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변덕을 따라 이리저리 흔들리지 말라. 

 항상 마음을 잘 다스려서 

 부드럽고 순하고 고요함을 지니도록 하라. 

 마음이 하늘도 만들고 사람도 만들고, 

 지옥도 만들고 천국도 만든다. 

 그러니 마음에 쫓아가지 말고, 

 항상 마음의 주인이 되도록 노력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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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에서 일주일을 - 히드로 다이어리
알랭 드 보통 지음, 정영목 옮김 / 청미래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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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런 수정처럼 맑은 관점을 절대 포기하고 싶지 않다.
다른 현실, 튀니스나 하이데라바드에 존재하는 현실에 관해
알고 있는 것과 고향이 늘 균형을 이루게 하고 싶다.
여기 있는 어떤 것도 당연하지 않으며, 비스바덴이나 뤄양의
거리는 다르고, 고향은 많은 가능한 세계 가운데 하나에
불과하다는 것을 결코 잊고 싶지 않다.   (p.175)   

오랫동안 있어서 이곳에 내가 존재하는 것이 당연하다 느껴지다못해 어떤 굴레가 되어가고 있다는 것을 느낄 때, 그 굴레를 벗어던지고 싶어 떠나는 것이 여행일 것이다. 그중에서도 내가 있는 이곳과 갈 곳의 경계지점인 공항.. 어떤 친구는 수년간 꿈꾸어왔던 첫 해외여행을 떠나기전 인천공항에 무작정가곤 했다는 경험을 얘기했다. 누군가는 육십이 넘어서 동네 친목회원들과 떠나는 동남아여행이 첫 해외여행일테고, 누군가는 밥먹듯이 비행기를 타고 이 세계 여기저기를 떠다닐테고, 누군가는 월급쟁이 푼돈을 모아 벼르고 별러 여행을 떠난다. 여기 있는 어떤 것도 당연하지 않다는 말,이 책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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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웨슬리
스테이시 오브라이언 지음, 김정희 옮김 / 은행나무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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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이 마치 하트모양처럼 생긴 올빼미.. 저자는 생물학자로 어렸을 적 제인 구달의 강연을 듣고 감동을 받아 동물과 함께하는 삶을 선택했다. 처음에는 연구소에서 날개를 다쳐 데려다 키운 가면올빼미 웨슬리.. 사람과 함께 살아 비록 그만의 야성을 되찾지는 못했을지라도 그는 아마 저자와 함께 살 수 있어 행복할 수 있었을 것이다. 이런 책은 거의 마지막 부분이 동물의 죽음으로 끝이 난다. 그럴때 마다 나는 코끝이 찡해지다 못해 울기 까지 한다. 하지만 동물의 죽음 말고도 저자에게 인생의 중반 정도에 일어난 시련은 가혹한 것이었다. 뇌종양의 발병으로 일도 그만두고 경제적 위기까지 겪고 말 못할 고통으로 자살할 생각까지 하게 된다. 자주 졸도하고, 기면증에 통증으로 거의 하루를 대부분 잠으로 보냈다고 한다. 그런 그녀에게 새 생명을 주고 웨슬리는 이 세상을 떠났다. 신기하게도 웨슬리가 죽고 나서 그녀의 병이 호전되었다고 한다. 19년을 산 웨슬리는 인간으로 치면 거의 백이십살을 산 것이었다 하니 사랑의 힘이 얼마나 큰 것인지,또 기적이란 것이 우리가 사는 세상에 존재한다면 아마 이런 것을 두고 말하는 것이 아닐런지..

