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짜경제학 - 상식과 통념을 깨는 천재 경제학자의 세상 읽기
스티븐 레빗 외 지음, 안진환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0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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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저자 스스로도 밝히고 있듯이 이 책은 특정한 주제를 가지고 씌여진것도 그렇다고 이런 지식들을 알면 살아가는데 도움이 되는 것도 아니라고 말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것을 알려주는 것에 때론 놀라움을 때론 안도감을 느끼게 한다.

흥미롭게 읽은 꼭지로는 부모가 과연 아이들에게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가에 관한 주제였다. 아이의 성적이 부모의 어떤 점과 상관관계가 있는지 밝히는 부분은 우리가 집착하고 있는 통념들이 때론 잘못된 것일수도 있다는 사실을 입증해주고 있다. 열가지 정도의 사실들을 나열한 후 몇가지가 아이의 성적과 관련이 있는가에 대한 물음이 있었는데 예를 들어 다음의 사실들은 아이의 성적과 별로 상관이 없다고 한다.

* 온전한 가정이다 , 어렸을 때 부모가 아이들에게 책을 많이 읽어주었다, 박물관 같은 문화시설에 많이 데리고 다녔다, TV를 많이 본다.

이러한 사실들은 실제로 아이들의 성적과는 별로 상관이 없다고 한다. 놀랍지 않은가! 그 많은 부모들이 아이들이 올바르고 정서적으로 안정되고 학교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도록 하는데 위와 같은 사실에 얼마나 집착하고 있는지를 안다면 말이다. 반면에 아이들의 성적과 관련있는 사실은 다음과 같은 것이라고 한다.

*부모의 교육수준, 부모의 연봉, 엄마가 첫째아이를 낳은 연령이 30세이상인지  등..

어떤 부모가 아이를 잘 키워보겠다고 양육에 관한 책이나 정보등을 찾으려고 할 때, 사실은 그 보다 이전에 아이가 어떻게 자랄지가 결정된다는 것이다. 어떤 교육을 받았고 어떤 남자와 결혼했고 하는 정보들이 이미 아이의 유전자를 결정해버렸다는 사실.. (엄마의 나이가 30세이상일때 낳은 아이가 똑똑했다는 것은 30세이후에 첫아이를 낳은 여성이 교육을 더 많이 받았을 확률이 높고, 아이를 더 원해서 낳았을 가능성이 높기때문이란다.. ) 어찌 보면 너무 슬픈 현실 같기도 하고,  달리 생각하면  내가 부모로서 아이에게 좀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지 못해 죄책감을 느끼지 않아도 된다는 핑계거리가 될수도 있을 것 같다. 좋은 유전자들이 되물림 되는 현실.. 앞에 그렇지 못한 사람들은 조금 좌절감을 느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저자는 말미에서 말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좋은 환경에서 자랐지만 완전히 망가진 삶을 살고 있는 사람과 어려운 환경에서 자랐지만 충분히 성공한 사람의 사례는 얼마든지 있다고.. 

또, 백인과 흑인 아이들의 이름이 사회적 성공과 얼마나 상관관계가 있는지 등도 흥미롭게 읽었다. 우리나라도 이런 이름을 가지고 통계를 낸 사례가 있는지 궁금해진다. ( 요즘 태어나는 애들 이름은 '시' '빈' 이런 유행을 타는 글자들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아서.. 우끼지만..)  그러나, 우리나라 이름의 경우는 성은 정해진 것이니 이름만 딱 두자.. 따라서 이름이 사회적 성공과 연관을 찾는 다는 것은 어려울수도 있을 것 같다.

사회적인 현상들에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심심풀이용으로 금방 재밌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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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비야의 중국견문록
한비야 지음 / 푸른숲 / 200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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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비야의 책들을 어떤 편견 때문에 읽지 않고 있다가 저번에 <지도 밖으로 행군하라>를 읽고나서 이 책도 읽게 되었다. 그 편견은 일단 그녀의 책들이 베스트셀러라는 것, 유난히 밝은 표정이 혹 과장된 연출이 아닐까 하는 생각등이었는데 나의 오해가 민망할 정도로 그녀의 책들은 내게 많은 것을 가져다주었다.

사람이 가장 아름다운 모습은 어떤 모습일까. 내가 생각하는 가장 아름다운 모습은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사랑하고 가장 열정적으로 할 때이다. 그런 모습이 가장 잘 들어맞는 사람들중에 하나가 아마도 한비야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다. 비야 라는 이름이 참 독특한데 한글 이름이 아니라  ' 날 飛' 에 '들 野' 란다. 그녀가 오지 여행이며 지금 하고 있는 긴급구호이며 세계를 바람처럼 돌아다니는 이유에는 이 이름이 분명 한 몫 할꺼라는 생각을 해본다. 역시 이름이 중요한거야!

