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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걷는다 1 - 아나톨리아 횡단 ㅣ 나는 걷는다
베르나르 올리비에 지음, 임수현 옮김 / 효형출판 / 2003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여행서인데 사진 한장 없다. 종이는 재생용지이고 3권까지 있는데 각 권이 두껍기도 하다. 몇년전에 읽어야지 하면서 여러해를 지나쳤다가(무려 10년!!) 올 초에 문득 생각이 나서 3권짜리를 세트로 샀다. 이 책은 읽을 수록 매력을 더하는 책이다. 오랜동안 걸어본 경험이 없는 나이지만 저자와 함께 터키의 시골마을들을 지나노라면 내 다리가 튼튼해지는 것 같다. 다른 여행서에서는 볼 수 없는 공포심, 안전에 대한 걱정이 많은데 내가 직접 겪지 않는 공포로 인해 읽는 재미가 배가 같다. 터키인과 쿠르드인의 대치 상황이라든지, 터키의 내전 등과 같이 외국인의 입장에서 본 터키 사회의 일면이 여행내내 드러나 흥미롭게 읽었다. 예순 초반의 나이는 우리 부모님을 생각하게 한다. 우리 부모님의 삶을 돌이켜보면서 자식으로서의 나도 돌아보게 한다. 슬프게도 여행의 말미에 저자는 아메바성 이질에 심하게 걸려버린다. 병의 고통이 극도로 심각하게 그려지는데 결국 앰뷸런스에 실려가 수술까지 받는 모양이다. 그래도 2권의 초반을 읽으니 여행이 중단되었던 바로 그곳에서 다시 짐을 지고 처음의 마음으로 돌아가있다. 글쎄.. 아직은 목숨을 걸고 그런 긴 여행을 꼭 해봐야지 하는 마음이 들었던 적은 없는 것 같다. 언젠가 그런 바람이 내 마음속에도 불 날이 있을 것이다. 그때가 되어 이 책을 다시 읽는다면 걷기의 본질에 대해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