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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와 용서 ㅣ 상처와 용서 -미니북
송봉모 지음 / 바오로딸(성바오로딸) / 1999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천주교인은 아니지만 누군가의 추천으로 이 책을 알게 되었다. 아이러니하게도 이 책을 알게 한 사람은 나에게 상처라면 상처라 할 수 있는 것을 남기고 떠난 이다. 추천이라기 보다 책얘기라면 귀가 커지는 내가 책 제목을 유심히 들었던 탓이기 하다. 처음에는 촌스러운 표지에 두께도 얇아 별것이겠나 했는데 웬걸 이건 내 이야기이지 않은가. 밑줄을 쫙쫙 치면서 어느새 다 읽어버린 나를 발견했다. 무엇보다 동감한 부분은 우리가 사소한 일에 상처를 받는 이유는 기대를 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또, 외로움과 고독은 구분되어야 한다고 한다. 상처를 받지 않기 위한 방법으로 이 책에서 제시하고 있는 방법을 옮겨본다.
첫째, 사소한 상처에서 헤어나려면 기대하지 말라. 우리가 기댈 수 있는 대상이 있다면 그것은 오로지 우리 자신뿐이다. 둘째, 사소한 상처에서 헤어나려면 추측하지 말라. 추측하면서 상대방과 상황을 내 멋대로 생각하지 말아야 한다. 셋째, 사소한 상처에서 자유롭고 싶다면 앞으로 인정과 애정이 없이는 못 산다는 얘기를 하지 말라. 우리에게는 한가지 환상이 따라다닌다. 그것은 우리가 다른 이로부터 존경받고 인정받아야 한다는 것, 귀한 인물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넷째, 사소한 상처를 받지 않으려면 자기자신을 사랑하고 존중하면서 살아가야 한다. 자기 존중심이 없는 이들은 쉽게 자기 자신을 비하하고 단죄한다.
키에르케고르는 결국 인간은 모든 것에 좌절하고 끝에 다달았을 때 신을 찾는다고 했다. 문득 요즘 종교를 갖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우연히 어제본 홍상수감독의 <해변의 여인>에서 고현정이 아직도 사람을 통해서 뭔가를 받으려 한다는 것이 힘들다고 한 말이 생각났다. 사람을 통해서가 아니라 그 필요한 것을 그 자체로 받으려 하면 좋을 것을.
작지만 굉장히 유용한 책이었다. 사람의 성장에 단계가 있다면.. 문득 이 책을 내게 알게한 이는 나보다 위에 있었던 것 같기도 하다. 어른이지만 인식의 전환이 쉽지 않다. 인식을 바꾸면 세상이 다르게 보일텐데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