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달 정도에 한번 간단 리뷰를 쓰곤 했는데 요즘 읽었던 책들 내용이 빠르게 가물가물해지는 증세가... 사라지기 전에 페이퍼로 남겨보자.
우리사회는 식습관의 잘못으로 생긴 비만이나 질병에 대한 책임을 개인에게 지우려는 경향이 있다. 저 사람이 관리를 못해서 저렇게 되었지 하는... 그런데 이 책을 읽어보니 아닐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오늘날 사람들의 식단이 빠르게 변화하는데는 식품가공업이나 마케팅의 발전이 한몫을 했고 결과적으로 지방, 설탕을 더 먹고 섬유질은 덜 먹게 되는 결과를 초래했다. 식단과 관련된 만성질환이 점점 늘어나고 그러나 주변에 쉽게 구할 수 있는 그러한 식품들때문에 악순환이 늘어나는 것이다. 정책입안자들이 신선한 채소를 더 쉽고 저렴하게 구할 수 있도록 관련정책을 펴야 한다는 것에 찬성을 한다. 지중해 아이들은 더이상 지중해 식단을 먹는 것이 아니라 어디서나 비슷한 맛의 패스트푸드를 먹고 있다니.. 흠..
무의식적으로 식사와 식사 사이에 먹는 음료들의 칼로리도 사실 무시못한다. 카페라떼 한잔의 열량, 이것이 커피인지 우유인지 모르겠다는 사실 또한 뜨끔! 현명한 식사 방법 13가지중 '간식보다는 식사에 집중하자'가 가장 눈에 들어온다. 평소에 식단에 고민이 있었던 사람이라면 재밌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믿고 읽는 저자 이진숙의 미술사 관련 책.
문학, 미술을 포함한 모든 예술이 가장 오랫동안 열심히 탐구했던 주제는 인간의 본질에 관한 것이었다. 사랑을 하고, 영원을 갈구하고, 웃을 줄 알고, 미묘한 분위기를 감지하며, 때론 권력을 원하고, 결국 권리까지 주장하게 되는 인간의 다양한 모습을 미술사조, 화가의 그림과 함께 알아본다. 종이질이 거칠고 도판의 아쉬움이 있지만 충실한 내용으로 그림의 세계로 인도하는 책이다.
이 책에서 건진 수확은 평범함 속의 비범함을 발견한 '장 바티스트 시메옹 샤르댕'이라는 화가다.
장강명 작가가 '책, 이게 뭐라고'라는 팟캐스트를 진행하면서 겪은 경험담을 담은 에세이집이다.
작가는 세계를 듣고 말하는 세계와 읽고 쓰는 세계로 나누고 본인과 같은 사람을 후자에 속한다고 하였다. 책의 표지에도 읽고 쓰는 인간 장강명이라고 적혀있다.
읽고 쓰는 인간이 요즘과 같은 말하고 듣는 것이 중요해지는 것 같은? 세상에서 어떻게 적응해나가느냐는 정말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게다가 작가인 경우에는 그 심각성이 더 크게 느껴질 것이다. 책에서 언급한대로 독서 팟캐스트란 무엇인가. 출판사들도 온라인 서점들도 경쟁에 뒤질세라 발맞추어 방송을 시작하는 것 같다. 그리고 충격적인 건 대다수가 책을 읽지도 않고 그런 프로그램을 진행한다는 것이다.. 정말인가요? 충격!
작가는 시즌 2가 끝나고는 읽고 쓸 시간이 부족해진다고 판단 프로그램에서 하차한다. 다음 소설을 준비하면서 풀리지 않는 글쓰기로 우울하게 되고 결국 약을 먹을 정도에 이른 듯 보인다. 하지만 에세이집은 너무나도 재밌었다. 어느 한부분 지루한 곳 없이. 아마도 책에 관한 이야기여서 그런 것 같다.
책을 소개해주는 유튜브를 가끔 보고 책에 대한 책을 읽거나 여기저기서 수집하게된 추천 도서 목록으로 늘 책을 여러권 동시에 읽고 있음에도 허기가 지는 것 같다. 그런 허덕임으로 나는 직업도 아닌 읽고 쓰는 일이 점점 줄어드는 것 같아 불안해진다. 랜선을 뽑고 그저 내 책상 위에 놓인 책에만 충실해보는 시간이 필요하다.
