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4월이다.
아파트단지엔 목련이 수줍게 바닐라 아이스크림 모양으로 피어나고 있다. 몸은 꽃놀이 가야지 하며 들썩이는데 미세먼지때문에 조금만 돌아다녀도 눈이 따갑다. 어서 맑아져서 봄내음에 취해 정신없이 돌아다니고 싶구나. 떠나고 싶은 이 봄의 마음때문에 설렌다.
저자가 말했듯이 집과 땅의 개념은 오늘날 재화의 가치로 인식되곤 한다. 예전처럼 자신이 직접 집을 짓고 이름을 지어주고 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우리는 거의가 하늘로 치솟은 공중에 몇동 몇호에 살고 있다. 현대의 건축을 부정적으로만 보는 것 같아 심통스러운(?) 마음이 들기도 하였으나 오래된 것들이 아름답긴 하지, 라는 두가지 마음이 읽는 내내 혼돈스럽게 머리속에 있다.
육십이 가까운 나이에 프랑스어를 정복해보겠다는 저자의 노력에 내가 다 질릴 지경. 프랑스어는 단어마다 남성형, 여성형이 있고 그것들이 어떤 규칙으로 나누어진 것도 아니라는... 오.. 읽는 내내 영어는 정말 쉬운 것이구나를 느낀다. 비록 일상회화도 정복하지 못했지만 언어를 관장하는 뇌의 영역이 활성화된 것을 보면 두뇌활동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것임에는 틀림없다. 외국어를 배우고픈 향학열을 불태우게 만드는 책.
김소연의 이전 책 <마음사전>이 나온지 꽤 되었구나.
그 책도 읽었었는데.. 아련히 그 시절이 떠오른다.
마음에 드는 페이지를 옮겨본다.
'왜 학교를 그만두었어요?'라는 질문에는 '왜 학교를 다니나요?'라는 반문이 가장 현명하고, '왜 결혼을 안 했어요?'라는 질문에는 '왜 결혼을 했어요?'라는 반문이 가장 현명하며, '왜 아이를 안 낳았어요?'라는 질문에는 '왜 아이를 낳았어요?'라는 반문이 가장 현명하다. p.278
리베카 솔닛의 책은 작년에 한두권 읽고, 이제서야 다른 책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이 책에서는 버지니아 울프에 대한 부분이 가장 인상깊었고 그래서 울프의 소설들을 찾아 읽기로 했다.
서울은 해가 인천앞바다로 지고 도쿄는 해가 산으로 져서 도쿄가 밤이 훨씬 빨리 찾아온다고 한다. 설국기행으로 시작되어, 일본인의 일상적인 습성 같은 것들을 서술하고 있다. 역사적으로는 풀리지 않는 숙제들이 여전하지만 요즘 한국인들이 가장 많이 찾는 나라가 일본이라고 하니 관심을 안갖을 수가 없다.
오. 드디어 다 읽었다. 릴라와 레누의 아이들을 통해 역사가 다시 반복될 것 같은 느낌... 대단하다는 말밖에는.
나폴리라는 지역에 대한 강한 인상이 이 책의 밑바닥에 깔려있다.
마스다 미리의 책도 읽었다. 이렇게 마음을 가볍게 해 주는 책들이 있어서 다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