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네의 그림을 별로 좋아하지는 않았다. 그저 보기에 화사하고 예쁜 인상주의 그림들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 책들을 읽고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무엇보다 그 성실함이란! 새벽 3시반에 일기에 의해 달라지는 물가의 풍경을 그리고자 작업할 것들을 짊어지고 가는 자의 숭고함. 오늘날에는 같은 대상을 여러 차례 그리는 연작이 흔한 일이지만 그 당시만 해도 화가가 연작을 그리는 일이 드문 것이었다고 한다.
말년에 그린 수련 연작들은 후에 칸딘스키가 추상의 개념을 발전시키는 시초가 되기도 한다.
마네의 그림들 하면 검고 간결한 이미지가 떠오른다. 스페인 회화의 영향을 받아 배경은 단조롭게 생략하면서 어두운 검은 계열로 처리하고, 입체적이지 않고 평편한 이미지는 일본회화의 영향을 받은 것이라고 한다.
모네는 인상주의의 마지막 생존자로 말년에는 부와 명예를 누리는 영광을 안았다. 그 즈음으로 미국화상들이 프랑스의 그림들을 사서 반출하는 붐이 일었는데 모네 친구들이 기금을 마련하여 파리에 계속해서 그림들이 남아 있을 수 있도록 노력하는 장면이 인상적이었다.(오랑주리 미술관의 건립 등) 그들의 노력으로 인상주의의 많은 그림들이 다행히도 고국 파리에 있는 것이리라.
화가가 평생 작품활동을 하는데 자신의 재능도 물론 있어야겠으나 마음을 나눌 수 있는 동료 화가들, 자신의 그림을 사랑해주는 컬렉터, 경제활동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화상이 주는 역할이 굉장히 크다는 것을 느낀다. 모네는 이런 모든 것들을 잘 만나 한 생을 진하게 살아냈고 지금까지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화가로 남았다.
이 책의 제목만 보고는 뭔가 모네에 관한 책인줄 알았는데 그런 건 아니었다. 기자신분으로 런던에 1년 체류하며 연수기간의 생활을 적은 에세이집이다. 매우 성실한 사람인지 런던에 가서도 어학연수를 하고 개인PT를 하고 전시회에 다니고 안하던 요리를 하는 등 매우 열심히 생활한다.
하나도 빼놓지 않고 모두 챙겨서 사는 내내 함께하고 싶다. 지치고 지루한 날이 찾아와도 좋은 것들 덕분에 금방 기운을 차리고 행복해질 수 있도록 말이다. 앞으로도 더 많은 것들과 '다시 보자'는 약속을 할 것이다. 그리고 계속 약속을 지킬 생각이다. 런던에도 약속한다. 다시 만나러 오겠다고. p.267
좋은 것들을 볼 때 다시 만나러 꼭 오자,라는 마음 속의 다짐들을 나도 자주 해봐야겠다.
<시대를 훔친 미술>의 저자 이진숙님의 16년도에 나온 책인데 이제야 알아봤다. 문학과 미술이니 바로 행복해지는 독서.
서문만 읽어보아도 가슴이 두근두근하다.
우리의 삶은 다양한 영역으로 이루어져 있다. 연애나 결혼에 실패했다고 해서 인생이 망하는 것도 아니고, 입시나 취업, 사업에 실패했다고 해서 인생이 끝나지도 않는다. 설혹 한 부분에서 실패해도 패배자로 남아 있어서는 안된다. 우리는 각자 자기 삶에서 승리해야 한다. 우리는 모두 각기 다른 모습으로 다른 조건에서 태어났다. 원망할 필요도 우월감을 느낄 필요도 없이 그게 나의 시작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럼에도 그 모든 것에도 불구하고' 자기를 긍정하고, 자기 삶을 사랑하는 것, 자기 삶의 주인이 되는 것, 자기 스스로 행복감을 찾는 것, 이것이 우리가 해야 할 유일한 일이다. 자신이 삶에 충실할 것, 그리고 그렇게 타인의 삶을 충분히 공감하고 이해해 주는 것, 이것만으로도 우리는 충분히 인문학적인 인간이 될 수 있다. p.14
1권에 이어 2권을 읽는다. 기승전 정치 이야기가 좀 아쉬웠는데 2권은 1권 보다는 덜하다. 알쓸신잡 같은 지식들을 쉽고 재밌게 풀어내 아무 쪽이나 펼쳐 읽어도 좋겠다. 이런 책은 집안을 데굴데굴 구르다가 다 읽게 되는 것! 살면서 잘 몰라서 과하게 걱정되는 부분들에 안심을 준다.
