 그런 프로그램을 진행한다는 것이다.. 정말인가요? 충격!

작가는 시즌 2가 끝나고는 읽고 쓸 시간이 부족해진다고 판단 프로그램에서 하차한다. 다음 소설을 준비하면서 풀리지 않는 글쓰기로 우울하게 되고 결국 약을 먹을 정도에 이른 듯 보인다. 하지만 에세이집은 너무나도 재밌었다. 어느 한부분 지루한 곳 없이. 아마도 책에 관한 이야기여서 그런 것 같다. 


책을 소개해주는 유튜브를 가끔 보고 책에 대한 책을 읽거나 여기저기서 수집하게된 추천 도서 목록으로 늘 책을 여러권 동시에 읽고 있음에도 허기가 지는 것 같다. 그런 허덕임으로 나는 직업도 아닌 읽고 쓰는 일이 점점 줄어드는 것 같아 불안해진다. 랜선을 뽑고 그저 내 책상 위에 놓인 책에만 충실해보는 시간이 필요하다.




바흐와 같은 해에 태어난 그래서 부부? (각각 음악의 아버지, 어머니ㅋㅋㅋ)라고도 불려지는 헨델은 활동 면에서는 바흐와 매우 대조적이었다. 평생 성실하게 고용주가 작곡하라는 곡을 열심히 만들었던 바흐와 달리 헨델은 활동하는 지역도 종횡무진, 꿈꾸었던 야망이 컸던 만큼 삶도 스펙터클했다. 그가 활동했던 지역만 해도 함부르크, 하노버, 런던, 로마, 피렌체, 베네치아.. 오페라의 거장 헨델은 단순한 작곡가가 아니라 오페라 총감독 같은 역할을 했다고 한다. 작곡, 캐스팅 뿐만 전반적인 운영까지.. 후에 이탈리아 오페라에 대한 열기가 식어 재정난에 겪게 되었을 때도 오라토리오를 발전시키며 절대 주저앉지 않는 열정을 보여준다. 영국 사회의 구성원으로 인정받기 위한 그의 노력들 중 특히 어려운 사람들을 돕기 위한 자선행사나 후원등이 인상적이었다.




베트남 전쟁에서 살아돌아온 경험을 바탕으로한 자전적 소설이다. 

저자의 이름이 그대로 소설에도 나오는데 아마도 대부분이 자신의 이야기지 않을까 싶다. 전쟁에서의 숱한 죽음과 고통은 그 시간으로부터 이삼십년이 지나도 지워지지 않는다. 함께 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계속해서 써내며 (팀 오브라이언이 쓴 다수의 책들이 전쟁과 관련되어 있다.) 그 시간들을 곱씹고 번뇌하는 자신과 화해하려 애쓰는 과정에 숙연해진다. 한번 읽었으나 다시 첫장부터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소설이다. 빠르게 읽을 수 없는 이런 소설이 나는 좋다.








하나의 시리즈여도 저자에 따라서 어떤 책은 '여행장소'에서의 인물의 자취가 더 중요하게 다루어져 여행기 같은 책이 있는가 하면 어떤 책은 다루는 인물의 작품에 대해 좀 더 심도 있게 다루는 책이 있는 것 같다. <단테>는 저자가 이탈리아를 정말 여러번 다녔던 경험이 있어서 인지 이탈리아의 향취가 진하게 베어나온다. 사실 원작인 <신곡>을 읽지 않아서 그저 이 책을 통해 <신곡>이 대략 이런 느낌이구나만 느낀 것 같다. 앞으로 <신곡>을 찾아 읽을 것 같지는 않다. 그런 의미에서 나에게는 단테가 어떤 사람인지 유용하게 다가온 책이었다.

