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부터 단양에 가 보고 싶었다. 마음을 먹고 연휴에 숙소를 예약하고는 이 책을 집어 들어 아주 열심히 읽었다. 물론 단양8경을 다 보지는 못했다.

그 중 도담삼봉은 예상밖의 감동을 주었다.

도담삼봉이 왜 감동을 주었는지 생각해보니 그건 바로 크기 때문인것 같았다. 감동을 주는 것에는 많은 요인들이 작용하겠지만.. 크기에서 오는 부분이 나에게는 중요한 것 같다.

가령 에펠탑을 보고 생각보다 너무 커서 감동을 받거나, 도담삼봉을 보고 아주 크지도 작지도 않은 적당한 크기에 진한 감동을 받거나... 말이다. 아직도 눈에 선하다. 석양에 보았던 도담삼봉.

다음날은 충주호 유람선을 탔는데 초반에 옥순봉과 구담을 빼고는 똑같은 풍경에 사람들은 졸거나 매점을 들락날락 거렸다. 이 책을 읽고 여행을 가서 참 좋았다. 우리 땅 이곳저곳을 더 많이많이 글로 남겨주시기를...

 

 

가끔 바닥에서 발견하는 역사적 의미가 있는 표석들을 눈여겨 볼 사람이 몇이나 될까 모르겠다. 나 역시도 이런 표석에 눈길을 주었던 적이 별로 없다. 건물로도 남아있지 않고, 단순히 터를 표시한 것들에 작가는 찾아가고 상상력을 발휘한다.

영원히 살 것처럼 죽음이란 없는 것처럼 살아가는 우리. 이 표석을 보면 아주 오래전 과거에도 이곳이 삶의 터전으로 살아숨쉬는 사람들의 생활이 있었음을 알게 한다.

 

 

 

 

 

 

아무래도 이 <아무튼..> 시리즈를 다 읽게 될 것 같은 느낌이 다가온다. ㅎㅎ

금정연의 택시는 재밌었다. 자동차 운전면허 도로주행을 배우는 과정을 읽다가 도서관에서 우껴서 등에 땀이 났다. ㅋㅋㅋ

이 정도로 택시를 탄다면 과연 택시 매니아로서 책을 낼 만하다. 나도 어느덧 기성세대가 되고, 중년이 되고, 당연스레 차를 운전하게 되었다. 편리한 듯 하지만 또 하나의 속박이 되어가는 자동차라는 물건.. 이 책을 읽고 그런 점에 대해서 생각해보았다.

 

 

 

 

 

 

그렇다. 스릴러물에 대해서 이 정도 읽었으면 이러한 책을 낼만하다.. 라고감탄을 하게 된다. <아무튼, 택시>와 마찬가지로.

이다혜 기자의 목소리는 라디오에서 많이 들었는데 책은 아마도 처음(??) 읽는 것 같다. 이렇게 많은 책을 읽다니 하고 부러워한다. 사실 나는 스릴러물이나 추리소설 같은 것에는  관심이 없지만 이 책 자체는 누군가에게는 참 값진 책일 것 같다. 우연히도 동시대를 살아왔구나 하는 반가움.

 

지난 시대의 놀라운 발견을 후대인이 똑같은 강도로 경험하기는 어렵다는 말에 무릎을 친다. <식스센스>를 그 시대에 보고 우와 하는 것이랑, 예전에 그런 반전이 대단한 영화가 있었다더라하고 나중에 찾아보는 것은 다르다. 비틀즈 음악을 좋아하는 것과 진짜 그 시대를 겪은 것과는 천지차이인 것처럼.

 

 

 

 

그래서 <아무튼, 스릴러>에 나왔던 책 중에 내가 읽어볼만한 책을 골라 읽었는데....

단편 '충고'와 '협력'을 읽고 깜짝 놀랐다. 꼭 읽어보시길.....

 

 

 

 

 

 

 

 

 

 

거의 의무감으로 읽었다. 큰일(!!)이다.

어이구야... 집안이 뭐 이러냐. 자식들에게 사랑을 확인하고 부모의 재산을 서로 갖으려 싸우다 죽고...

해설이 더 대단하다는 생각을 한다.

 

 

 

 

 

 

 

 

 

 

 

나는 한번도 휴양지에 가볼 생각을 못했다. 보라카이, 세부, 다낭, 코타키나발루 같은.. 그런데 미래에 보라카이를 가게 된다면 그것은 순전히 이 책 때문이다. 3박 5일의 신혼여행기를 책 한권으로 엮는 필력에 예사롭지(?) 않은 사상까지 나를 매혹시켰다. 장강명의 <한국이 싫어서>를 작년에 처음 읽어보았는데 새롭게 관심이 생긴 작가이다. 이전 책들도 찾아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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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의 마지막에는 한반도에 기분 좋은 소식이, 봄이, 평화가.... 찾아 오는 것 같아 기뻤다.