도심지에서 싱크홀이 발생한다고 해서 무작정 두려워 할 필요는 없다. 우리나라에서는 대부분 굴착공사를 할 때 지반이 침하하든지 상하수관에서 물이 새어나오면서 오래와 자갈이 내려 앉아서 싱크홀이 발생한다. 즉 자연재해가 아니라 인간의 실수로 일어나는 사건이라는 뜻이다.
라돈은 화학 반응성이 거의 없어서 먹어도 즉시 배출된다. 높은 농도의 라돈 가스를 오랫동안 마시면 폐암이 생길 수도 있다고 하지만 중요한 것은 언제나 양이다. 가끔 창문을 여는 것으로도 라돈 문제는 해결된다. 실수로 라돈이 들어간 문제의 침대는 폐기하면 그만이다.
뭐... 이런 것들. 그나저나 우리나라에 아직 국립자연사박물관이 없다는데 하루속히 건립될 수 있길 바란다.
난생 처음... 이 시리즈로 미술이야기를 읽어보니 너무 재밌길래 클래식 수업도 읽어본다. 역시나 이 책도 정말 재밌다. 딱 초보자인 내 수준이다. 1권은 모차르트 이야기다. 다 읽고 나서 드는 생각은 모차르트는 물론 천재였으나 그의 노력 또한 천재적인 재능 못지 않았다는 것. 여덟살 나이에 음악이론을 공부한 악보 사진이 인상적이다. 모차르트가 살았던 1700년대에 음악가는 도제방식으로 길러져 집안 전체가 음악가인 경우가 많다. 또 궁정음악가로 취직?하고는 했는데 궁정음악가는 말하자면 하인 같은 것이었다. 예로 하이든은 에스테르하지 공작의 궁정음악가로 30년을 근속한다. 궁정에서 벌어지는 음악과 관련된 모든 일을 도맡아 하는데 악보관리나 악기보수 일까지 포함된다고 한다. 복장에 제약도 있었고 하기 싫은 일도 해야했지만 하이든은 그래도 자신의 음악을 사랑해주고 안정적으로 일을 할 수 있음에 감사했다고 한다.
그러나 모차르트 같은 경우는 그런 생활을 견디지 못해 뛰쳐나왔고 경제적으로 어려움에 봉착했다고 한다. (큰 씀씀이나 그 당시 사회경제적 상황 등이 좋지 않았다.) 서른 다섯 무렵에 죽은 것이 정말 안타까운데 그 당시 유럽 성인남자의 평균 수명이 34.3세 밖에 되지 않았다고 한다.
이 책의 좋은 점은 설명 옆에 바코드가 있어 휴대폰으로 찍으면 음악을 들으며 읽을 수 있다는 것이다. 천재의 비운의 생애는 그 음악을 더 극적으로 들리게 한다. 하지만 그런 재능은 그냥 하늘에서 주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것. 부단히 갈고 닦아 만든 그의 주옥같은 음악에서 받는 위로가 요즘 같은 시국에... 새삼 크게 느껴지는 밤이다.
한번 읽어 보시길 추천드린다.
마치 문장수집가인양 에세이집을 읽다가 마음에 드는 구절을 모아놓는 블로그가 있다. 그냥 아무것도 없고 문장들만 덩그러니... 오래전부터 해오던 일이 오늘은 스스로 대견하다는 생각이 든다. 말랑말랑한 에세이집들도 읽었다.
이런 맛있는 것들을 먹으러 갈 수 있는 날들이 언젠가 오겠지요?
서술이 왔다 갔다 해서 조금 복잡한 듯 느껴져 다시 읽고 싶다. 백석의 시가 이리 아름다웠던가! 백석의 인생을 생각해보고... 가슴이 저릿저릿하다.
요즘 느끼는 것은 주변의 소중한 이들을 지켜주어야한다는 것. 그것이 나를 지키는 일임일. 지켜주어야 할 누군가가 있어서 감사하다.
여름의 끝자락?에서 모두들 힘내고 건강하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