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 수업 2>는 베토벤이다. 이와 함께 클래식클라우드의 <베토벤>도 함께 읽었더니 좋다. 베토벤은 자신만의 스타일로 사람들의 취향을 이끌었다. 혁명의 시대에 새로운 음악을 갈구하던 욕구와 잘 맞아떨어졌는데 가볍고 유쾌한 밝은 음악이 아니라 집중해서 분석하며 듣는 것이 어울리는 음악이다. 빠르기말 조차 표준화된 속도를 명시했을 만큼 철저했던 베토벤의 음악은 그래서 연주자들에게는 해석의 여지가 별로 없다고 한다.
이십대 후반에 이미 귀가 들리지 않았다고 하니 음악가에게는 생명인 청력을 잃은 것은 정말 운명의 장난이 아니고서는... 하지만 그 이후에 대작들이 쏟아져나왔으니 정말로 인간 승리라고 밖에는 말할 수가 없다. 베토벤의 생애를 읽으며 합창 4악장을 들으면 정말 눈물이 나온다. 청중들의 박수소리도 들리지 않고 비록 실제 지휘는 다른 사람이 옆에서 했지만 그가 마음 속에서 그려낸 웅장한 음악은 어떠했을지 상상이 가지 않는다.
오. 음악의 아버지 바흐는 음악의 아버지라는 말이 참으로 어울리는 사람이었다. 훌륭한 오르간 연주자였고 (유튜브에서 오르간 연주자의 영상을 보니 와.. 발이 막 날아다닌다.) 교회의 칸토르라는 보직을 맡았을 때 거의 일주일에 한 곡씩 작곡을 했으며 훌륭한 음악 교육가였다고 한다. 클래식 매니아의 수준에 이르면 최종적으로는 바흐의 음악을 좋아하게 된다는데...
이 시리즈는 나같은 클.알.못에게는 정말 유익한 책들이다.
음악은 미술과는 달리 어찌보면 매우 추상적이다. 많은 것이 그렇지만 알지 못하고 듣는 것과 지식을 쌓고 듣는 것은 확연히 다르리라 생각한다. 음악가나 음악작품에 대한 일화들을 이야기처럼 들려주는 이 책은 문장이 참 따뜻해 이 가을과 잘 어울린다. 더불어 QR코드로 직접 들어볼수도 있는데 가끔 삭제된 영상들도 있는 것 같다.
아무래도 저자가 연주자이다 보니 연주자가 전해주는 생생한 이야기가 앞선 책들과는 또 다르다. 지난한 연습의 과정이 있었기에 오늘의 손열음이 있는 것이겠지. 어떤 부분이 잘 되지 않으면 될 때까지 천번을 연습한다는 한 바이올리니스트의 이야기에서 10년 동안 3시간만 매일 해도 달인이 된다는 1만 시간의 법칙은 별거 아니다못해 쉽겠다는 생각까지 든다. 아무쪼록 강건히 본인의 길을 가고 있는 이 연주자에게서 많은 사람이 감동받고 위로 받길.
지식에 대한 야망으로 만들어낸 거대한 괴물이 아이러니하게도 갈구한 것은 사랑, 교감, 우정같은 타인과 할 수 있는 것들이었다. 그 욕망을 얻기 위해 프랑켄슈타인이 사랑했던 사람들을 잔인한 방법으로 죽이게 되는 설정이 다소 동화스럽긴 하다.
하지만 생명체에게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다시 한번 생각해보면서
타인과 비대면 해야하는 요즘의 현실에서 우리들을 우울하게 만드는 원인이 무엇이고 사람들을 만나고 교감했던 일상적인 것들이 얼마나 당연하며 그래서 소중한 것들이었는지 생각이 많아지는 밤이다.
책장이 그야말로 술술 넘어간다. 스물한살에 쓴 작품이 이 정도라니 놀랍다! 괴물이 언어를 배우는 과정, 다른 사람집에 숨어 살며 책을 읽고 지식을 늘리고, 사람의 문화에 대해 배우는 과정을 서술한 부분이 이 책에서 가장 재미있었다.
그런데 괴물은 이름조차 갖지 못했다니 참으로 슬프구나.
페르메이르의 그림들에는 고요, 온화함, 사려 깊음 같은 것들이 깃들어 있다. 비록 책으로 보는 그림이지만 그림을 바라보는 동안 내 방안에도 평온이 내려앉는 것 같다. 평생 43점에서 60점 정도 사이를 그렸고 현재 남아있는 것은 35점이라고 한다. 개인사를 추측할 만한 기록물들이 전혀 없어 더욱 신비로움이 배가되는 화가다.
어떤 화가가 당대에는 관심 밖이다가 후대에 관심을 받게 되는 것도 참 운명이라는 생각이 든다. 사후에 가족들이 생활고로 인해 그림들을 팔았고 그것들이 전세계로 뿔뿔히 흩어져가게 된 것도 마찬가지로 운명같다. 이 책을 읽으니 언젠가 네덜란드에 꼭 가보고 싶다.
사회학자 노명우 교수가 차린 니은서점! 아니 왜 이제야 알게 된 것인가. 벌써 2년이나 되었다고 한다. 서점을 운영하는 일이 이 시대에 어떤 가치를 가지는 일인지, 요즘 늘어나는 독립서점들이 그냥 유행이라고 생각했는데 이 책을 읽고나니 달리 생각하게 되었다. 저자의 말대로 10년도 잘 버텨내는(아니 그 이상도-) 그런 서점이 되길 바라며 책을 주문했다.
장강명의 <책, 이게 뭐라고>를 읽다가 알게 된 책이다. 장강명의 책은 아직 읽는 중이므로 할 말은 나중으로...
저자인 황승택 기자는 백혈병이 두번 재발하여 불굴의 의지로 재활하고 현재는 다행히 복직해 건강하게 지내고 있는 것 같다. 입원한 와중에도 직업정신을 발휘하고 힘들지만 긍정적인 에너지로 다시 일어서려는 모습이 마음이 아프면서도 장면장면은 정말 재밌게 읽힌다. 이런 선하고 건강한 마음을 가진 사람이라면 병마라는 시련도 당연히 잘 극복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마음속으로 진심어린 응원을 보낸다.
오늘 바람이 많이 불면서 나뭇잎들이 우수수 떨어졌다. 내장산은 못가서 아파트 단지 단풍 좋은 길을 내장로라고 불러본다. ㅠㅠ 남은 두 달도 열심히 읽어서 올해는 백권을 채울 수 있기를... 으썁! 힘을 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