올빼미는 쥐만 먹고 산다. 다른 것도 아닌 쥐... 냉동실에 쥐를 잔뜩 얼려놓고 필요할 때마다 해동시켜 준다. 으악. 정말 올빼미를 사랑하지 않고서는 못할 일이다. 소소한 에피소드들에 웃음지어지고, 감동도 있다. 저자는 지금 무엇을 하고 있을까. 새로운 새끼 올빼미에 대한 연구는 잘 진행되고 있는지.. 웨슬리가 날개를 활짝 펴 사람을 안아주었다는 장면을 상상하며 웨슬리가 천사가 아니었을까하는 생각을 해본다.  동물 이야기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이 책에도 잠깐 등장하는 데 팔리 모왓의 <울지 않는 늑대>라는 책을 이 책과 함께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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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의 도시
오쿠다 히데오 지음, 양윤옥 옮김 / 은행나무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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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곳 즉, 환경이 그 사람의 생활을 얼마나 좌우할까. 유메노 시라는 가상의 도시에서 나름의 꿈(?)을 키우며 살아가는 사람들의 일상이 그려진다. 유메노 시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은 패배감, 무력감에 살아간다. 대도시의 진출을 꿈꾸지만 꿈은 좌절된다. 자신이 살고 있는 곳에 애정을 갖지 못하고 겉돈다. 겉도는 이유는 호리베 다에코 이혼하고 가난해서 이거나, 가토 유야 처럼 충분한 교육을 받지 못하거나, 도모노리처럼 반복되는 무기력한 공무원 생활처럼 자신의 생활에 윤기를 찾지 못하거나, 준이치처럼 권력에의 욕망이 다른 모든 것을 보이지 않게 하거나.. 등등 다양한 이유이다. 한마디로 사회적으로 보자면 그렇다할 아무런 성공도 이루지 못했고 그렇다고 내적으로 충만한 삶을 살아내지도 못하는 것이다. 그런 사람들의 일상을 읽는 것이 그다지 유쾌하지 않았음은 뻔한 일이다. 성공신화에 대한 허상을 작가는 집어내고 싶었을까. 삶에 있어서 만족이란 것이 무엇인지 조금씩 알아가고 있는 지금, 이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정말로 딱하게 느껴졌다. 책의 뒷 표지에는 스피디한 전개, 충격적인 라스트신이라고 써있지만... 오쿠다 히데오의 책치고는 참 재미없게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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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2
오르한 파묵 지음, 이난아 옮김 / 민음사 / 200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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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격동의 터키 현대사를 알리는 만무하다. 몇번을 그냥 덮으려다가 읽어나갔는데 대략 1권의 반쯤부터 재미가 있어진 것 같다. 이 소설에는 생소한 단어들이 등장한다. 카르스, 이슬람주의자와 세속주의자, 군부와 언론, 군사 쿠테타.. 그리고 인간도 나오고 신도 나온다. 그 와중에 눈은 또 하염없이 내린다. 가난하고 적막하고 삭막한 카르스의 상처를 덮어주기라도 할 것 처럼 새하얀 눈이 계속 내렸던 것이다. 이미지의 형상화 측면에서는 지독히 외롭게 그곳이 상상이 되어서 다시는 들여다 보고 싶지 않다. 더불어 카라는 남자 주인공의 외로움과도 마주하고 싶지 않다. 그의 인생에 유일하게 행복해질 기회가 왔으나 신은 그에게 행복을 허락하지 않았다. 카의 친구로 등장하는 오르한이 이펙의 아름다움에 대해 지속적으로 묘사했을때 어쩌면 남자의 행복에는 아름다운 여자의 등장이 절대적일까,하는 생각에 웃음이 났다. 카가 이펙을 프랑크푸르트로 데려가려 했던 것처럼 오르한도 이펙을 이스탄불로 데려가려는 생각을 했으니까..  

카를 외롭게 한 것은 무엇이었을까. 정치적 망명? 독신의 생활? 유럽인이 절대 될 수 없지만 그렇다고 터키인으로도 살 수 없는 그의 가치관? 의문은 하나도 풀리지 않고 책표지의 그림처럼 눈으로 뒤덮힌 스산한 거리만이 마음속에 남는다.   

 카가 매일 아침 갔던 프랑크푸르트 시립 도서관은 현대적이고 정체성 없는 건물이었다. 안에는 이 도서관의 전형적인 방문자들, 그러니까 주부들, 시간을 죽이고 있는 노인들, 실업자들, 한두명의 아랍인과 터키인, 학교 숙제를 하면서 킥킥거리는 학생들, 그리고 이러한 장소에 항상 있는, 극도의 비만인들, 장애인들, 정신지체 장애인들 그리고 바보들이 있었다. 입에서 침이 흐르는 청년은 그림책을 보다가 고개를 들고는 내게 혀를 내밀었다. 책들 사이에서 지루해 하는 나의 안내자를 아래층 카페에 앉히고 나는 영문 시집이 있는 서가로 갔다. 그리고 뒤표지 안쪽에 있는 대출 카드에서 내 친구의 이름을 찾았다. 오든, 브라우닝, 콜리지. 매번 카의 서명을 볼 때마다 이 도서관에서 인생을 소비했을 친구에 대한 생각이 나 눈물이 글썽거렸다. (p.48)

"명심하십시오. 행복한 것만으로 만족하는 사람은 절대 행복할 수 없습니다." (p.1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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