마흔의 나이에 단지 중국어를 배우고 싶다는 이유로 (중국어를 배워서 어디에 써먹으려는 이유도 아니다!) 중국으로 떠나 1년간 체류하는 동안의 생활을 담고 있는 이 책은 중국 문물이나 중국이 지금 어떠한 상태인가 중국사람들은 어떤가를 생생하게 알 수 있게 해준다. 물론 거기에는 중국을 좋아하는 한비야의 애정어린 시선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그 나라의 언어를 배우기 위해 그나라를 좋아해야 한다는 그녀의 말에 백번 공감한다. 또, 외국어를 학습할 때 어떻게하면 효율적으로 학습할 수 있는지 그 방법이 소개되는데 정말 좋은 거 같다. 나중에 한번 실천에 옮겨봐야겠다.

이책의 무엇보다 큰 소득은 모두 자신의 시간표대로 살아야 한다고 말해주는 부분이다. 나의 삶과는 맞지 않는 모두가 따라하는 그런 표준 시간표대로 살기위해 아둥바둥 하고 있지는 않은지 반성해볼 일이다. 자신의 내부에서 울리는 마음의 소리에 귀기울이고 자신의 시간표대로 살아가기.. 왜 이제껏 모르고 있었을까.. 아마도 늘 불안했던 연유가 이때문일 것이다. 빨간 중국전통옷을 입고 있는 저 사진 너무 예쁘다. 갑자기 한비야의 얼굴이 너무 이뻐 보인다. 화질은 별로 안좋은 사진이지만 책을 책상앞에 세워두고 그녀의 기 좀 받아야겠다. 게다가 행운의 빨간색이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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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사불명 야샤르
아지즈 네신 지음, 이난아 옮김 / 푸른숲 / 200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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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공서 공무원의 실수로 살아도 죽은 상태가 되어버린 야사르의 기막힌 인생이 펼쳐진다.

읽다보면 화가 나다가 화가 나다못해 자포자기 하게 된다. 이번에도 또야..  사람이 감당할 수 없을 만큼의 기막힌 상황이 연이어 닥치면 처음에는 애써 막아보려 노력하다가도 결국에는 다 포기하게 된다. 두 손 두 발 다 들게 마련이다. 그러나 의지의 인간 야샤르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다. 그래서 더 눈물겹다. 차라리 다 포기해버리면 그래 할만큼 했어 라고 야샤르를 위로하겠는데, 끝까지 어떻게라도 해보려 애써보는 야샤르에게 그만 포기하라고 말하는 것은 차마 할 수 없을 것 같다.

세금을 낼때는 살아있다고 말하고 주민등록증을 발급 받으려 하면 죽었다고 하고, 이제 다 포기하려 자살을 해보려 해도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 이보다 더 운이 없을 수가 있을까!  하지만 이 소설은 운나쁜 한사람의 기구한 인생만을 말하고 있지는 않다. 우리 사회에 만연한 형식주의, 관료주의를 냉철하게 비판하고 풍자하고 있다.  이 책을 정부 각계 관료들을 위한 필독서로 지정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책 읽는 내내 이 보다 더 답답한 책은 없었던 것 같다고 감히 말할 수 있을 것 같았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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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댁 요코짱의 한국살이 두 번째 이야기 - 한국 아줌마 따라잡기
타가미 요코 지음 / 작은씨앗 / 200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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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권을 정말 재밌게 읽었었다. 몇년 전 지방에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기차에서 내려 서울역에 있는 서점에서 무심코 집어 든 책이었는데 이렇게 우낄수가  큭큭 거리며..  유자차가 잼인줄 알고 퍼먹었다는 에피소드가 아직도 기억에 남아있다.

2권도 나왔다길래 두근두근 하며 하룻밤새 다 읽었다.

요코짱은 아직도 생경한 한국의 문화에 대해 말하고 있다. 한국에 온지 6년 된 요코짱이 아직도 생경했을 한국의 문화란 수십년 산 나에게도 맘에 들지 않거나 놀랍거나 하는데 더 말해 무엇하겠는가.

하지만, 1권이 나오고 2권이 나왔을 때 나는 요코짱이 이제는 한국이 일본과는 이렇게 달라서 놀랍다 뿐만 아니라 몇 년을 살아보니 한국의 이런 점이 더 보이더라 라는 점을 더 기대했나 보다. 이런 무언가가 빠진 2권은 1권의 또 다른 한권이라는 생각 밖에 들지 않았다.

책의 내용과는 별로 상관없는 얘기일지도 모르는데

읽는 중 '곰곰히' 라는 부사가 자주 나와서 이 '곰곰히'를 째려보면서 '곰곰이'가 맞지 않나.. 계속 찜찜한 기분을 지울 수가 없었다. 한번이 아니라 여러 번 나왔기에 드는 생각이었다. 엠파스에서 찾아보니

곰ː곰―이[부사] 여러모로 깊이 생각하는 모양. 곰곰.
¶앞일을 곰곰이 생각하다.

이렇게 검색이 된다.