클래식클라우드는 100명의 인물을 목표로 하고 있는 것 같은데 코로나로 인해 여행이 어려워진 시점에서 다음 책들이 어떻게 나올지 괜히 내가 걱정을 한다. ㅠㅠ




뭔가에 매우 열심인 사람들은 그 대상이 무엇이든 나에게는 부러움의 대상이다. <아무튼, 요가>는... 너무나도 열심히 산다. 흑흑.. 이 정도로 열심히 산다면 정말 성공이란 것을 해도 의심이 없겠다는 생각이 든다. 

띵시리즈란 것을 <치즈>를 통해 발견하게 되었다. 아무튼 시리즈의 음식 버전 같은 느낌이다. 책이 어쩌다보니 유럽여행기처럼 된 것은 치즈 자체가 유럽에서 온 것이 때문이라는 말에 끄덕끄덕. 대부분 내가 먹어본 적 없는 치즈지만 저자의 치즈사랑이 치즈의 맛처럼 진하게 전해온다. 코로나로 해외여행은 아주 옛날 이야기가 된 것 같다. 지구가 이렇게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구나,란 것을 코로나를 통해 느낀다. 저자의 말처럼 '네가 괜찮지 않으면 나도 괜찮지 않은' 이 때 마음도 몸도 잘 다스려 어려운 시기를.... 나는 언제나 그랬듯 '독서'를 통해 극복해보려 한다. 그나저나 요즘 스트레스 때문인지 책을 너무도 많이 산다 흑흑.



와 그리고...

<쿠오바디스> 이렇게 고전이 재밌어도 되나요?  

이건 조만간 리뷰로 써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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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수업 2>는 베토벤이다. 이와 함께 클래식클라우드의 <베토벤>도 함께 읽었더니 좋다. 베토벤은 자신만의 스타일로 사람들의 취향을 이끌었다. 혁명의 시대에 새로운 음악을 갈구하던 욕구와 잘 맞아떨어졌는데 가볍고 유쾌한 밝은 음악이 아니라 집중해서 분석하며 듣는 것이 어울리는 음악이다. 빠르기말 조차 표준화된 속도를 명시했을 만큼 철저했던 베토벤의 음악은 그래서 연주자들에게는 해석의 여지가 별로 없다고 한다.  

이십대 후반에 이미 귀가 들리지 않았다고 하니 음악가에게는 생명인 청력을 잃은 것은 정말 운명의 장난이 아니고서는... 하지만 그 이후에 대작들이 쏟아져나왔으니 정말로 인간 승리라고 밖에는 말할 수가 없다. 베토벤의 생애를 읽으며 합창 4악장을 들으면 정말 눈물이 나온다. 청중들의 박수소리도 들리지 않고 비록 실제 지휘는 다른 사람이 옆에서 했지만 그가 마음 속에서 그려낸 웅장한 음악은 어떠했을지 상상이 가지 않는다. 

 

오. 음악의 아버지 바흐는 음악의 아버지라는 말이 참으로 어울리는 사람이었다. 훌륭한 오르간 연주자였고 (유튜브에서 오르간 연주자의 영상을 보니 와.. 발이 막 날아다닌다.) 교회의 칸토르라는 보직을 맡았을 때 거의 일주일에 한 곡씩 작곡을 했으며 훌륭한 음악 교육가였다고 한다. 클래식 매니아의 수준에 이르면 최종적으로는 바흐의 음악을 좋아하게 된다는데...

이 시리즈는 나같은 클.알.못에게는 정말 유익한 책들이다.

 

 

 

 

 

 

 

 음악은 미술과는 달리 어찌보면 매우 추상적이다. 많은 것이 그렇지만 알지 못하고 듣는 것과 지식을 쌓고 듣는 것은 확연히 다르리라 생각한다. 음악가나 음악작품에 대한 일화들을 이야기처럼 들려주는 이 책은 문장이 참 따뜻해 이 가을과 잘 어울린다. 더불어 QR코드로 직접 들어볼수도 있는데 가끔 삭제된 영상들도 있는 것 같다.