우리들의 마음에도 평화가 늘 함께 하기를..

 

 

조선의 기와집이 오늘날 칭송받는 것처럼 훗날 지금의 아파트 같은 공동주택이 본받아야할 주택의 표본이라고 생각되는 날이 올까 싶다. 막연히 현대건축의 흠집만을 부각시키지 않고 긍정적인 방향을 제시하는 서술 방식이 좋다. 무엇보다 도판을 보는 재미가 있고, 서술도 건축을 모르는 일반인들에게 쉽게 쓰여져있다. 이 책을 읽고 나면 우리 동네의 집들이, 공원이, 도로, 인도의 구조가 예사롭게 보이지 않는다. 내가 사는 공간에 대해 고민해 볼 수 있는 것이 이 책을 읽고 난 후 얻은 가장 큰 소득이었다.

 

 

 

 

 

결국 좋은 세상을 만들어보겠다고 약속한 돼지들은 인간과 같은 또 다른 권력자가 되어 다른 동물들 위에 군림한다. 남보다 내가 조금 열심히 일하면 된다고 희생하던 말 복서가 가장 인상깊게 남는다. 공산주의를 빗대어 표현한 작품이지만 굳이 그렇지 않더라도 어느 사회에나 잘 적용될 것만 같은 이 불길함.. 복서같이 살지 않기 위해서 정신차리자!

 

 

 

 

 

 

 

 

 

 

좋은 대학에 가고, 좋은 기업에 취직해서 사회적 지위와 그에 부흥하는 수입을 얻는 일. 결혼해서 아이를 낳고 집을 마련하고 아이를 좋은 학교에 보내 다양한 것을 배우게 하는 일 등 많은 사람이 기를 쓰고 좇는 가치는 원래 행복하게 살고자 하는 목표를 이루기 위한 수단에 불과했다. 그런데 오늘날 이 수단이 곧 목적이 되면서 우리 모두는 하나둘 지쳐가고 불행해졌다. 이 책에서는 마음=을 인간 본연의 것으로 보고 마음과 신체의 다양한 경험을 통해 행복을 느낄 수 있다고 말한다. 사람이 살아가는 의미를 느끼는 것은 가치 있는 일을 이루어서가 아니라 마음 곧 몸이 다양한 일을 맛보고 행복을 느낌으로써 실현할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내가 궁금한 것은 다양한 일을 맛보고 행복을 느끼기 위해 최소의 생계를 유지할 수 있는 방법 곧 9시 출근해서 6시 퇴근(6시에 퇴근만 할 수 있어도 다행인 현실.. ㅠㅠ)을 하지 않으면 유지할 수 없는 이 생활이란 것은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궁금증이었다. 이 부분이 궁금했는데 이 책에서는 답을 찾을 수 없었다. 생활을 예술로 승화시키면 더없이 행복할테지만 야근 후 들어오는 집에서는 파김치가 되지 않을 수 없는 것이 현실.....이로다

 

 

그림이 참 예쁘다. 이런 것도 만드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신기한 것도 나온다. 특히 만들어가는 과정을 정성스럽게 그린 것에 감탄이 나온다. (뜨개질 과정 같은 것) 핸드메이드 제품은 시간을 쌓아 만든 추억 같다. 미싱과 자수에 관심을 가져보니 그 마음이 어떤 것인지 알겠다. 제품을 팔러 나올 때의 마음은 이렇구나,를 알게 되니 앞으로.. 그런 제품들을 보면 더 자세히 보고 하나쯤 사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올드독의 책을 두 권 도서관에서 우연히 보게 되었다. 제주도민이 된 과정을 미화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그려서 다른 책들과 차별화 되는 것 같다. 소리의 귀여운 사진들을 보고 얼마나 박장대소를 했는지.. 슬프게도 소리는 주인 곁을 떠났다. 제주도가 자꾸만 유행처럼 변질되는 것 같아 안타깝다. 도민과 이주민이 조화를 이루면서 좀 더 좋은 방향으로 나아갔으면 좋겠다.

 

 

 

 

일본에서 태어나고 자랐지만 온전한 일본인으로 살 수는 없는 재일 한국인, 재일 조선인의 존재에 대해 이 소설을 통해 알게 되었다. 가네시로 가즈키는 일본 이름으로 작가활동을 하면서 자신을 한국계 일본인이라고 선언했으며, 소설 속의 인물들이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나가는 과정 또한 유쾌하게 그려냈다.