바흐와 같은 해에 태어난 그래서 부부? (각각 음악의 아버지, 어머니ㅋㅋㅋ)라고도 불려지는 헨델은 활동 면에서는 바흐와 매우 대조적이었다. 평생 성실하게 고용주가 작곡하라는 곡을 열심히 만들었던 바흐와 달리 헨델은 활동하는 지역도 종횡무진, 꿈꾸었던 야망이 컸던 만큼 삶도 스펙터클했다. 그가 활동했던 지역만 해도 함부르크, 하노버, 런던, 로마, 피렌체, 베네치아.. 오페라의 거장 헨델은 단순한 작곡가가 아니라 오페라 총감독 같은 역할을 했다고 한다. 작곡, 캐스팅 뿐만 전반적인 운영까지.. 후에 이탈리아 오페라에 대한 열기가 식어 재정난에 겪게 되었을 때도 오라토리오를 발전시키며 절대 주저앉지 않는 열정을 보여준다. 영국 사회의 구성원으로 인정받기 위한 그의 노력들 중 특히 어려운 사람들을 돕기 위한 자선행사나 후원등이 인상적이었다.
베트남 전쟁에서 살아돌아온 경험을 바탕으로한 자전적 소설이다.
저자의 이름이 그대로 소설에도 나오는데 아마도 대부분이 자신의 이야기지 않을까 싶다. 전쟁에서의 숱한 죽음과 고통은 그 시간으로부터 이삼십년이 지나도 지워지지 않는다. 함께 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계속해서 써내며 (팀 오브라이언이 쓴 다수의 책들이 전쟁과 관련되어 있다.) 그 시간들을 곱씹고 번뇌하는 자신과 화해하려 애쓰는 과정에 숙연해진다. 한번 읽었으나 다시 첫장부터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소설이다. 빠르게 읽을 수 없는 이런 소설이 나는 좋다.
하나의 시리즈여도 저자에 따라서 어떤 책은 '여행장소'에서의 인물의 자취가 더 중요하게 다루어져 여행기 같은 책이 있는가 하면 어떤 책은 다루는 인물의 작품에 대해 좀 더 심도 있게 다루는 책이 있는 것 같다. <단테>는 저자가 이탈리아를 정말 여러번 다녔던 경험이 있어서 인지 이탈리아의 향취가 진하게 베어나온다. 사실 원작인 <신곡>을 읽지 않아서 그저 이 책을 통해 <신곡>이 대략 이런 느낌이구나만 느낀 것 같다. 앞으로 <신곡>을 찾아 읽을 것 같지는 않다. 그런 의미에서 나에게는 단테가 어떤 사람인지 유용하게 다가온 책이었다.
클래식클라우드는 100명의 인물을 목표로 하고 있는 것 같은데 코로나로 인해 여행이 어려워진 시점에서 다음 책들이 어떻게 나올지 괜히 내가 걱정을 한다. ㅠㅠ
뭔가에 매우 열심인 사람들은 그 대상이 무엇이든 나에게는 부러움의 대상이다. <아무튼, 요가>는... 너무나도 열심히 산다. 흑흑.. 이 정도로 열심히 산다면 정말 성공이란 것을 해도 의심이 없겠다는 생각이 든다.
띵시리즈란 것을 <치즈>를 통해 발견하게 되었다. 아무튼 시리즈의 음식 버전 같은 느낌이다. 책이 어쩌다보니 유럽여행기처럼 된 것은 치즈 자체가 유럽에서 온 것이 때문이라는 말에 끄덕끄덕. 대부분 내가 먹어본 적 없는 치즈지만 저자의 치즈사랑이 치즈의 맛처럼 진하게 전해온다. 코로나로 해외여행은 아주 옛날 이야기가 된 것 같다. 지구가 이렇게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구나,란 것을 코로나를 통해 느낀다. 저자의 말처럼 '네가 괜찮지 않으면 나도 괜찮지 않은' 이 때 마음도 몸도 잘 다스려 어려운 시기를.... 나는 언제나 그랬듯 '독서'를 통해 극복해보려 한다. 그나저나 요즘 스트레스 때문인지 책을 너무도 많이 산다 흑흑.
와 그리고...
<쿠오바디스> 이렇게 고전이 재밌어도 되나요?
이건 조만간 리뷰로 써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