 

 

 

 

 

 

 

 

 

 

아무래도 저자가 연주자이다 보니 연주자가 전해주는 생생한 이야기가 앞선 책들과는 또 다르다. 지난한 연습의 과정이 있었기에 오늘의 손열음이 있는 것이겠지. 어떤 부분이 잘 되지 않으면 될 때까지 천번을 연습한다는 한 바이올리니스트의 이야기에서 10년 동안 3시간만 매일 해도 달인이 된다는 1만 시간의 법칙은 별거 아니다못해 쉽겠다는 생각까지 든다. 아무쪼록 강건히 본인의 길을 가고 있는 이 연주자에게서 많은 사람이 감동받고 위로 받길.

 

 

 

 

 

 

지식에 대한 야망으로 만들어낸 거대한 괴물이 아이러니하게도 갈구한 것은 사랑, 교감, 우정같은 타인과 할 수 있는 것들이었다. 그 욕망을 얻기 위해 프랑켄슈타인이 사랑했던 사람들을 잔인한 방법으로 죽이게 되는 설정이 다소 동화스럽긴 하다. 

하지만 생명체에게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다시 한번 생각해보면서

타인과 비대면 해야하는 요즘의 현실에서 우리들을 우울하게 만드는 원인이 무엇이고 사람들을 만나고 교감했던 일상적인 것들이 얼마나 당연하며 그래서 소중한 것들이었는지 생각이 많아지는 밤이다.

책장이 그야말로 술술 넘어간다. 스물한살에 쓴 작품이 이 정도라니 놀랍다! 괴물이 언어를 배우는 과정, 다른 사람집에 숨어 살며 책을 읽고 지식을 늘리고, 사람의 문화에 대해 배우는 과정을 서술한 부분이 이 책에서 가장 재미있었다.

그런데 괴물은 이름조차 갖지 못했다니 참으로 슬프구나.

 

 

페르메이르의 그림들에는 고요, 온화함, 사려 깊음 같은 것들이 깃들어 있다. 비록 책으로 보는 그림이지만 그림을 바라보는 동안 내 방안에도 평온이 내려앉는 것 같다. 평생 43점에서 60점 정도 사이를 그렸고 현재 남아있는 것은 35점이라고 한다. 개인사를 추측할 만한 기록물들이 전혀 없어 더욱 신비로움이 배가되는 화가다.

어떤 화가가 당대에는 관심 밖이다가 후대에 관심을 받게 되는 것도 참 운명이라는 생각이 든다. 사후에 가족들이 생활고로 인해 그림들을 팔았고 그것들이 전세계로 뿔뿔히 흩어져가게 된 것도 마찬가지로 운명같다. 이 책을 읽으니 언젠가 네덜란드에 꼭 가보고 싶다.

 

 

 

 

 

사회학자 노명우 교수가 차린 니은서점! 아니 왜 이제야 알게 된 것인가. 벌써 2년이나 되었다고 한다. 서점을 운영하는 일이 이 시대에 어떤 가치를 가지는 일인지, 요즘 늘어나는 독립서점들이 그냥 유행이라고 생각했는데 이 책을 읽고나니 달리 생각하게 되었다. 저자의 말대로 10년도 잘 버텨내는(아니 그 이상도-) 그런 서점이 되길 바라며 책을 주문했다.

 

 

 

 

 

 

 

 

장강명의 <책, 이게 뭐라고>를 읽다가 알게 된 책이다. 장강명의 책은 아직 읽는 중이므로 할 말은 나중으로...

저자인 황승택 기자는 백혈병이 두번 재발하여 불굴의 의지로 재활하고 현재는 다행히 복직해 건강하게 지내고 있는 것 같다. 입원한 와중에도 직업정신을 발휘하고 힘들지만 긍정적인 에너지로 다시 일어서려는 모습이 마음이 아프면서도 장면장면은 정말 재밌게 읽힌다. 이런 선하고 건강한 마음을 가진 사람이라면 병마라는 시련도 당연히 잘 극복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마음속으로 진심어린 응원을 보낸다.