 

혼자서 묵묵히 소설을 읽는 인간은 집회에 모인 백 명의 인간에 필적하는 힘을 갖고 있어.” p.85

 

 

 

 

나에게 커피란 카페라떼와 아메리카노 밖에 없는데...

세상에 커피 이름이 이렇게 아름답고 다양하다니...

 

세계 3대 커피 중 하나가 자메이카 블루마운틴이다. 그곳은 구름이 적당히 흐르고, 바람이 적당히 불고, 고도가 높고, 깊고 푸른 바다도 있는, 하늘에게 선물 받은 커피의 땅이다. 비싼 커피이기 때문에 유난히 독특한 향미를 갖고 있을 것이라고 기대한 적도 있지만 한번 맛을 보면 세계 3대 커피라고 불리는 이유가 충분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사람들은 독특한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결국, 사람들은 은은하게 배는 풍부한 향과 자극적이지 않은 순한 맛을 사랑한다. 사람도 마찬가지일 것이고 살고자 하는 삶의 모양도 그럴 것이다. 자메이카 블루마운틴이 고가여서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것이 아니라 자메이카 블루마운틴의 순탄한 성품을 사람들은 사랑하는 것이다.

p.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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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적 생활의 즐거움
필립 길버트 해머튼 지음, 김욱 옮김 / 리수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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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의 말투는 고집스런 나이 지긋하신 지식인께서 계속 충고를 하는 듯한 말투이다. 그런데 그 충고가 기분나쁘지 않고 너무 고지식하면서도 완고해서 도리어 웃음이 난다. 일단 출발은 우리 인간은 지적 생활을 추구해야만 의미있는 삶을 살 수 있다는 전제에서 비롯한다. 지적 생활을 영위하기 위해서 희생해야만 하는, 또는 지켜야만 하는 강령(?)들을 나열하는데 그 조언에 내 생활을 슬쩍 뒤돌아보게 만든다. 가령 엄청나게 규칙적인 생활을 했던 칸트의 하루 일과를 내 하루와 비교해보게 하여 이렇게 살 순 없군, 하고 생각하게 만드는 것이다.

자신의 습관을 좋은 쪽으로 바꾸고 하루를 알차게 살고 그럼으로써 지적 탐구의 매력도 느끼는 것은 물론 지적인 결과물까지 생산해낼 수 있는 삶을 산다면 후회없는 노년을 맞이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습관을 바꾸는 것조차 힘들어하겠지만 말이다. 읽을 책은 너무 많고 쫓기듯이 책을 읽을 때가 많다. 이거 다 읽고 다음 책은 이것을 어서 읽어야지 하면서 말이다. 이 책에 가난한 지식인에게 라는 꼭지가 있다. 여러 권의 문학전집 컬렉션을 가지고 있지만 아무런 감동을 받지 못하는 부자와 가난하지만 한권의 책을 반복해서 몇번씩 소중히 읽고 그로 인해 삶을 바꾸는 지식인도 있다는 것이다. 후자의 삶이 더 풍요로우리라 믿는다. 아직은 헝그리 정신을 갖고 열심히 사는 삶이 옳다고 생각하는 나이다. 누가보면 촌스럽겠지만 말이다.

 

사람이 자기를 상실하지만 않는다면

생활은 그를 넘어뜨리지 않는다.

타고난 나를 잃지만 않는다면,

나의 전부를 잃어도 좋으리라.

-괴테

p.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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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4월이다.

아파트단지엔 목련이 수줍게 바닐라 아이스크림 모양으로 피어나고 있다. 몸은 꽃놀이 가야지 하며 들썩이는데 미세먼지때문에 조금만 돌아다녀도 눈이 따갑다. 어서 맑아져서 봄내음에 취해 정신없이 돌아다니고 싶구나. 떠나고 싶은 이 봄의 마음때문에 설렌다.

 

저자가 말했듯이 집과 땅의 개념은 오늘날 재화의 가치로 인식되곤 한다. 예전처럼 자신이 직접 집을 짓고 이름을 지어주고 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우리는 거의가 하늘로 치솟은 공중에 몇동 몇호에 살고 있다. 현대의 건축을 부정적으로만 보는 것 같아 심통스러운(?) 마음이 들기도 하였으나 오래된 것들이 아름답긴 하지, 라는 두가지 마음이 읽는 내내 혼돈스럽게 머리속에 있다.

 

 

 

 

 

 

 

육십이 가까운 나이에 프랑스어를 정복해보겠다는 저자의 노력에 내가 다 질릴 지경. 프랑스어는 단어마다 남성형, 여성형이 있고 그것들이 어떤 규칙으로 나누어진 것도 아니라는... 오.. 읽는 내내 영어는 정말 쉬운 것이구나를 느낀다. 비록 일상회화도 정복하지 못했지만 언어를 관장하는 뇌의 영역이 활성화된 것을 보면 두뇌활동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것임에는 틀림없다. 외국어를 배우고픈 향학열을 불태우게 만드는 책.