아마도 이 책은 편집자가 원고를 거의 교정해주지 않은 것으로 보여진다. 참신한 표현들은 외국인이 썼으니 참 독특하구나 하고 넘기면서 나름 재밌었는데 단어 자체가 틀린 예조차도 그대로 두는 이런 참신함이란! (혹시,, '곰곰이'와 '곰곰히' 둘다 맞는거라면 아주 낭패 -_-;;)

별 네개를 주고 싶었는데 초반에 내 눈에 걸린 '곰곰히' 사건 때문에 별 한개를 뺐다.

하지만, 만화 자체는 귀엽고 재밌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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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리와 나 - 세계 최악의 말썽꾸러기 개와 함께한 삶 그리고 사랑
존 그로건 지음, 이창희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0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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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이 책을 봤을 때는 그저 강아지 한 마리 키우는 사람의 즐거움, 행복에 관한 책인줄 알았다. 대부분의 사람에게 어린 시절 그런 추억의 개 한 마리쯤은 있는 법이니까 말이다. 책을 읽으면서 알았다. 말리는 여느 개와는 심각하게 다른 못말리는 사고뭉치라는 것을 말이다. 사고뭉치라고 아주 귀엽게 표현했지만 몇 장만 읽어보면 그 사고라는 것이 어느 정도로 심각한지 알 수 있게 될 것이다. 어쩜 좋니 말리.. 나 역시 나도 모르게 이런 생각을 하면서 읽었더랬다. 인간으로 치자면 넘치는 에너지를 정말 주체 하지 못하는 과잉행동증후군(이런 용어가 있다면)이 아닐까 생각될 정도로 못말리는 말리는 13년을 주인 그로건 가족과 살았다. 신혼시절, 아이들이 태어날 시기, 이직하는 시간, 플로리다에서 펜슬베니아로 이사가는 것 등 이 가족의 모든 역사에는 말리라는 등장인물이 늘 함께 했다.


책을 읽다가 몇 가지 기억이 너무 선명한 장면들에 말리가 영화에 2분 동안 출연하게 되는 과정이 있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하마터면 지하철에서 혼자 웃다가 소리를 낼 뻔했다.-_- 꼬마 남자애와의 장면이었는데 간만에 너무 우껴서 마치 내가 영화를 보고 있는 듯한 착각을 일으켰다. 그 밖에 도그 비치에서 신나게 놀다가 해서는 안 될 일을 저지른 것, 눈썰매를 주인과 함께 타고 내려오다가 큰 일 날 뻔한 장면 등 번역이 잘 되어서 인지 재밌는 문장들이 정말 많았다. 덩치가 큰 말리가 몸을 한번 털면 ‘털보라’가 일어난다는 둥, 노년의 말리가 귀가 잘 안들려서 음식을 훔쳐먹다가 주인에게 걸릴 때 몸통이 털 밖으로 빠져나갈 정도로 놀랐다든가 하는 표현은 정말 예술이지 않은가. 이밖에도 더 있었는데... 나만 우낀가? ㅠㅠ


우리 인간보다 생을 조금 더 일찍 마감해야하는 동물의 죽음 앞에서 인생의 유한함을 느낀다. 노년을 받아들이는 말리의 모습에서 이제 가족과 같은 이 녀석을 어떻게 보낼 것인가를 생각하면 정말 마음 아프다. 차라리 죽는 순간에는 좀 편할 지도 모르겠다. 이 전에 오는 증후들.. 귀가 점점 잘 안들린다던지 눈도 잘 안보이고 다리에 힘이 없어져 2층으로 이제는 올라가지도 못하고.. 이런 상황을 보게  된다면 정말 믿고 싶지 않을 것 같다.


신나게 뛰어다니는 말리를 보며 그렇게 순수하게 기뻐하는 생명체를 본적이 없었다고 그로건은 회고한다. 나 역시 개들이 얼마나 순수하게 순간에 집중하는지 알기 때문에 그의 말에 100% 동감할 수 있었다. 컬러 사진도 아니고 매 장마다 말리의 흑백 사진이 나오는데 그 사진만으로도 나는 말리가 어떤 개 인지 짐작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로건 가족으로부터 얼마나 큰 사랑을 받았을 지도 짐작이 간다. 동물이건 사람이건 사랑받는 생명체에서 뿜어나오는 기운은 딱 보면 알 수 있는 법이니까. 


말리가 어떤 식으로든 삶의 모범이 된다고는 한 번도 생각해본 적이 없는데

발코니에 앉아 맥주를 홀짝거리며 생각해보니 녀석이 ‘잘 사는 것’의 비결을

알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멈추지 말고, 뒤돌아보지도 말며, 마치 사춘기 소년 같은 활력, 용기, 호기심,

장난기로 가득 찬 하루하루를 보내라. 스스로를 젊다고 생각하기만 하면

달력이 몇 장이 넘어가건 여전히 젊은 것이다. 괜찮은 인생철학이었다.

물론 소파를 찢어 놓거나 세탁실을 난장판으로 만드는 부분은 제외하고 싶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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