 

 

 

 

 

오늘 바람이 많이 불면서 나뭇잎들이 우수수 떨어졌다. 내장산은 못가서 아파트 단지 단풍 좋은 길을 내장로라고 불러본다. ㅠㅠ  남은 두 달도 열심히 읽어서 올해는 백권을 채울 수 있기를... 으썁! 힘을 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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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인 이야기 8 - 위기와 극복 로마인 이야기 시리즈 8
시오노 나나미 지음, 김석희 옮김 / 한길사 / 199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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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권에서도 여전히 카이사르의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시오노 나나미의 로마인이야기에서는 아직 뒷부분을 읽어보지 않았으나 이후 황제들의 잘잘못의 기준은 카이사르가 되는 듯하다. 카이사르가 대단한 인물인 것도 있겠으나 카이사르에 대한 사랑을 넘어 편애가 엄청나다. ㅎㅎ

8권에서는 총 6명의 황제가 등장한다. 갈바, 오토, 비텔리우스, 베스파시아누스, 티투스, 도미티아누스가 그들이다. 앞의 세명 갈바, 오토, 비텔리우스는 집권기간이 1년 미만이거나 길어야 2년 정도였으니 황제가 되자마자 갈아치워지는.. 뭐 하나 제대로 펼쳐보지 못한 채 죽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짧다보니 뭐 기억에 남는 것도 없다. 당연히 사회는 어수선했고 베스파시아누스(서기69년~79년)의 최대 과제는 무너져가는 제국을 안정되게 재건하는 일이 급선무였을 것이다. 

새로운 제국의 체계들은 이미 카이사르가 마련했고 이를 확고히 한 것은 아우구스투스였으니 베스파시아누스에게 필요한 것은 그저 책임감과 저자의 표현에 의하면 건전한 상식이었다. 창의적이지도 않고 그렇게 뛰어난 능력이 있는 것도 아닌 베스파시아누스였지만 제위에 오를 때 공약한 대로 무난하게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며 자신의 아들에게 제위를 물려주게 된다.

아들인 티투스(서기79년~81년)는 나이도 경험도 업적도 부족하지 않고 선정을 베풀고자 한 인성마저 훌륭한 게다가 반대파도 없는 황제였다. 하지만 티투스에게는 고난이 닥치는데 바로 엄청난 재난들이 여러번 몰려온 것이었다. 79년 베수비오 화산 폭발, 80년 로마 도심의 대화재, 81년 전염병까지 재난의 사후처리에만 밤낮 몰두하다 끝나버렸다. 시민들이 유대공주와의 결혼을 반대하자 독신으로 살았고 현장에서 재해를 진두지휘했던, 가끔 목욕탕에도 깜짝 나타났던 황제였는데....

마지막으로 베스파시아누스의 둘째아들인 도미티아누스(서기81년~96년)가 제위에 오른다. 서민적인 티투스에 비해 귀족적인 생활로 미움을 샀던 황제는 여러가지 공공사업, 게르마니아 방벽 건설에 착수했으나 결국에는 기록말살형으로 황제로서는 가장 치욕스런 생을 마감한다. 


베스파시아누스가 제위에 오른 뒤 도미티아누스가 죽을 때까지 27년을 세 황제가 다스린 셈이다. (플라비우스왕조) 로마 제국이 직면한 위기를 수습하고, 제국을 다시 궤도에 올려놓고, 게르마니아 방벽 건설을 비롯한 수많은 정책을 시행하여 제국의 활력을 되찾고, 로마 제국이 번영으로 나아갈 기반을 쌓았다. 이를 기반으로 5현제의 시대가 열리게 된다. 8권은 살짝 내용이 늘어지며 지지부진하게 읽었다. 이제 9권으로 나아간다. 