 

 

 

 

 

 

김소연의 이전 책 <마음사전>이 나온지 꽤 되었구나.

그 책도 읽었었는데.. 아련히 그 시절이 떠오른다.

마음에 드는 페이지를 옮겨본다.

 

'왜 학교를 그만두었어요?'라는 질문에는 '왜 학교를 다니나요?'라는 반문이 가장 현명하고, '왜 결혼을 안 했어요?'라는 질문에는 '왜 결혼을 했어요?'라는 반문이 가장 현명하며, '왜 아이를 안 낳았어요?'라는 질문에는 '왜 아이를 낳았어요?'라는 반문이 가장 현명하다. p.278

 

 

 

 

 

리베카 솔닛의 책은 작년에 한두권 읽고, 이제서야 다른 책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이 책에서는 버지니아 울프에 대한 부분이 가장 인상깊었고 그래서 울프의 소설들을 찾아 읽기로 했다.

 

 

 

 

 

 

 

 

 

 

서울은 해가 인천앞바다로 지고 도쿄는 해가 산으로 져서 도쿄가 밤이 훨씬 빨리 찾아온다고 한다. 설국기행으로 시작되어, 일본인의 일상적인 습성 같은 것들을 서술하고 있다. 역사적으로는 풀리지 않는 숙제들이 여전하지만 요즘 한국인들이 가장 많이 찾는 나라가 일본이라고 하니 관심을 안갖을 수가 없다.

 

 

 

 

 

 

 

 

 

오. 드디어 다 읽었다. 릴라와 레누의 아이들을 통해 역사가 다시 반복될 것 같은 느낌... 대단하다는 말밖에는.

나폴리라는 지역에 대한 강한 인상이 이 책의 밑바닥에 깔려있다.

 

 

 

 

 

 

 

 

 

 

마스다 미리의 책도 읽었다. 이렇게 마음을 가볍게 해 주는 책들이 있어서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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댈러웨이 부인 열린책들 세계문학 8
버지니아 울프 지음, 최애리 옮김 / 열린책들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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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설은 오십 초반의 클라리사 댈러웨이 부인이 파티를 여는 하루의 여정을 보여준다. 런던 구석구석을 마치 소개하듯이 클라리사의 동선에 따라 묘사되는데 금방이라도 런던에 가보고 싶게 만든다. 클라리사는 삶을 사랑하는 사람이었을까. 파티를 연다는 것. 그것은 사실 어떤 목적이 있는 일은 아니다. 자기가 아는 사람들을 한데 모아 만남의 기회를 주는 것 정도랄까. 그런데 그런 일에 의미를 두는 클라리사는 그 준비과정에서 삶의 기쁨을 한없이 만끽한다. 그녀의 표현대로 삶에의 어떤 '봉헌' 같은 것일지도 모르겠다. 그렇다고 클라리사가 한없이 순수한 여인인가 하면 그렇지도 않다. 주변인들의 묘사에 따르면 그녀는 세속의 성공을 지향하는 인물이었다. 평범한 인간이 삶에서 아주 작은 기쁨, 행복을 느끼는 것의 중요함을 소설을 통해 다시 한번 새긴다. 하지만 클라리사의 이런 삶에의 태도는 삶을 꼭 맹목적으로 긍정적으로만 바라보아야 한다는 교훈으로 끝나지 않아서 좋다. 셉티머스의 자살이 클라리사의 삶과 대비되는 장면은 버지니아 울프의 생의 마감이 자살로 종결되었다는 점과 어찌보면 일맥상통하는 것 같기도 하다. 버지니아 울프의 소설들을 더 찾아 읽고 싶다.

 

이상하고, 믿을 수 없는 일이지만, 이렇게 행복해 본 적이 없었다. 모든 것이 좀 더 천천히 지나갔으면, 좀 더 오래 지속되었으면 싶었다. 어떤 즐거움도, 하고 그녀는 의자들을 바로 놓고 책 한 권을 서가에 꽂으며 생각했다. 어떤 즐거움도 젋은 날의 승리들과 결별하고 살아가는 과정에 자신을 내맡기고 있다가 가끔 기쁨에 떨면서 해가 뜨는 것을, 날이 저무는 것을 발견하는 것에는 비할 수 없었다. 그녀는 부어턴에서도 다들 이야기하고 있을 때 혼자 하늘을 보러 갔던 적이 얼마나 많았던가. 또는 식사 중에도 사람들의 어깨 너머로 하늘을 바라보곤 했었다. 런던에서도, 잠이 오지 않을 때면 하늘을 보았고. p.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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