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들 2
아진 지음 / 청어람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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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단 이 소설은 무척 충격적이다. 처음에는 잔인함에 놀랐고, 두번째에는 뜻밖의 결말에 혀를 내둘렀다. 인간이 다른 인간에게 할 수 있는 잔인한 방법이란 방법은 모두 동원하고 있는 듯한 이 작품은 설마 꿈에라도 이 장면이 나올까봐 두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끝까지 보게 되는 것은 그만큼 흡입력이 상당하다는 이야기다. 조금만 상상력을 더해보면 우리나라에 실제로 이런 조직이 있을 수도 있지 않을까 싶은데, 직접 연루되고 싶지는 않다. 아무튼 이런 이야기를 써낸 작가의 능력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 작품의 주인공은 평범하게 공장을 다니고 있는 수영이라는 남자이다. 그러다 우연한 기회에 친구의 실수로 사건에 휘말리게 되고, 그 과정에서 자신이 예전에 밀고했던 킬러J의 망령이 끊임없이 자신을 따라다니는 것을 느낀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개미라는 집단에 가입하게 되는데, 솔직히 약간 억지스러운 면이 없지 않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이 작품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만큼은 일관적이다. 그저 평범한 시민이 법 집행의 테두리 밖에서 사형을 선고하는 것이 정당한 일인가에 대해 계속 반문하는데, 결론은 '아니다'이다. 아무리 극악무도한 범죄자라도 법 집행을 통해서 사회적인 벌을 내리는 것이 맞다. 어둠 속에서 모든 것을 조종하려 했던 자는 결국 비극적인 결말을 맞게 된다. 권선징악의 요소가 뚜렷이 드러나는 작품인데, 눈에 띄는 것은 사람을 고문하는 장면과 죽이는 장면이 생각보다 생생하다는 점이다. 소설임에도 불구하고 그 그림이 그대로 그려지는 것은 작가의 묘사가 중요한 부분도 특별히 강조하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절대적으로 옳거나, 절대적으로 나쁜 사람은 없다. 누구나 나쁜 면을 가지고 있고, 동시에 선한 면도 가지고 있다. 그런데 나쁜 쪽만 계속해서 보려고 하면 또 그것만 보게 되는 것이 인간의 특성이다. 자신이 보고 싶은 것을 선택적으로 보는 능력도 인간만이 가지고 있는 점이 아닐까 싶다. 나를 대신해서 내가 원한을 가지고 있는 사람에게 복수를 할 수 있다는 점은 굉장히 매력적이나, 이런 판단은 법의 테두리 안에서 해야한다는 것이 사회 내에서 통용되는 규칙이다. 아무리 답답하고 억울하더라도 그 선을 벗어나게 되면 스스로가 범죄자가 되는 길 밖에는 다른 방법이 없다. 어떤 명분을 가져가더라도 인간으로서 최소한으로 지켜야할 도리를 정리해놓은 것이 바로 법이다. 이 작품을 읽으면서 법의 의미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다.

 

가끔은 평범한 삶을 일탈하고 싶다거나, 범죄자에게 너무나도 너그러운 한국 사회가 원망스러운 분들이라면 이 작품이 무척 마음에 들 것이라고 본다. 물론 픽션이긴 하지만, 간접적으로나마 킬러 J와 함께 범죄를 소탕하는 기분을 느껴보는 것도 나름 괜찮은 경험이 아닐까 싶다. 평범하면서도 독특한 소설을 찾는 독자들에게 적극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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