포스투무스에게

인생을 즐기는 것은 내일부터 하자고? 그러면 너무 늦다네. 즐기는 것은 오늘부터 해야 돼. 아니, 그보다 현명한 건 어제부터 이미 인생을 즐기고 있는 사람이라네.   -시인 마르티알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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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차르트 - 천재 작곡가의 뮤직 로드, 잘츠부르크에서 빈까지 클래식 클라우드 7
김성현 지음 / arte(아르테)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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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 신동인 사람이 어른이 되어서 거장이 되는 경우는 드물다는 의미에서 모차르트는 우리에게 음악가하면 거의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인물이다. 그러나 모차르트에게 아버지 레오폴트가 존재하지 않았다면 그러한 음악적 성과를 냈던 거장이 될 수 있었을까. 정규교육을 받지 않았지만 누이 난네를과 모차르트는 궁정 악장이자 음악교육가인 아버지의 교육으로 누구보다 훌륭하게 성장할 수 있었다. 어린 나이에 3년 5개월 동안 88개국을 돌며 음악회를 열고 유명한 음악가들과의 만남을 주선할 수 있었던 교육자로서의 결단이나 실천력은 지금이라면 절대 흉내낼 수 없는 부모의 역할이었을 것이다. 

저자의 말처럼 재능의 조기발견이야 말로 천재 탄생의 첫번째 조건이 될 것이다. 

그러나 자식 교육에 있어 참으로 어려운 점이 드러나는데 헬리콥터 파파같은 레오폴트의 존재가 모차르트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졌을지는 모르는 일이다. 스무살이 되어 모차르트는 몇개국을 돌며 구직전선에 뛰어들지만 좀처럼 취직을 할 수가 없었다. 아들의 취직은 곧 가족의 이주를 의미했던 레오폴트는 너무 높은 연봉이나 처우를 기대했던 탓이다. 결국 아버지는 잘츠부르크에 안주하게 되고 모차르트는 아버지의 울타리를 넘어서 빈에서 자신만의 음악세계를 구축하게 된다. 아버지가 허락하지 않는 콘스탄체와의 결혼도 단행했고 경제 관념이 없어서 말년까지 후원자나 친구들에게 돈을 빌려 생활해야 했다. 하지만 부모로부터의 독립이 있었기에 오늘날 사랑받는 모차르트가 존재하게 되었을 것이다. 

천재는 타고 나는 것인가, 만들어지는 것인가. 유전이라면 모차르트의 아들 둘이 평범한 사람으로 성장했다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 만들어진다는 것에는 여러가지가 의미가 있겠으나 모차르트가 어떤 식으로 작곡에 몰두하며 열정을 쏟아부었는지 읽어보면 하늘이 그냥 내리는 천재는 없나보다. 즉 게으른 천재는 없다는 말이다. 

1990년대 후반에 모차르트 이펙트라고 하여 모차르트 클래식 음악을 들으면 창의성이 높아진다는 설이 있었다고 하지만 과학적으로는 증명된 바 없는 상술이라고 한다. 다음의 문구들이 기억에 남아 옮겨본다.


아이들에게는 클래식 음악만 들려주어야 할까. 그렇지만도 않다. 자유롭고 변칙적으로 약동하는 리듬감을 통해 창조력과 상상력을 키우고 싶다면 재즈가 효과적이고, 차분한 정서 함양에는 우리 전통 음악이 안성맞춤일 것이다. 반대로 로큰롤은 비교적 단순하고 공격적이지만 활력을 불어넣는 것도 사실이다. 반드시 음악만 육아와 교육에 도움이 되는 것도 아니다. 미술과 건축, 패션과 무용, 문학과 영상까지 온 세상은 아이에게 도움이 되는 건강한 자극으로 가득하다. 그런데도 모차르트의 음악만 특효약이라고 주장하는 발상은 그 자체에 불순한 상업적 동기가 숨어 있다. 


참고문헌이나 자료조사가 돋보이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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